동해남부선 전철시대 임박.. '부산·울산 빅뱅 오나'

김창배 2019. 5. 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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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21년 3월로 예정된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개통을 앞두고 노선이 관통하는 울산과 부산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변화가 예상된다. 양 지역이 모두 윈-윈하는 경제활성화가 바람직하지만, 이미 인구이동이 시작되는 등 ‘빨대효과’에 따른 편중 부작용도 우려된다. 2회에 걸쳐 변화 양상을 짚어본다.

[(1)교통혁명… 경제 윈-윈 바람직하지만 ‘쏠림’ 우려]

일광~태화강 33.5분 주파 ‘시내권’

동부산권, 세계적 관광ㆍ쇼핑단지

울산, 산업 침체ㆍ주거 개선 미비

부울고속도로 몇 배 ‘후폭풍’ 예고

동부산권 쇼핑의 핵심인 롯데몰 동부산점 전경. 지난해 830만에 달하는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롯데쇼핑 제공

2021년 3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일광(부산)~태화강(울산) 구간 개통을 앞두고 부산과 울산의 인구가 요동칠 전망이다. 두 도시가 직통 전철권으로 연결돼 시 경계가 없어지고 동시 생활권으로 가까워짐에 따라 이동 확대에 따른 경제활성화의 ‘윈-윈’ 이면에 의도치 않게 ‘인구전쟁’ 등 치열한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1조4,000억원을 투입해 건설중인 부산 일광역~울산 태화강역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공정율은 현재 75% 정도로 2021년 3월 개통 예정이다. 일광~좌천~월내~서생~남창~망양~덕하~선암~울산태화강 37.2㎞을 잇는 이 구간이 개통될 경우 일광(부산)과 태화강(울산)은 33분 30초에 연결된다. 부산 외곽서 부산 도심으로 접근하는 일광~부전역(37분)보다 시간이 더 짧다. 8개 역사 가운데 좌천ㆍ월내ㆍ남창ㆍ덕하ㆍ태화강역사는 현 위치에 확장 신축되며 서생ㆍ망양ㆍ선암역은 신설된다. 2016년 12월 30일 개통된 동해남부선 부산~울산 복선전철 1단계인 부전~일광(28.5㎞)구간이 버스로 1시간 40분 걸리던 것을 37분으로 단축시켜 교통혁신을 가져 온 데 이어 명실상부하게 울산~부산이 전철로 연결되는 교통혁명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양 지역 간 이동이 자유로워져 관광 등 골고루 경제활성화 혜택을 주기도 하겠지만, 한쪽으로 ‘쏠림’도 발생할 수 있어 파장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실제 2008년 12월 개통된 부ㆍ울고속도로는 두 지역간 인구흐름을 부산→울산에서 울산→부산 순전입 추세로 바꿔놓았었다.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부산 해운대구 좌동 간 길이 47.2㎞, 6차로로 개통된 이 도로는 울산~해운대 주행시간을 57분에서 30분으로 단축시켰다. 통계청 인구센서스 자료 분석 결과 부산 해운대구의 경우 2006년 307명, 2007년 427명, 2008년 2명 등 울산에서 전입해 오는 숫자가 전출자보다 많았다. 특히 부산과 인접한 울산 남구와 울주군으로부터의 순이동이 많았다. 부산→울산 순이주 인구는 2006년 1,474명, 2007년 1,453명, 2008년 2,849명에 달했으나 2009년에는 울산→부산 순이주 인구가 114명에 달했다. 이는 부ㆍ울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울산→부산 이주인구가 3,000명에 달했다는 의미다.

울산 남창역 일대 구시가지. 동해남부선 남창역은 현 역사 근처에 신축되고 있다. 김창배 기자

울산ㆍ부산 간 인구이동은 고속도로에 이어 전철 개통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부ㆍ울고속도로가 개통되던 2008년에 비해 양 지역 ‘상황’이 크게 기울어진 탓이다. 2008년 울산은 조선과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이 번창하는 등 산업수도로서 경제가 ‘잘 나가던’ 시절이었으나, 11년이 지난 지금은 석유화학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울산과 접경을 이루는 동해남부선 부산지역 일광, 기장, 송정 일대는 세계적 관광ㆍ유통단지로 인프라가 ‘상전벽해’했다. 부산 동부산 오시리아관광단지에는 2012년 11월 세계 최대인 롯데아울렛(13만2,000㎡ 규모)이 개장한 데 이어 2018년 7월 최고급 휴양시설과 5성급 호텔인 힐튼 부산호텔과 아난티 펜트하우스가 들어섰으며, 롯데테마파크ㆍ아쿠아월드와 스타테라스 등 초대형 집객ㆍ상업시설이 속속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세계적 가구 전문점 ‘이케아’가 동부산점 조성 공사를 시작해 2020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에는 지난해 테마파크, 아쿠아월드 등 핵심시설이 아직 미개장인 상태에서도 830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 모았다. 부산 기장군 정관읍에도 신세계 사이먼 부산프리미엄아울렛을 비롯해 다수의 쇼핑몰이 조성돼 있어 쇼핑유입이 늘고 있다. 2013년 8월 전국 광역도시 최초로 개장한 이 아울렛은 오픈 2년 만에 누적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연간 600만명의 쇼핑객이 찾고 있다. 지역별로는 부산고객이 60%, 울산(15%), 경남(8%), 충남(6%), 대구(4%)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부산권일대에는 주거단지도 대폭 확충되고 있다. 인구 8만3,000명을 수용하고 있는 정관신도시에 이어 내년 입주가 시작되는 일광신도시와 울산접경에는 장안지구택지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기장군 일광면 삼성ㆍ이천ㆍ횡계리 일대 총 123만9,000㎡ 부지에 도시개발사업으로 조성되는 일광신도시는 내년 개발이 완료되면 총 9,654가구, 2만5,000여명을 수용한다.

동부산권일대는 교통여건도 대폭 개선되고 있다. 남해, 경부, 대구ㆍ부산, 부ㆍ울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가 2018년 2월 개통된 데 이어 도시철도 정관선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부산시와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국회의원 등은 도시철도 정관선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관선은 동해남부선 좌천역에서 정관신도시를 거쳐 월평사거리에 이르는 12.8㎞ 구간에 노면전차(트램)를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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