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30만호 밑그림 완성..서울집값 잡을까
"교통 확충 늦어지면 서울 수요 분산 실패..수급불균형"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가 7일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지구를 신규 택지지구로 지정하면서 총 30만가구를 공급하는 3기 신도시 밑그림을 완성했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꺼낸 '3기 신도시' 카드가 장기적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불러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지역이 구체적으로 확정됨에 따라 지금 집을 사지 않고 관망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결국 대기 수요를 늦춰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교통 등 인프라가 '적기'에 확충하지 못하면 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서울과 수도권 집값 양극화를 부추길 우려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는 7일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 2곳을 포함해 서울과 수도권 28곳에 총 11만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창릉지구는 3만8000가구, 대장지구는 2만가구 등 3기 신도시 3차 택지지구 2곳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모두 5만8000가구에 달한다. 여기에 중소형 택지로 서울 19곳에 1만512가구를 짓고, 경기 7곳에 4만2000가구를 건설한다.
이로써 국토부는 3기 신도시 택지를 모두 발표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1차로 3만5000가구 규모의 주택공급 계획과 동시에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남양주 왕숙(6만6000가구), 하남 교산(3만2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을 3기 신도시로 지정했다. 지난해 19만가구에 이어 이날 11만가구를 추가로 발표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30만가구 입지를 모두 공개했다. 국토부는 2020년 3기 신도시 지구지정을 마치고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수도권 일대 30만가구 아파트는 서울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3기 신도시는 기존 1·2기 신도시보다 서울과 가깝다. 이날 마지막으로 발표한 창릉지구는 서울에서 불과 1㎞ 거리다. 입지만 놓고 보면 서울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 또 공급시기도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해 수요를 늦출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주택시장에서 집을 사지 말고 분양을 기다리라는 신호를 강하게 보낸 것"이라며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는 장기적인 집값 안정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수도권 공공택지가 공개되면서 집값 안정 움직임도 뚜렷해질 전망"이라며 "무주택자 중심의 분양제도 개선과 주택 공급확대 정책이 잘 맞물리면 장기적인 집값 안정 시그널을 시장에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가 강남권에 집중되는 투기 수요를 분산하는 데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 업계는 3기 신도시 중 강남권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곳은 하남 교산지구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결국 강남권으로 몰리는 투기 수요를 막기 부족해 오히려 집값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등에) 강남과 같은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3기 신도시로 일정 개발은 되겠지만 강남 진입 장벽만 더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울 핵심지가 아닌 주변 지역에 공급 물량을 쏟아내 수도권 분양시장에 부담을 더 키웠다는 우려도 나왔다. 자칫 약속한 광역교통망 구축이 늦어지면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3기 신도시 일부 지역은 일대 공급이 많은 지역이며 최근 미분양 물량도 쌓이고 있다"며 "공급 과잉과 부족 지역이 달리 나타나 양극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 랩장도 "일자리와 주거가 하나의 생활로 연계되고 서울 접근성이 완비되지 않는다면 장기적 서울 수요 분산에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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