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꿈꾼 공학박사의 ALL-ALC HOUSE

신기영 2019. 5.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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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하우스

물소리만이 조용히 이어지는 계곡 옆 하얀 집. 손주들과 함께 하기 위해 꼼꼼하게 따져본 건축주의 선택은 담백하면서 알찬 단층 ALC 주택이었다.


1 - 건축주가 가장 아끼는 공간인 티룸. 넓은 폴딩도어를 통해 가깝게는 계곡과 마당을, 멀리는 호수까지 조망할 수 있다.

“오랜만에 ‘할아버지네 집’에 간다고 아파트를 나섰는데, 목적지가 또 다른 아파트라면 그건 좀 슬플 것 같았어요.”

건축주 정현돈 씨는 손주들 이야기로 집짓기 사연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어렸을 적 자연 속에서 뛰놀았던 기억이 이제 50대 후반을 바라보는 지금도 무척 행복한 순간으로 남았다는 현돈 씨. 손주들을 볼 때마다 아파트촌 사이를 오가게 하는 게 미안했던 그는 아이들이 더 크기 전 ‘자연 가득한 할아버지 집을 선사하겠다’는 계획에 돌입했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땅을 보고 건축을 공부하며 집짓기의 여정에 닻을 올린 시기다. 주택은 국립공원 아래 조용한 계곡 옆에 자리한다. 이 땅을 찾는 데만 3년이 걸렸다.

2 - 진입로 옆으로 오래된 벚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풍광을 다채롭게 한다.

서울에서 2~3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지역을 답사하다 우연히 누님댁 옆 계곡에서 손주들이 물장구치는 풍경을 보게 되었는데, 그게 뇌리에 남아 그길로 집터를 정했다. 단층의 소박한 규모로 결정한 것은 자연을 더욱 만끽하기 위함과 함께,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경상북도 영주시|대지면적 570㎡(172.72평)|건축규모 지상 1층|건축면적 106.97㎡(32.41평)|연면적 101.64㎡(30.8평)|건폐율 18.77%|용적률 17.83%|주차대수 1대|최고높이 6.37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ALC-I 350T, 지붕 : ALC 지붕 슬래브 패널 200T|단열재 그라스울 R32, 비드법단열재 1종 가등급 130mm|외부마감재 외벽 – 알시톱(전용 미장마감재) / 지붕 - 평기와|내부마감재 벽 – 친환경 도장, LG하우시스 벽지 / 바닥 - 동화 자연마루 강마루(나투스), 대리석 타일|창호재 LG하우시스 지인 수퍼세이브5, 폴딩도어|에너지원 기름보일러|전기·기계 성원전기|욕실 및 주방타일 계림바스, 수입타일|수전 및 욕실기기 계림바스,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가구 리바트|조명 한국조명(청주), LED조명|계단재·난간 계단 – 원형계단 / 다락 난간 – 평철난간 현장 제작 |현관문 살라만더|중문 망입유리 스윙도어 위 시트지|방문 우딘도어(ABS)|데크재 데크 – 아연각관 + 방부목 140×40T 위 오일스테인 / 회랑 - 화강석 버너구이|구조설계(내진) 조우엔지니어링|설계·시공 ㈜공간 043-224-2344 www.thesis.or.kr|총공사비 약 2억3천만원(설계비·조경 제외)

“여러 건축주들의 공통적인 조언 하나는 ‘집 크게 짓지 말라’였어요.”

건축비도 건축비지만, 부부가 전원을 즐기는 데 있어 2층 이상의 복잡한 집은 관리도 어렵고 공간 낭비라는 것. 그래서 실내는 방 2개에 다락이라는 심플한 구성과 화이트 톤의 내부 마감을 갖추고 단 하나 힘을 준 공간, 티룸을 두었다. 시공을 맡은 ㈜공간의 이현덕 대표는 “건축주는 회랑에서 이어지는 독립적인 휴게공간을 원했다”며 “어닝과 폴딩도어로 구성하기에는 골바람이 강한 입지상 안정적인 ALC 구조를 추가해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3 - 단층이지만 높은 천장으로 거실에 시원한 공간감을 줬다. 지붕면은 ALC 지붕 패널을 노출했는데, 특유의 질감과 선은 그대로 인테리어 요소가 된다.

PLAN

1)다락 2)거실 3)주방 4)침실 5)욕실 6)보일러실

[계단실](왼쪽) 사용 빈도가 적은 다락을 위해 계단실 면적을 많이 할애하기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어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원형계단을 배치했다. 손주들은 오히려 더 좋아한다고.
[주방](오른쪽) 티룸과 역할 분담하게 되는 상황을 고려해 주방은 심플하게 디자인했다. 갑갑함을 주는 상부장도 과감히 없애고, 부족한 수납은 한쪽에 키 큰 장으로 대체했다.

[욕실](왼쪽) 안방과 연결되어 있는 욕실은 미닫이문의 가동 범위로 줄어드는 사용 공간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포켓도어를 적용했다.
[침실](오른쪽) 조망은 티룸에서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만큼 안방은 적절한 크기로 창을 내 열 손실을 최소화했다.

4 - 다락은 전면으로 열린 구조 덕에 전혀 갑갑하지 않다.

ALC라는 낯선 소재를 채택한 것은 현돈 씨의 공학도적 판단 때문이었다. 목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등 여러 건축 구조를 체크했을 때 관리와 비용,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규칙한 자연소재와 달리 정확한 제조법에 따라 균일하게 나와 오차나 낭비가 없는 ALC는 한 제조사에서 규격대로 나오고 있으니 시공만 잘 살피면 된다는 것이 현돈 씨의 지론. 여기에 손주들과 함께 힐링해야 할 공간이기에 휘발성유기화합물질과 같은 새집증후군 성분이 없다는 친환경적 특성도 매력적이었다.

5 - 주방과 식당, 거실이 한 공간 안에 콤팩트하게 모여 있어 오히려 여유 있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SECTION


TIP
ALC 주택 시공, 꼼꼼히 살펴보세요

1 내진 보강 시공 – ALL-ALC 조적구조는 규정된 내진 설계에 완벽히 대응한다. 보강 기둥과 테두리보, 기초 다웰바, 고강도 슬래브 패널과 내력 인방 등은 내진을 완성하는 요소들이다.
2 지붕 보강 단열 - 외벽은 ALC로도 단열 기준(중부2지역)을 충족하지만, 지붕은 보강 단열이 필요하다. 이때 그라스울 등 무기질 단열재를 시공해야 ALC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3 ALC 전용 마감재 ‘알시톱’ - 독일산 ALC 전용 마감재 알시톱은 수분 배출과 통기가 원활해야 하는 ALC 구조에 최적화된 마감재다.
4 발수 ALC – 회랑 기둥이나 벽 1단 조적의 경우 습기 접촉이 많아 발수 ALC(핑크색)를 시공해 하자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6 - 외부 활동성을 높이고 거실과 티룸으로의 직사광선을 적절히 막아주는 회랑. 바닥은 화강석으로 만들어 입면 디자인에 일체감을 줬다.

주택은 ALC 내진설계·시공을 적용한 ALL-ALC 구조로, 모든 구조재를 ALC로 사용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이 대표는 “벽체만 ALC로 시공하고 샌드위치 패널 등으로 지붕을 덮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는 단열, 내후성, 내화성 등 ALC의 성능을 충분히 쓰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조언했다.

7 - 주택 동측으로는 방부 구조목을 사용한 견고한 데크를 둬 외부 활동 공간을 더했다. 

준비는 5년 전부터, 집짓기도 1년 가까이 신중을 기했던 현돈 씨는 당장 거주지를 옮기기보다는 넉넉하게 5년 정도는 서울을 오가며 주말주택으로 쓰면서 적응해 가려 한다. “사업도 사업이지만, 전원생활에도 일종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나이에 초보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웃음).”

앞으로 손주들과 함께 꽃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심으며 마당을 채워갈 생각에 현돈 씨의 머릿속 도화지는 이미 빼곡하게 채워지고 있다. 5년 후 완성된 마당을 보며 티룸에서 차 한잔할 현돈 씨 가족 모습이 기대된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5월호 / Vol.24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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