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vs 반대.. 수도권 3기신도시 '엇박자'

정부의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한 '수도권 3기신도시' 개발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한쪽에서는 지난해 말 발표된 3기신도시 예정지 주민들이 개발에 반대하는데 정부는 오는 6월 추가 후보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3일 국토교통부의 '2019년 주거종합계획'에 따르면 올해 3기신도시 택지 추가지정을 완료한다. 정부는 3기신도시를 조성해 공공임대와 일반아파트 30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과천과 중소규모 54곳 외에 올해 11만가구 추가지정을 앞두고 시장에선 광명·시흥을 유력 후보지로 꼽는다.

◆투기과열지구 '광명' 3기신도시 될까

부동산전문가들은 수도권 균형발전을 고려할 때 서울 서쪽인 광명과 시흥이 3기신도시 후보지로 가장 유력할 것으로 봤다. 광명·시흥은 지난해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택지개발 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추가지정이 어렵다는 전망도 있지만 광명은 광역교통망 개발상황을 볼 때 최고의 입지로 손꼽힌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은 팟캐스트를 통해 "광명은 KTX 운영과 'GTX·신안산선·월곶판교선' 개발의 영향을 받는 데다 이후 고소득 일자리가 몰리는 테크노밸리가 들어서고 여의도, 구로디지털단지, 과천지식정보타운, 제조업 기반의 안산 등을 잇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광명은 가장 완벽한 가치를 지닌 역세권"이라고 말했다.

광명·시흥지구의 3기신도시 지정 여부에 따라 집값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광명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며 대출규제와 분양권 전매제한 등에 따라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이 하락한 상태"라면서 "3기신도시로 지정될 경우 다시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부동산 조사 결과 광명 아파트값은 지난해 3월 3.3㎡당 평균 2089만원에서 지난달 2509만원으로 1년 새 20% 급상승했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기도 평균 상승률은 3%대다.

◆3기신도시 곳곳 잡음

하지만 3기신도시 개발이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천의 경우 일부 주민들이 개발을 반대했고 3기신도시 지정 이후 오히려 집값이 하락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천지식정보타운 개발이 이미 진행되던 상황이었고 공급과잉 우려가 확산돼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나머지 3기신도시 예정지 일부 주민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개발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주민과 사전 대화 없이 정부가 땅을 강제로 빼앗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보상비는 이미 정해졌는데 오랜 터전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을 겪고 투자손실을 보상받을 길이 없는 주민들은 백지화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과천의 3기신도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은 설명회가 다음달 초로 연기됐다. 사업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 후 지자체와 환경부 협의를 거쳐 주민 설명회,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 등을 통과하면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다.

지정이 완료되면 연말 보상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대토보상' 확대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일부 주민의 반대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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