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의 축제이야기 23]맛의 도시 '낭만 목포' 축제로 즐기다

2019. 4. 26. 17: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종식 시장, 목포 9미(味)들고 서울 나들이

지금 목포는 무한변신 중이다.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삼학도 등대 아래 갈매기 우는 낭만목포의 옛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나날이 새로워진다. 전국 3대항이자 6대도시 반열에 우뚝 섰던 영광을 추억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목포시 김종식 시장을 비롯해 시민 모두가 합심해서 뛰고 있다. 예전의 목포가 물류와 해양교통의 요충지였다면 지금의 목포는 근현대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남해안의 중심도시로 전국 각지의 해양문화가 집약되어 있는 전남 목포시가 4월 12일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김병찬 아나운서와 가수 김정연의 진생으로 ‘맛의 도시 목포’ 선포식을 열었다. 게미진 먹거리가 가득한 ‘맛의 고향 목포’를 더 널리 더 많이 알리기 위해 김종식 시장이 목포 9미(味)를 들고 서울 나들이를 한 것이다. 목포 9미(味)는 ‘낙지·홍어·민어·꽃게·갈치·병어·준치·아구·우럭’. 다른 지역에서도 만날 수 있는 해산물이지만 목포가 고향이기에 더 특별히 게미지다.

‘게미지다’는 맛이 있다는 전라도 사투리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은 말이지만 예전에는 최고로 맛있다고 표현할 때 게미지다고 했다. 임금이 수라상을 받고 “게미지구나!”라는 말씀 하시면 최고의 찬사. 목포 9미(味)는 ‘낙지·홍어·민어·꽃게·갈치·병어·준치·아구·우럭’은 바로 그런 찬사를 들었고, 듣고 있고, 앞으로 그 영광을 누릴 최상의 식재료다. 맛의 도시 선포식 자리에서 김종식 시장은 "뛰어난 맛에 비해 덜 알려진 목포 식재료와 음식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고자 행사를 마련했다"며 "목포 도시 전체가 맛 브랜드가 됐다"고 선언했다.

4월 12일 ‘맛의 도시 목포’ 선포식 행사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박지원 국회의원, 최운열 국회의원,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 등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배우 최불암씨, 서예가 송홍범 선생이 자리를 빛냈고 오프닝 공연도 뜨거웠다. 목포 출신 국악인 박애리와 팝핀현준의 콜라보 무대가 신명을 돋웠다. 이렇게 ‘맛의 도시’로 새롭게 태어난 목포, 축제는 더 게미지다.

유달산 케이블 타고 봄 마중

한반도의 계절은 어디서 시작될까..? 어쩌면 봄은 목포 유달산에서 노랗게 시작되어 북상을 하고, 가을은 신의주쯤에서 붉게 단풍들어 남하할 지도 모른다. 필자 지역 축제 총감독 김종원은 가끔 “1번국도 출발점인 목포와 종착점인 신의주가 힘을 모아 축제를 연다면 한반도 대표축제가 될텐데..” 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보는데 지역축제 총감독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꿈을 갖고 있을 것이라 본다. 그래서 그 어떤 지역축제보다 목포 지역축제에 저절로 많은 관심과 애정이 간다.

지난 4월 6일부터 20일까지 주말마다 '유(달산) 케(이블카)한! 봄나들이'가 열렸다. 공식적인 날짜로는 5일간 열린 축제지만 연속성이 있어 매일 매일이 잔치날이었다. 유달산 케이블카 타고 주말마다 봄나들이를 하자는 컨셉을 잡기 까지 고민도 많았던 것으로 안다. ‘봄 축제’라고 명명을 할까하다가 ‘봄나들이’로 이름을 정한 건 백번 잘한 일이다. 주말마다 떠나보는 유(달산) 케(이블카)한 봄나들이는 우선 부담감이 없다. 집에서 입는 옷차림 그대로 가볍게 산책을 하듯 즐기는 축제에서 뜻밖의 감흥을 얻으면 그것이 바로 힐링이고 삶의 에너지가 된다. 세상 모든 일이 처음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해야 실속이 있는 법. 올 2019년 '유(달산) 케(이블카)한! 봄나들이'는 ‘관람객에게는 감동을, 지역주민에게는 경제적 실속을 안겨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유쾌한에서 한 걸음 더 나간 ‘유.케.한 봄나들이’ 축제는 4월 6일 정명여중고 학생들의 4·8만세운동 재현극을 시작으로 서막이 올랐다. 노적봉 주무대의 개막축하 공연과 함께 유달산 꽃길 걷기 등이 이어졌는데 주말마다 인파가 넘쳐났다. 이번 봄나들이 대표 프로그램으론 유달산 둘레길에서 보물찾기와 근대역사거리 스탬프 랠리가 있었다. 1897년에 개항한 목포는 우리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는 목포항을 통해서 쌀. 금. 인삼 등등 물자를 탈취해갖다. 부산. 인천. 목포항에는 한반도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금광에서 캐낸 금덩어리를 담은 상자가 즐비하게 쌓여 있었고, 상자에는 붉은 페인트로 쓴 NO TOUGH 노! 터치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금 덩어리가 담긴 상자를 건드리지 말라는 뜻의 ‘노! 터치’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노다지’라고 와전이 되었고, 지금도 횡재를 하면 노다지 캤다고 하는데 이 슬픈 이야기의 근원이 바로 목포항을 비롯한 개항장에 뿌리를 두고 있다. 목포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런 사연들이 골목골목에 서렸다. '유(달산) 케(이블카)한! 봄나들이'는 단순히 먹고 즐기는 축제를 뛰어 넘어 우리 근현대사의 살아있는 교과서를 펼쳐보는 시간. 노적봉 예술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꽃바람 노래대회, 청소년 봄날음악회, 유케상케 콘서트 등은 알찬 덤이였다고 보면 된다.

김종식 목포시 시장은 '유(달산) 케(이블카)한! 봄나들이'를 시작하기 전, 언론을 통해 "올 봄 다양한 문화유산과 맛있는 음식으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낭만항구 목포에 꼭 와서 꽃내음 가득한 유달산의 봄을 만끽하기 바란다"는 당부를 했었는데, 필자가 생각하기론 낭만목포를 찾은 관람객 중 99.99%는 오감만족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

항구 축제는 낭만 목포가 최고!

목포의 봄 축제가 '유(달산) 케(이블카)한! 봄나들이'라면 목포의 가을 축제는 파시(波市)의 신명이 어우러진 항구축제가 있다. 불세출의 가수 이난영은 <목포는 항구다>라고 노래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똑딱선 기적 소리 들릴 때 마다 동백꽃 쓸어안고 울던 추억을 떠올리며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랬던 옛 사람들’이 생각나는데 낭만목포 항구축제에 가면 이런 감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목포항 축제>는 파시 문화, 파시의 신명이 핵심이다. 파시는 만선의 기쁨이 넘치는 어시장! 여기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흥이 집약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항구 축제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더구나 목포 항구 축제는 태풍이 한반도를 많이 지나는 10월에 열리기 때문에 축제 기간이 일정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포항 축제’는 항상 신명이 충만해 있다.

지난 해 목포 항구 축제는 당초 3일 일정으로 예정되었다가 하루로 축소됐다. 10월 7일 하루 일정으로 ‘낭만 항구에서 신명 나는 파시 한 판’이라는 캐치프레이를 걸고 열린 축제는 일정은 짧았지만 여운은 길게 남았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 외국인 등에게 낭만 항구 목포를 널리 알렸는데 항구 축제 최초로 관광객을 상대로 싱싱한 활어 경매 진행을 해 인기몰이를 했다. 경매 받은 생선을 한편에 마련된 파시 수라간 회 터와 구이 터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았다. 또 해상에 정박된 전통한선(韓船)에서는 참조기와 먹갈치 등 제철 수산물을 경매하는 ‘선상 파시 경매’가 진행됐는데 높이 살만한 콘텐츠였다. 한선(韓船)은 말 그대로 우리 전통 어선이다. 순전히 목재로만 만든 우리 전통 한선(韓船)은 거북선을 있게 한 모태이기도 하다. 큰 가치가 있는 우리 문화유산 전통 한선(韓船)에 마련된 파시 무대에서 청년 어부들로 구성된 목포 선어 생산자 협동조합 ’어생‘이 ’어생 그랜드세일‘을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삼학도 입구에 물고기 터널이 마련되었고, 목포항 낭만열차가 새롭게 선보여 기성세대들은 추억을 소환할 수 있었고, 젊은 세대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주 무대에서는 시민 열창 대회인 ‘나는 가수다’와 김현정, 울랄라세션, 거미 등 인기가수들이 출연한 바다콘서트가 개최돼 관람객들을 흥겹게 했다.

지난 해 목포항구 축제가 막을 내린 후 김종식 목포시장은 “어려운 기상 여건에서도 많은 분들이 목포항구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했고,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아 축제의 재미를 만끽했다.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장담했는데, 올 해 목포 항구 축제가 어떤 모습을 드러낼 지 벌써부터 많은 기대가 된다.

목포 축제, 한걸음만 앞선다면

꽃피는 봄에는 ‘목포 유달산 꽃축제’가, 가을에는 목포항구축제, 문화재 야행, 세계마당페스티벌 등이 열려 일년 365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목포는 지금 천만 관광객 시대를 꿈꾸고 있다. 지역축제 경험을 많이 해본 필자의 촉으로 볼 때 목포는 천만 관광객 시대를 훨씬 뛰어 넘는 더 큰 것을 이룰 수 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목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의 큰 가치가 있는 도시다.

입에 착 감기는 게미진 남도의 맛이 응집된 도시 낭만목포는 한려수도 다도해를 조망할 수 있는 유달산 케이블카가 있는 해양관광 1번지다. 또 국도1번지 원표를 비롯한 근대문화유산 등이 도시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목포 그 자체가 축제문화의 보물 창고다. 여기에 또 외달도와 달리도, 목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슬로시티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연‧사람‧문화.역사가 공존하는 목포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 축제 콘텐츠를 잘만 개발하면 목포의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다.

근현대 문화유산을 활용해 누가 봐도 감동 받을 콘텐츠를 만들어 입소문을 내기만 한다면 벨기에 수도 브뤼셀 그랑 플라스 근처에 있는 ‘오줌싸개 동상’이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듯 목포도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들 잘 알고 있겠지만 브뤼셀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오줌싸개 동상은 60cm 정도 밖에 안 된다. 그래서 직접 보면 실망하기도 한다는데, 이 오줌싸게 동상의 가치는 크기가 아니라 ‘옷’에 있다.

가끔 이 동상이 세계 각국에서 선물 받은 옷을 입고 있는데 옷을 입게 된 유래는 프랑스 루이 15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가 벨기에를 점령했을 당시 이 동상을 약탈해 갔는데 돌려주면서 사과하는 의미로 프랑스 후작의 의상을 입혀 보냈다. 이 때 부터 국빈들이 벨기에에 방문할 때 오줌싸개 동상의 의상을 선물로 가져오는 것이 관례가 되었고, 한국에서도 한복을 선물했다.

목포에도 이런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문화유산이 많다. 얼마든지 국제적 관광지가 될 수 있는 보석 같은 아이템이 많다는 이야기다. 한 번에 너무 나가지 않고 한걸음씩 차근차근 전진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테스크 포스를 꾸려서 지혜를 모은다면 누가 봐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에 조심스럽게 <목포 근현대 문화유산 테스크 포스>를 제안해 본다.

⋆필자 소개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지역 축제 총감독 으로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양구배꼽축제’ ‘지리산함양 곶감축제’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등 10여개 지역 축제의 지휘봉을 잡았다. 또 <2019관악강감찬축제> 총감독 공개모집에 최종 선발되어 축제를 총괄 진행하고 있다.

- (現)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 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 (現) 파주시 정책자문위원 (경제문화분과)
-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수상) 외 다수 수상-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