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합격률 50% 될까' 주목

신하영 2019. 4. 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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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합격률 40%대 하락..로스쿨 교수·학생 '부글부글'
법무부 26일 오후 합격자 발표..합격인원 1600명 넘을까
올 변시 3330명 응시, 합격률50% 넘으려면 1665명 돼야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앞에서 대한변호사협회(사진 왼쪽) 주최 법학전문대학원 합격자수 축소를 주장하는 법조 유사직역 정비 촉구 집회와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주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촉구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과연 올해는 몇 명이나 뽑을까?” 26일로 예정된 제8회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발표에 법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격인원이 얼마냐에 따라 변시 합격률은 달라지기 때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학생들은 작년 7회 변시에서 합격률이 49.35%까지 하락하자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란 로스쿨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이유에서다. 로스쿨 원장들은 “로스쿨 입학과 변시 합격자 결정까지의 모든 업무를 법무부에서 교육부로 이관하라”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 법의 날에 로스쿨생들 “변시 자격시험” 촉구

로스쿨 재학생·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와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는 지난 25일 법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시 자격시험 전환을 요구했다. 이날 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린 법의 날 기념식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해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박상기 법무부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등 법조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법무부는 로스쿨 도입 취지에 부합하도록 변호사시험을 올해 제8회부터 즉시 자격시험으로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변시 합격인원은 법무부 산하 기구인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관리위)가 결정한다. 관리위는 2012년 1회 변시부터 지난해 치러진 7회 시험까지, 로스쿨 입학정원 대비 75% 수준인 1500~1600명 사이에서 합격인원을 결정해왔다. 합격인원이 가장 많았던 때는 6회 변시로 1600명에게 변호사 자격을 줬다.

변시는 로스쿨 졸업 후 5회까지 재시험이 가능하다. 시험이 거듭될수록 응시인원이 누적되는 구조라 1회 변시 때 1665명에 불과했던 응시자 수는 지난해 3240명으로 늘었다. 작년 변시 합격인원은 1599명으로 합격률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 아래인 49.35%로 하락했다.

로스쿨 학생·교수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들은 법무부가 변호사단체의 이익을 위해 합격인원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상원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장은 “법무부가 변호사시험은 선발시험이 아닌 자격시험이라고 밝혀왔지만 지금까지 철저히 변호사단체의 기득권만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무부는 2012년 1회 변시를 앞둔 2011년 6월 보도자료를 통해 “변호사시험을 로스쿨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자격시험으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시험도 이에 맞춰 변호사 자질이 있는지 여부만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로스쿨 도입 취지가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인 만큼 변시도 자격시험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 자격시험은 선발시험과 달리 일정 점수를 얻으면 변호사 자격을 주는 제도다. 다만 법무부는 2012년 3월 첫 회 변시 합격자를 결정하면서 “1회 시험성적 자료만으로는 자격시험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지금까지 변시를 선발시험으로 운영하고 있다.

◇ 변협 “변시 합격인원 줄여야”…법조·법학계 갈등

변시 합격인원을 1500~1600명 수준으로 제한하면서 합격률은 1회 87%에서 △67.6%(3회) △55.3%(5회) △51.45%(6회) △49.35%(7회)로 매년 하락했다. 올해도 합격자를 1600명 이하로 묶는다면 응시인원(3330명)대비 합격률은 48% 이하로 떨어진다. 법무부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어 올해는 합격인원이 최초로 1600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합격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합격인원은 1665명을 초과해야 한다.

김명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무국장은 “변시가 선발시험으로 변질되면서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란 로스쿨 도입 취지가 무너지고 있다”며 “변시 합격률을 최소한 응시자 대비 60% 이상으로 올려야 로스쿨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형규 한양대 로스쿨 교수도 “사법시험이 폐지됐기에 변시 합격인원을 좀 더 뽑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개원 후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사법시험은 2017년 12월을 끝으로 폐지됐다. 법조인 배출 통로로 사시와 로스쿨이 공존하던 시대가 끝났기에 변시 합격인원을 늘릴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반면 변호사단체는 합격인원을 1000명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사직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년 수준 이상으로 법조인 배출 수를 증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사직역이란 변리사·세무사 등 변호사들과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직군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들이 변호사들의 고유 업무를 침범하고 있어 변시 합격인원을 늘리려면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게 변협의 입장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법무부가 변시 개편 논의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주최한 변시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변시 합격결정 방법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가장 적합한 기준이 무엇인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로스쿨 졸업자 수와 변시 응시인원 등을 고려해 합격자 결정 기준을 재 논의하겠다는 의미다.

역대 변호사시험 합격자 현황(자료: 교육부)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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