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롱패딩, 신발로 승부..디스커버리, 어글리슈즈로 도전장
의류 사업 정체하자 신발 공략, 가로수길 팝업스토어도 새단장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어글리 슈즈 '버킷'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워 신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디스커버리를 비롯한 아웃도어 업체들은 한때 '롱패딩' 열풍에 힘입어 사세를 키웠으나, 지난해부터 롱패딩 인기가 한풀 꺾이는 등 의류 사업이 부진에 빠졌다. 이에 디스커버리는 이런 상황의 돌파구를 신발 사업으로 삼았다.
디스커버리는 25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매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를 기점으로 신발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올해 신발 매출 목표를 500억원, 내년은 1000억원으로 세우면서 "롱패딩 뿐 아니라 신발로도 1등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이 침체인 가운데, 운동화 시장은 유독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09년 3조8676억원 규모였던 운동화 시장은 지난해 6조원대로 성장했다. 국내 전체 신발 시장에서 운동화 비중은 2010년 36.2%에서 2017년 53%로 커졌다.
이렇게 성장하는 운동화 시장 한복판에는 어글리 슈즈 열풍이 자리한다. 외형이 두툼하고 투박해 '어글리 슈즈'라고 불리는 운동화들은 2017년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출시한 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을 비롯한 전 패션 브랜드가 요즘 어글리 슈즈에 뛰어들고 있다.
디스커버리도 어글리 슈즈 행렬에 동참, 올해 1월 '버킷 디워커'를 출시해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 버킷 디워커는 출시 열흘 만에 초도 물량이 다 팔렸고, 이날까지 3개월여간 5만족 이상이 판매됐다. 후속작인 '버킷 디펜더'도 지금 추세대로라면 이달 중 7만족 이상 판매고를 올릴 전망이다.
디스커버리는 기존 타 브랜드 어글리 슈즈의 단점을 보완한 점을 버킷 시리즈의 인기 요인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예쁘면서 동시에 편하다는 얘기다. 이진 슈즈팀 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패션에 치중한 신발은 불편하고, 기능성이 좋은 신발은 안 예쁜 경향이 있는데 디스커버리는 패션과 기능성을 모두 잡았다"고 설명했다.
버킷 시리즈에 자체 개발 기술인 'DX' 폼을 적용해서 어글리 슈즈인데도 불구하고 무게를 350g까지 낮췄다. 다음 달에는 무게를 290g까지 낮추고 통기성도 더 높인 여름용 '버킷 디워커 에어'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디스커버리는 신발 사업을 본격화 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패딩(다운)을 중심으로 한 의류에 집중했었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장이 둔화됐다. 디스커버리 매출은 2014년 1000억원에서 2017년 3065억원까지 커졌다가, 지난해 296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겨울이 전년보다 상대적으로 따뜻하면서 '롱패딩 열풍'이 꺾인 탓이다.
반면 같은 기간 신발 부문은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디스커버리 신발 매출이 전체에서 8% 수준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4월 현재 신발 매출 비중이 40%까지 커졌다. 디스커버리는 2017년 10월 슈즈팀을 신설하고 2000년대 워킹화 열풍의 중심에 있었던 프로스펙스 출신 이진 부장을 영입했다. 올해 초에는 휠라코리아(휠라), 한세엠케이(NBA)를 거친 김익태 기획부문 상무까지 영입했다.
김익태 상무는 "디스커버리는 일반 아웃도어 브랜드보다 세련됐고, 스포츠 브랜드보다는 고급스러우며,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보다는 기능성이 좋다는 자산을 갖고 있다"며 "다운·패딩 등 의류 뿐 아니라 신발, 가방 등 소품까지 여러 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자평했다.
이진 부장도 "디스커버리가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자리매김 했지만 의류에 치중해 신발이 약했지만 올해를 기준으로 신발을 전략적으로 공략하려 한다"며 "시장에서 의류와 신발이 동시에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발 앞서서 어글리슈즈 인기를 업고 제2의 전성기를 달리는 휠라와의 차별화도 관심사다. 휠라의 어글리슈즈 운동화는 6만원대, 디스커버리는 12만원대로 디스커버리가 가격이 두배 정도 비싸다. 이 부장은 "휠라와 우리는 가는 방향이 다르다"며 "박리다매보다 전략적인 가격대와 상품력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좀 더 비싸도 심리적 만족을 중요시)를 잡겠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는 버킷 시리즈를 주력으로 하는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팝업스토어를 새롭게 단장하고 이날 문을 열었다. 버킷 디워커라는 제품명을 따온 '마이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매장 곳곳에 담았다. 요즘 유행하는 '힙트로' 감성을 지하 1층~지상 2층 매장에 녹여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매장 곳곳에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려 자랑할 만한 포토존들이 있다.
eriwha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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