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를 위한 집, 딜쿠샤(Dilkusha)

조고은 2019. 4. 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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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보물 상자 같은 집

비슷한 크기의 땅이 반듯하게 구획된 의정부 민락2지구. 한 채일까 세 채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며 시선을 사로잡는 주택이 있다.


대부분 택지지구 내 집들은 지구단위계획상 다가구주택에 허용하는 최대 가구수를 채우고, 건폐율과 용적률의 극한까지 면적을 맞추느라 바쁘다. 창대했던 설계 단계의 기대와 달리 결과적으로는 비슷한 모양을 만들며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한다. 투닷 건축사사무소의 조병규 소장은 “다가구주택은 아파트보다 낮은 등급의 주거 형태가 아니라 단독주택과 아파트 사이에 자리한, 고유한 성격의 모여 사는 집”이라며, “주변 아파트 임대가를 넘어설 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거주 환경의 질을 높이면서 임대 가치까지 끌어올리는 촘촘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년 시절부터 성인이 되어 결혼하기까지. 건축주는 한옥,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빌라, 아파트 등 다양한 주거 유형에서 살아온 평범한 40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의정부에서 경제활동을 할 예정이고, 장모님, 처제 가족과 따로 또 같이 살 집을 원했다.

하얀 자갈에 깔린 맷돌석이 집으로 진입하는 길을 안내한다. 현관은 중정 안쪽에 위치해 길에서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POINT 1 -집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팁
분리수거함, 택배함 등 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가리고 싶은 장치들은 기둥 안쪽에 두었다.

POINT 2 - 프라이버시 보호 받는 현관 동선
현관은 출입 방향을 동쪽으로 하고 주차장 기둥을 활용해 도로에서 바로 노출되지 않는다.


PHILOSOLHY

집은 삶의 보물 상자 같은 곳

건축주는 주택 벽돌벽에 ‘The home should be the treasure chest of living(집은 삶의 보물 상자 같은 곳이어야 한다)’ 이라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말을 새겨 넣었다. 집이라는 장소에 대한 건축주의 평소 가치관이 반영된 문장이다. 덧붙여 집이 그런 ‘상자’에만 그치지 않고, 가족과 함께 보물을 찾는 여정이 지속되는 곳이길 바랐다. 그리하여 집의 이름 역시 힌디어로 ‘기쁨’을 뜻하는 ‘딜쿠샤(Dilkusha)’라 붙였다.


전면의 창과 하단 금속을 통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에 따라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각자의 집 앞에 모인 가족
건축주 가족과 처제네 사이에 반려견의 집을 마련하고 낮은 펜스를 달았다.


3代를 위한 독립적인 배치

이 집은 공평하고 독립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공원에 면해 나란히 배치된 세 집 모두 내 집 앞에 차를 대고, 땅을 밟고 집으로 들어선다. 이는 외부에 드러나는 것으로 임대·임차 가구를 구분할 수 없다는 평등한 인상을 주는 한편, 실내에서도 동일한 주변 풍경을 누리게 한다.

밖에서 보이는 것과 다르게 내부 평면은 가족 형태에 따라 분할되었다. 장모님이 거주하시는 곳은 2개 층으로, 건축주의 집은 장모님 댁 위층까지 넓힌 3층으로, 처제네는 1층부터 다락까지 그대로 올라가는 형태로 조금씩 공간이 다르다.

좁고 길게 붙은 세 집을 벌리고 틈을 만들어 작게나마 중정을 마련했다. 이 길은 현관까지 이어주는 연결 공간이 된다. 중정을 통해 집의 깊숙한 곳까지 빛과 바람이 든다.


SECTION

①주차장 ②중정 ③현관 ④보일러실 ⑤주방/식당 ⑥거실 ⑦방 ⑧세탁실 ⑨드레스룸 ⑩서재 ⑪테라스 ⑫다락

PLAN

①주차장 ②중정 ③현관 ④보일러실 ⑤주방/식당 ⑥거실 ⑦방 ⑧세탁실 ⑨드레스룸 ⑩서재 ⑪테라스 ⑫다락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의정부시|대지면적 ▶ 258.9㎡(78.31평)
건물규모 ▶지상 3층 + 다락|건축면적▶ 103.41㎡(31.28평)
연면적▶ 206.7㎡(62.52평)|건폐율▶ 39.94%|용적률 ▶ 79.84%
주차대수▶ 3대|최고높이 ▶11.1m
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외벽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5mm / 지붕 : 경질우레탄폼보드 2종2호 150mm / 필로티 하부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220mm
외부마감재 ▶외벽 – 테라코 스터코그래뉼 외단열시스템 + 치장벽돌 위 수성페인트, 에코렉스(우정특수기업) / 지붕 – 무소음징크(우정특수기업)
담장재 ▶ 두라스택 큐블록 Q3 시리즈|창호재 ▶ VEKA 해윰 70mm PVC 시스템창호 + 33mm
에너지원 ▶도시가스|조경석▶ 현무암 원형 판석, 잔디주차블록
전기·기계▶ 천일엠이씨|설비 ▶ 건양엠이씨|구조설계 ▶ 델타구조
시공 ▶㈜쓰리스퀘어 종합건설|설계 ▶투닷건축사사무소

1층에 위치한 주방과 다이닝룸. 선룸이 있는 테라스와 연결되어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다양한 쓰임이 가능하다.
거실에서 독서를 하는 건축주. 바깥의 풍경을 온전히 담기 위해 열리는 창 높이를 조정하고 난간을 제거했다.
침실은 층고와 창의 배치를 높게 설정해 좁은 면적의 단점을 상쇄하고 채광을 극대화했다.


반층만 올라도 다른 공간인 스킵플로어 구성

작은 단위의 모여 살기일수록 문제가 되는 소음 문제 역시 층층이 쌓는 방식이 아닌 병렬 배치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여기에 침실이 면한 세대 간에는 벽간 소음을 고려하여 벽을 분리하고 틈을 내어 공원을 바라보는 조망 포인트로 삼았다.

내부 수직 동선은 오르내림이 수월하고 공간 이동이 용이하도록 스킵플로어로 구성했다. 반층씩 엇갈려 실이 배치된 스킵플로어는 완전히 단절된 것도, 그렇다고 연결된 것도 아니라 건축주의 생애주기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남들에겐 각 세대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이 가족에게는 충분하고, 독립적이라 더 좋은 집. 약간의 아이디어와 배려로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든 거주자가 동등하게 공간을 누리고 자연에 닿으며, 기쁨을 경험하는 집, 딜쿠샤이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벽, 천장 – LG하우시스 실크벽지 / 바닥 –동화 나투스진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정운도기타일(하남)|수전 등 욕실기기 ▶ INUS
주방 가구 ▶ 한샘 유로 9000 매트그레이&화이트
조명 ▶ 조명나라|계단재·난간 ▶ 라왕 집성판+알루미늄 각재
현관문 ▶ 스테인리스 헤어라인 마감 제작 도어
방문 ▶ 예림도어 ABS 민무늬 백색|데크재 ▶ 방킬라이 19T

책을 좋아하는 건축주를 위해 공원이 보이는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서재를 마련하였다.
세 채의 단독적인 입체감이 드러나는 전면과 달리 한 면으로 간결하게 구성된 주택 배면의 모습
공원에 면해 위치한 주택

건축가 조병규, 모승민 _ 투닷건축사사무소

투닷건축사사무소는 2014년에 시작하여 봉구네, 자경채, 삼남매집, 중정삼대, 바라봄, 밭은집, 숨집, 쉐어하우스‘휴가’ 등의 주택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였다. 건축가로서의 전략적 직관을 통해 통찰과 창의가 발휘되는 건축을 지향한다. 소형 공동주택의 정체성 찾기와 거주자와 건축주가 함께 만족스러운 집 만들기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는 양평으로 터를 옮기고 동네건축가로서의 역할과 참여에 대해 탐색 중이다. 02-6959-1076 |https://blog.naver.com/ftw18 


취재_ 조성일|사진_ 최진보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4월호 / Vol.242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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