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의 저주?"..평당 800만원 분양가도 외면당한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지난해 말 3기 신도시의 입지가 발표되면서 주변지역에 분양되는 단지들이 '3기 신도시의 저주'에 사로잡혔다. 사진은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는 실수요자들의 모습. <포스코건설 제공>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지난해 말 3기 신도시의 입지가 발표되면서 인천과 남양주 등 주변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이 '3기 신도시의 저주'에 걸렸다. 실수요자들이 교통 인프라 등이 완비된 3기 신도시 입주를 위해 청약 통장 사용을 자제하면서 인천 검단신도시와 남양주 일대 분양단지들이 미분양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포스코건설의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1045가구 모집에 596건 접수에 그쳤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3.3㎡당 817만원대부터 분양가가 책정돼 청약 전부터 기대를 모은 곳이어서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2009년 해밀마을 부영 사랑으로 아파트 이후 10년 만에 일대에 분양되는 단지였으나 1순위 청약결과는 기대에 못미친 것이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가 분양되는 남양주시 일대에는 작년 9.13 대책을 통해 3기 신도시인 왕숙지구의 개발이 예고된 상태다.

지난해 말 3기 신도시의 입지가 발표되며 3기 신도시 인근에 분양되는 단지들의 청약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천 계양 3기 신도시가 발표된 직후 마지막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에 분양된 단지들은 분양을 거듭할수록 청약경쟁률이 떨어졌다.

올해 검단신도시에는 3개 단지가 분양됐다. 1월에 동시 분양된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와 검단신도시 한신더휴는 각각 2.37대 1, 0.94대 1에 그치며 첫 미달이 났다. 이후 분양된 후속단지인 검단 센트럴푸르지오 역시 0.8대 1에 그쳤다.

검단신도시는 지난해 10월 호반건설의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이 분양될 때만 하더라도 평균 6.21대 1, 후속단지인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도 5.14대 1로 준수한 청약결과를 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단신도시의 경우에는 3기 계양신도시 발표로 직격탄을 맞은 경우"라며 "건설사들이 토지를 매입하던 당시보다 개발계획도 다수 축소된데다 입지가 더 좋은 곳으로 눈길을 돌려 청약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남양주는 3기 신도시보다 오히려 교통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긴 했지만, 지금 더샵 퍼스트시티에 청약하기 보다는 3기 신도시 등 후속단지를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3.3㎡당 800만원대로, 남양주시 평균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을 웃돌아 예상보다 저렴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견본주택이 문을 열고 주말 사이 다녀간 고객만 1만200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3기신도시와 함께 교통여건에도 발목을 잡히면서 2순위 청약을 기다리게 됐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남양주라고는 하지만 포천에 더 가깝고 인근에 군부대까지 있어 서울 접근성이 좋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노원구에서도 자동차로 한시간 가까이 걸리다보니 예상보다 인기가 적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