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무실도 이렇게 멋지고 똑똑한가요

밀라노/채민기 기자 2019. 4.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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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가구박람회.. 사무용 가구의 혁신이 화제
용도 따라 형태 바꾸는 모듈 가구, 스마트폰으로 사무실 예약까지
사무(事務)라는 말은 그야말로 사무적이다. 어떤 말과 만나도 분위기가 무뚝뚝해진다. 가구도 마찬가지. 사무용 가구는 사용자를 별로 배려하지 않은 사무적 디자인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들어 변화가 시작됐다. 사무용 가구는 변화하는 업무 공간에서 편하고 즐겁게 일하도록 사용자를 돕는 조력자로 발전하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공간 제약이 사라지고, '공유 오피스'처럼 새로운 업무 공간들이 나타나자 가구도 변한 것이다.

9일(현지 시각) 개막한 밀라노가구박람회는 사무용 가구가 얼마나 멋스럽고 똑똑해지고 있는지 보여준 현장이다. 가구의 쓰임새와 활용도가 넓어졌고, 첨단 기술과 접목하는 추세도 나타났다. 형태와 용도를 자유롭게 바꾸는 모듈식(조립식) 가구, 사무실 밖에서도 업무용으로 쓸 수 있는 가구가 대거 등장했고, IT 기업 전유물로 여겨졌던 IoT(사물인터넷) 기술도 선보였다.

◇공항·카페를 사무실로

'공간도 가구도 하나의 용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 요즘 사무 공간의 특징. 이를 잘 표현한 곳이 가구 회사 USM이다. 모듈식 가구로 부스를 가득 채웠다. 서랍, 선반, 수납장 형태의 직육면체 상자를 필요한 만큼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관람객을 안내하던 직원 헤르만 오티즈씨는 "전체의 크기와 모양을 조절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사용자나 공간 활용 방식이 달라지면 가구의 형태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사진 위)밀라노가구박람회를 맞아 잡지사 엘르데코가 꾸민 사무 공간. 구불구불한 책상에서 서로 조금씩 다른 곳을 보며 앉는다. (사진 가운데)똑같은 상자를 연결해 서랍장·칸막이 등으로 활용하는 USM의 조립식 가구. (사진 아래)주변의 시선과 소음을 걸러 주는 마네르바의 업무용 소파. /엘르데코·채민기 기자

완전히 밀폐되지 않았으면서도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가구들도 눈에 띄었다. 책상·의자를 출입 공간만 남기고 이용자의 앉은키 정도 높이의 칸막이로 두른 모양이다. 판토니(fantoni)는 붉은 흡음판을 칸막이로 활용했고, '명품 사무실'을 표방하는 마네르바(Manerba)는 오리털 이불처럼 도톰하고 포근한 소재로 고급 카페 못지않은 분위기를 냈다. 카페, 공항이나 호텔 로비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볼 때 주변의 시선을 적당히 걸러 준다.

◇첨단 기술과 손잡다

첨단 기술의 힘을 빌린 가구들도 선보였다. 테크노(Tecno)는 사물인터넷 가구를 출품했다. 사물인터넷은 여러 가구와 전자기기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통합 제어하는 기술이다. 테크노가 소개한 서비스에는 사용자가 이용 가능한 주변 사무실·회의실을 전용 스마트폰 앱으로 검색해 신청하고, 관리자는 인가된 사용자에게만 출입을 허가해주는 기능이 들어 있다. 사용자마다 실내 온도, 조명의 밝기, 책상 높이 등에 대한 선호도를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박람회 기간에는 밀라노 시내 전역에서 디자인 행사가 1000개 이상 열린다. 라이프스타일 잡지 엘르데코(elle décor)도 2층짜리 저택 전체를 업무 공간으로 꾸몄다. 가장 주목받은 곳이 회의실이었다. 소형 빔프로젝터가 스크린이 아니라 테이블을 비추고 있는 점이 특이했다. 빔프로젝터가 비추는 곳을 터치스크린으로 쓸 수 있는 소니의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 스크린에 자유롭게 메모하고 그림도 그리며 아이디어를 나누라는 디자인.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며 감탄을 연발하는 관람객들 표정이 즐거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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