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트레킹ㅣ태국 치앙마이] ' 태국의 지붕' 도이 인타논, 트레킹·MTB 천국

글 사진 박정원 편집장 2019. 4. 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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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족 사는 알려지지 않은 북부 산악지대..메콩강 골든 트라이앵글까지 몇 백km 안 돼
도이 인타논은 태국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우리의 지리산 크기만큼 넓은 국립공원 면적을 자랑한다. 운무에 싸인 봉우리들이 사뭇 신비감을 자아낸다. 사진 태국관광청
마약왕 쿤사로 상징되는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과 10여 고산족이 거주하는 북부산악지대, 그리고 그 사이를 유려히 흐르는 세계 12위의 길이이자 동남아 최고의 강 메콩. 태국 북부지역의 특징들이다. 특히 메콩강 삼각주Mekong Delta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자연절경 1001>에 추천된 곳으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관을 자랑한다.
태국 북부와 미얀마, 라오스의 국경을 이루는 골든 트라이앵글은 한때 마약재배로 국제적인 골칫거리였지만 지금은 환골탈태 새로운 관광지로 대변신하고 있다. 산악지형이 보여 주는 자연절경과 어우러진 강줄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며, 마약 재배지에서 아라비카 커피농원과 딸기밭 등 식용작물재배지로 변신한 경작지도 볼거리다. 또한 태국 최고봉(2,565m)이 있는 치앙마이 도이 인타논Doi Inthanon국립공원과 두 번째 봉우리가 있는 도이파홈폭(2,285m) 국립공원에는 고산족이 살던 지역에 다양한 트레킹 코스와 산악자전거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돼 있다. 고산족 주거지와 트레킹·MTB 코스는 트레커와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태국에는 총 150개의 국립공원이 있으며, 태국 최고봉 도이 인타논이 있는 국립공원은 197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도이Doi’는 태국어로 ‘산’을 의미하며, 인타논은 이 지역에 있던 중세 란나 왕조의 마지막 왕 이름인 동시에 태국어로 ‘매우 큰 언덕’을 의미한다. 정상 부근에 가면 인타논 왕과 왕비의 무덤이 스투파로 조성돼 있다. 여의도가 2.9㎢ 면적인데 비해 도이 인타논국립공원은 482.4㎢의 규모로 엄청난 면적을 자랑한다. 우리 지리산국립공원과 거의 비슷한 면적이다. 국립공원 내 두 번째 높은 봉우리는 도이 후아못루앙(2,330m)이고, 도이 후아후아봉(1,900m)?도이 후아수에아봉(1,881m)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우리나라 지리산에도 얼마나 많은 봉우리들이 있는가. 도이 인타논국립공원도 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도이 인타논은 태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기후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1,000m 이하 지역은 열대성 기후로 우기와 건기로 나뉜다. 1,000~2,000m까지는 아열대 기후로 따뜻한 날씨를 보인다. 그 이상 지역은 12월과 1월에 온도가 간혹 0℃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이 기간 평균 기온은 20℃ 정도 된다. 강수량이 많아 숲은 밀림을 방불할 정도로 울창하다.
숲은 대개 낙엽 활엽수로 이뤄져 있다. 높은 지역으로 갈수록 간혹 소나무군락이 나타난다. 활엽수는 또한 1년 내내 녹색을 띠는 상록수이며, 다양한 수종이 서식한다. 1,000~1,800m 지역의 숲은 울창하거나 고산족에 의해 훼손됐거나 둘 중 하나다. 태국에는 20여 족에 이르는 고산족이 주로 1,000m대에서 생활하는 관계로 이 높이에서 다양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태국 제1호 국립공원인 카오야이 지역엔 야생 호랑이까지 있지만 ‘태국의 지붕’이라 불리는 도이 인타논국립공원엔 간혹 출몰한다. 하지만 정글 같은 숲 속에 다양한 동물과 과일로 풍성한 숲을 보여 준다.
도이 인타논 정상엔 불상을 봉안한 탑이 있다.
도이 인타논 정상을 향해 올라가면 봉우리가 마치 송곳같이 우뚝 솟아 있다.

태국 최고봉 도이 인타논까지 트레킹

1,800m 이상에서는 열대 우림 기후를 보이며, 축축한 숲으로 구성된 원시림의 특징을 보인다. 다양한 동물은 고산족의 사냥으로 상당 부분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놓여 보호종으로 지정되고 있다. 현재 다람쥐, 고슴도치와 같은 작은 동물들만이 서식하고 있다. 또 사향, 검은꼬리작은새, 송골매, 흰꿩 등도 있다. 도이 인타논은 원체 넓은 면적으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태국 희귀야생생물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많은 태국 고유종들이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
태국 최고봉 도이 인타논으로 향하는 출발지는 메오 고산족마을이다. 해발 1,400m쯤 된다. 치앙마이 평지에서 1,400m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차량으로 1시간 가량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야 한다. 차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려 멀미하기 십상이다. 평소 멀미에 약한 사람은 사전 멀미약 복용이 필수다.
마을을 떠나 산길로 접어든다. 산을 개간한 대규모 밭이 나온다. 한때는 아편을 재배하던 땅이 지금은 엄청난 규모의 딸기밭으로 변했다. 수확하기도 쉽지 않을 규모의 딸기다.
도이 인타논 1,500고지에는 열대우림에서 볼 수 있는 수종들이 서식하며, 밀림을 방불할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도이 인타논에서 과거 마약을 재배했던 지역은 지금 딸기밭이나 커피농장으로 변했다.
정상까지는 약 6㎞. 고도를 올릴수록 정글 같은 숲의 연속이다. 이름 모를 나무들이 무성하고, 그 사이에서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귄다. 새들의 합창이고 숲의 향연이다. 숲과 새들의 하모니는 마치 숲 속의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한다. 30℃ 되는 날씨에 피톤치드 향기를 맡으며 싱싱한 녹음 사이로 걷는 걸음은 다소 힘들기는 하지만 기분은 더욱 상쾌하다.
올라갈수록 길은 가파르다. 숨이 턱 밑까지 찬다. 호흡이 거칠어진다. 있는 힘을 다해 능선 위로 올라선다. 갑자기 전망이 확 트인다. 정글 같은 숲 속을 확 벗어난 느낌이다. 수종도 활엽수 일색에서 가끔 침엽수도 모습을 드러낸다.
길은 삼거리. 올라온 길과 하산길, 그리고 정상 올라가는 길이다. 저만치 우뚝 솟은 봉우리가 한눈에 봐도 정상이다. 능선 위는 GPS가 고도를 2,000m쯤 가리킨다. 이곳은 일종의 전망대View Point 같은 장소다. 능선 좌우로 능선들이 굽이져 흐른다. 마치 한국에서 본 산그리메 같은 장면이다. 지나온 길은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
산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능선 위에서 한숨 고른다. 여기저기 주변을 둘러본다. 산 너머 산뿐이다. 저 멀리 간혹 마을도 보인다. 산에서는 연기가 솟아난다. 풀을 태우기 위해 불을 지른 때문이다. 옛날 우리 화전민의 풍습이 이곳에서는 아직 남아 있다. 순전히 풀을 태우기 위한 작업이라고 가이드는 말한다.
정상 봉우리가 저 앞에 우뚝 솟아 있다. 마지막 힘을 내서 정상을 향한다. 제일 봉긋한 봉우리에 마침내 올라선다. 정상 탑이 방문객을 맞는다. 불상이 모셔져 있고, 그 앞에는 각종 음식과 음료와 물이 바쳐져 있다. 역시 불교국가 답다. 석탑 주변으로 다양한 모습의 불상을 새겨놓았다. 그 모습은 한국과 비슷하다.
태국 어디를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사원이 도이 인타논국립공원에서도 볼 수 있다. 유명한 사람일수록 산 정상에 탑으로 무덤을 대신한다. 원래 스투파라는 탑의 기능이 아직 전승되고 있는 듯하다. 사진 태국관광청
도이 인타논에서 과거 마약을 재배했던 지역은 지금 딸기밭이나 커피농장으로 변했다.

정글탐험같이 울창한 숲 지나

태국은 2,000여 년 전 불교를 받아들였고, 지금도 불교가 국교로 지정될 정도로 절대 다수 국민(90% 이상)이 불교를 믿고 있다. 불교 외에는 이슬람과 기독교도들이다. 불교가 국교이지만 종교적 자유는 있다. ‘Thai’라는 말 자체가 자유라는 의미이고, 타일랜드는 자유의 땅이란 말이다.
정상에서 주변은 우리 같이 종주를 할 수 없는 능선이다. 올라온 길 반대편으로는 갈 수 없을 정도로 확 꺾인다.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간다.
올라왔던 능선 삼거리에서 다른 하산길로 접어든다. 주변은 초지같이 풀로 뒤덮여 있다. 내려갈수록 길은 더욱 가파르다.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았던지 땅은 먼지가 풀풀 날린다.
도이 인타논 정상 가는 길은 가파른 산길을 가다 능선에 올라서면 평지로 이어진다.
하산길 종점은 출발지였던 딸기밭으로 원점회귀한다. 한국에서는 등산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즐긴다면 중국에서는 오악과 관련한 전통 산악신앙에 대한 문화탐험의 성격이 짙다. 반면, 태국에서는 열대기후가 보여 주는 정글탐험에 가깝다. 하지만 태국의 산에도 분명 전통 산악신앙이 있을 것이다. 더욱이 높은 산에서 사는 고산족들은 더욱 그럴 텐데, 이를 파악할 수 없어 아쉽다. 또한 우리가 대승불교라면 태국은 소승불교인데 무슨 차이인지 구체적으로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곳곳에 있는 불상 뒤에 가끔 알 수 없는 형상의 신神이 모셔져 있다. 우리의 산신 같기도 한데 이들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그들은 누구일까?
고산족이 사는 1,000~2,000m를 오르내리는 마을을 연결해서 태국·미얀마·라오스 3국이 접해 있는 골든 트라이앵글까지 간다면 매우 훌륭한 트레킹과 MTB 코스가 조성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더불어 마약왕 쿤사가 30여 년 전 마약재배지로 악명 날렸던 그 땅이 지금 딸기농원으로 변한 모습은 더욱 신기하게 다가왔다.
태국은 어디를 가나 고산족들이 살고 있어 우거진 숲에도 항상 등산로가 있다.
도이 인타논은 태국 최고봉으로 올라가기도 무난해 사람들이 일출을 보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쿤사 마약재배지에서 딸기농장으로 대변신

마지막으로 악명 높았던 마약왕 쿤사에 대해 태국 가이드에게 물었다.
“쿤사가 나쁜 사람 아니냐?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쿤사는 양면성이 있다. 그는 원래 군인으로 장군 출신이다. 불법으로 마약을 재배한 건 나쁘지만, 공산당을 무찌른 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없었다면 태국이 공산화 됐을지 모른다. 그는 악당보다는 영웅에 가깝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았던 마약왕이 태국인들에게는,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본 건 아니지만, 의외로 평가를 받고 있는 듯했다. 어쨌든 쿤사의 주요 기반이었던 북부 골든 트라이앵글이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트레킹·MTB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이창 커피농장
주변 명소

반도이창 커피농장
반도이창에 있는 아카마을 커피재배농장은 마약재배지역에서 상전벽해가 이뤄진 곳이다. 여기서 재배하는 커피는 800m 이상에서만 자라는 아라비카. 기후 온난화로 고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아카마을이 해발 1,200~1,400m쯤 된다. 아카는 고산족 이름. 원래 몽족과 이수족이 마약을 재배하다가 로얄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커피로 바꿨다. 도이창에서만 생산되는 커피가 연간 500t에 이른다고 한다. 일본 고객이 제일 많다고 자랑한다. 도이창 커피 매장이 한국에서 오픈했다고 한다. 커피브랜드는 태국을 상징하는 숫자인 ‘69’. ‘69’는 균형을 맞출 수 있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뜻을 나타낸다고 한다.
백색사원.

백색사원 White Temple(왓롱쿤 Wat Rong Khun)

왓롱쿤은 치앙마이에서 80여 ㎞ 떨어진 치앙라이 남쪽에 있다.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가는 길에 있는 1997년에 조성된 절이다. 태국의 아티스트인 찰름차이가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찰 전체가 백색으로 돼 있어 백색사원으로 명명됐다. 백색은 부처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사원으로 향하는 둥근 다리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뜻한다. 지붕 위의 코끼리, 나가(태국 신화에 나오는 동물), 사자, 백조 등 네 마리 동물은 각각 지수화풍, 즉 땅, 물, 불, 바람을 나타낸다. 또한 사원 밖에는 물속에 용이 머리를 쳐들고 지키고 있다. 용이 일종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도이 인타논 등산 가이드

치앙마이는 북부 산악지대 중앙에 있는 태국 제2의 도시로 방콕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700㎞ 떨어져 있다. 1296년 건국된 란나 왕조의 수도가 치앙마이였다. 태국어로 치앙은 도시, 마이는 ‘새로운’을 뜻한다. 즉 치앙마이는 새로운 도시인 것이다. 서울에서 치앙마이까지 거의 매일 1편씩, 일주일 평균 14회 운항한다. 운항시간은 5시간 정도.
치앙마이 도심에서 최고봉 도이 인타논까지 버스로 1시간 30분, 산 밑에서 다시 1시간가량 올라가면 트레킹 출발지에 도착한다. 외국인들이 단체로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찾기 때문에 숙박시설은 제법 있다. 태국관광청은 태국전문여행사 IL트레킹(02-541-5544)과 함께 북부 산악지대에 트레킹과 MTB 코스를 집중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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