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중심으로 단계적 인상..마·용·성, 강남 3구보다 더 올라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성희 기자 2019. 3. 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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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시세 12억원 초과’ 공시가격 급등, 왜

과천은 재건축·갈현동 정보타운 영향에 23.41% 올라 ‘최고’ ‘조선업 불황’ 거제·김해시는 10%대로 큰 폭 하락해 대조적 고가 주택일수록 상승폭 커…국토부 “가격대 불균형 개선”

정부는 단독주택과 토지에 이어 14일 발표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에서도 ‘고가 중심의 단계적 인상’ ‘서민 부담 최소화’ 원칙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시세 12억원(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이 급등했다. 서울에서는 마포·용산·성동구 등 이른바 ‘마용성’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보다 크게 올랐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19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올해 시·군·구 중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 과천시로 상승률이 23.41%에 달했다.

과천은 최근 재건축 아파트 분양과 갈현동 지식정보타운 개발 등의 기대감으로 주택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어 서울 용산구(17.98%), 동작구(17.93%), 경기 성남시 분당구(17.84%), 광주 남구(17.77%) 등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용산구는 지난해 서울시가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했던 것처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비롯한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동작구도 흑석·노량진 뉴타운사업 등으로 집값이 상승한 지역이다.

분당구는 신분당선 연장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성남역 개발 등 개발호재가 있고, 광주 남구는 봉선동 지역의 수요가 높아진 데다 효천지구 개발과 주월동 재건축사업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서는 용산·동작구에 이어 마포구(17.35%), 영등포구(16.78%), 성동구(16.28%) 등의 상승률이 평균(14.71%)보다 월등히 높았다. 초고가 주택이 밀집해 있는 데다 지난해 집값 급등을 이끌었던 서초구(16.02%), 강남구(15.92%), 송파구(14.01%) 등은 상대적으로 공시가격이 적게 올랐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 지역은 지난해 공시가격 현실화가 상당 부분 이뤄진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이후 중저가 주택의 집값은 하락폭이 적었던 반면 초고가 주택값이 크게 떨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조선업 장기 불황 등으로 경기가 침체한 경남 거제시와 김해시 등의 공시가격은 각각 18.11%, 12.52% 하락했다. 신규 입주 물량이 증가한 경기 안성시와 충북 충주시의 공시가격도 각각 13.56%, 12.52% 빠졌다.

고가 주택일수록 공시가격의 상승폭이 컸다. 시세 12억~15억원인 12만가구(전체의 0.9%)의 공시가격은 평균 18.15% 올랐지만, 3억~6억원인 291만2000가구(전체의 21.7%)는 5.64% 오르는 데 그쳤다. 전체의 69.4%(928만7000가구)에 달하는 시세 3억원 이하는 공시가격이 2.45% 하락했다.

다만 단독주택(51.8%→53.0%)이나 토지(62.6%→64.8%)와 달리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은 지난해(68.1%) 수준에서 동결됐다. 서민들이 많이 사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오르면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체 평균 현실화율을 유지하더라도 공동주택 내에 존재하는 가격대 간 불균형은 적극 개선하려 했다”며 “내년 이후에도 단독주택과 토지의 현실화율을 아파트 수준으로 높이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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