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증세 반발에 '카드' 접어..비과세 제도 정비 순탄치 않을 듯

박은하·박광연 기자 2019. 3. 1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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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신용카드 소득공제 유지 배경
ㆍ세수 감소와 소득역진성 불구
ㆍ중저소득층도 만만찮은 혜택에 이해 관계 복잡해 조정 어려워

정부가 11일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내년에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공제 축소나 폐지에 대한 여론의 반발 때문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포함해 비과세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정비하려는 이유는 세수 감소와 소득역진성(고소득층에 유리한 세제) 때문이다. 2018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소득공제 124조9081억원 가운데 23조9346억원(19.2%)이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해당한다. 근로자들이 세금을 돌려받는 금액 중 인적공제 다음으로 크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대상자는 2017년 기준 967만7324명이다.

계층별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대상자를 보면 연소득 2000만원 초과 3000만원 이하 구간의 근로소득자들이 212만6182명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1인당 공제금액으로 보면 217만원(총합 4조6230억원)으로, 연소득 6000만원 초과 8000만원 이하 구간이 295만원(총합 3조5830억원)으로 훨씬 많다. 연소득 1000만원 이하(12만7644명)의 1인당 공제금액은 87만8000원(총합 1121억원)에 불과하다. 고소득층에 유리한 소득역진적인 제도지만 중저소득층에도 만만치 않은 혜택이 가는 만큼 폐지나 축소가 쉽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 목표를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에 예외규정이 많아졌다는 점도 제도개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1999년 도입 당시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카드 사용액이 총 급여의 10%를 넘으면 300만원 한도 내 초과분의 10%까지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단순한 제도였다. 하지만 이후 전통시장 사용액에 대한 공제율을 높이고, 대중교통 사용액 공제 한도가 추가되고, 박물관과 미술관 관람료 등도 공제대상에 포함되는 등 복잡해졌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관련된 이해관계 집단도 크게 늘어나 정부로서는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2014년 비과세 감면을 줄이는 세법개정에 여론이 뜨겁게 반발한 기억이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재진 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풀기 쉽지 않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문제는 조세지출(세금감면)을 정책수단으로 삼아온 결과”라고 말했다.

기재부와 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간한 조세특례 심층평가는 전통시장 및 대중교통 이용분에 대한 추가공제 조항부터 폐지해 제도를 단순하게 만들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 부원장은 “신용카드보다는 직불카드 중심의 공제제도로 개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하·박광연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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