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분쟁에 등터져"..상장사 이익 급감 현실로

이슬기 2019. 3. 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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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매출액 30% 이상 변동공시 조사 결과
6곳 "무역분쟁에 이익급감"..中 경기부진 지목한 곳도
증권가 "무역분쟁 완화·이번주 양회서 中부양책 주목"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지난해 상장사 실적에 미중 무역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분쟁에 따른 심리적인 영향뿐 아니라 실제 상장사들이 잇달아 실적둔화 이유로 두 공룡간 싸움을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만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가에선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되고 중국에서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 상장사 이익이 회복될 수 있다며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상장사 6곳 “무역분쟁 때문에 이익 줄었다”…中 시장 침체 영향도 13곳

4일 이데일리가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발표된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 15%)이상 변동’ 공시를 모두 조사한 결과, 공시를 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500곳(스팩 제외) 중 6곳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철강업체인 대양금속(009190)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고,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통신장비업체인 유니온커뮤니티(203450)는 “주요 수출국의 무역 제재 및 정치적 영향으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종 별로 보면 두 곳이 철강업체였고, 네곳이 통신·전자기계 제조업체였다.

이밖에 한한령(限韓令·한류 문화 금지령)이나 중국 관광객 매출 감소 등을 제외한 중국 본토 시장의 침체를 영업이익의 급감 이유로 꼽은 상장사도 13곳이나 됐다. 한편 경기침체·둔화를 영업이익의 급감 이유로 꼽은 상장사가 총 67곳이었고, 전방 업황 부진을 영업이익 급감 사유로 든 상장사는 9곳이었다. 상장사들이 이익급감 이유에 대해 ‘업황이 부진했다’ 등 포괄적으로 공시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기업들의 이익 급감도 무역분쟁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증권가에선 무역분쟁이 상장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인상 시점 연기, 무역합의 근접 발언 등이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을 이어가게 하는 가운데 무역분쟁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가시화되고 있다”며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교역량은 2016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그 폭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는 점에서 글로벌 교역에 이상징후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CPB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화물 교역량 증가율은 3.3%로 2017년의 4.7%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로 중국의 12월 수입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 수출은 5.6% 감소하는 등 무역분쟁의 타격을 그대로 입증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양회·무역갈등 완화에 ‘주목’…중국 경기 개선 수혜주 찾기도

무역분쟁의 영향을 받는 건 중국 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지난달 15일까지 지난해 4분기 결산 발표를 끝낸 미국 주요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중 10%에 해당하는 40개사가 결산 설명회 등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시장의 눈길은 미중 무역분쟁의 완화 가능성에 쏠린다. 미중 간 무역협상에서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글로벌 수출경기가 회복돼 국내 상장사 상당수의 이익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3일 시작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5일 개최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즉 중국 최대 정치이벤트 ‘양회’에서 발표될 중국 경기 부양 정책에도 이목이 쏠린다.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선다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들의 수출 회복을 위해선 중국 경기 개선이 확인돼야 한다”며 “구체적 동력은 아직 부재해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완화되고, 양회에서 나올 경기 부양책이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중국 경기 개선 가능성에 따른 수혜주를 찾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양 시도가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주동력으로 기능하는 한, 중국경기와 연관성이 높은 한국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긍정적 시각은 이후에도 유지될 개연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한국 증시에선 자동차·부품 등의 절대적 우위와 함께 화학·기계 등 중국 매크로 민감 씨클리컬 섹터가 주목을 받을 수 있고, 중국 소비부양에 따라 패션·화장품·미디어 등 차이나 인바운드 소재군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슬기 (surug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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