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으로 수십억 투자받아.. 식품계 애플 될 것"

석남준 기자 2019. 3. 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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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 서초동의 간편식 전문 벤처 기업 인테이크 사무실.

인테이크는 모닝 죽, 모닝 수프, 커리, 곤약 젤리 등 제품 다변화에 나섰다.

창업 6년 만에 인테이크가 출시한 브랜드는 간편식, 건강 간식 등 9가지에 달한다.

지난 6년간 인테이크가 시장에 내놓은 제품만 300가지가 넘는 것도 이런 전략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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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더] '인테이크' 한녹엽 대표
서울대 창업 동아리 출신 4명, 밑천 500만원으로 '맨땅 헤딩'
소포장 견과류·모닝죽·커리.. 6년간 300가지 제품 선봬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동의 간편식 전문 벤처 기업 인테이크 사무실. 회의실 한쪽 벽면에 죽, 수프, 탄산수, 견과류 등이 가득했다. 한녹엽(31) 대표는 "우리가 만든 제품의 일부"라고 했다. 이날은 인테이크 창립 기념일이었다. 지난 2013년 2월 19일 창업한 인테이크는 작년 1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는 200억원 매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식품 스타트업 기업인 인테이크 한녹엽 대표가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대표 상품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한 대표는 "인테이크가 식품계의 애플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업 후 6년 동안 인테이크가 시장에 선보인 제품은 300가지가 넘는다. /김연정 객원기자

인테이크가 스타트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건 지난해 1월이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와 동아쏘시오그룹에서 38억원을 투자받은 게 계기였다. IT 스타트업이 아닌 식품 스타트업이 수십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이목이 쏠린 것이다.

인테이크는 서울대 창업 동아리 출신들이 만들었다. 식품공학 전공자인 한 대표가 대학 졸업 학기 때 산업디자인, 산업공학 전공자 등 3명과 함께 창업했다. 식물을 기르는 키트, 영어 교육 등을 창업 아이템으로 생각하다가 스타트업과 거리가 먼 것 같은 식품에 발을 담갔다. '밑천'이라곤 4명이 모은 500만원이 전부였다.

한 대표는 "창업 초기엔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고 말했다. 첫 아이템은 당시 생소했던 소포장 견과류. 아이디어만 갖고 납품 업체를 찾아가 설득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 대표는 "운 좋게 한 업체 사장이 우리 아이템에 관심을 가졌다"며 "제품을 판 뒤에 정산했고, 그 업체와는 지금도 꾸준히 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테이크의 소포장 견과류가 인기를 끌자 다른 업체들이 비슷한 제품을 쏟아냈다. 인테이크는 모닝 죽, 모닝 수프, 커리, 곤약 젤리 등 제품 다변화에 나섰다. 창업 6년 만에 인테이크가 출시한 브랜드는 간편식, 건강 간식 등 9가지에 달한다. 그 사이 인터넷 회원은 1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곧 싱가포르와 호주에도 현지 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한 대표에게 성공 요인을 묻자 "가벼운 몸집 덕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고민할 시간에 시장 반응을 먼저 보는 전략을 추구한다"며 "평소 고객 설문조사와 후기 모니터링 등을 면밀히 체크하고 이를 제품에 발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년간 인테이크가 시장에 내놓은 제품만 300가지가 넘는 것도 이런 전략 덕분이다. 한때 오프라인 매장도 냈지만 별 성과가 없자 큰 고민 없이 6개월 만에 철수했다.

인테이크와 협업을 하겠다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동원 F&B와 우유에 고농축 영양 분말을 녹여낸 '밀스 드링크'를 내놓기도 했다.

인테이크 직원은 25명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29세에 불과해 아직 도전할 곳이 많다. 한 대표는 "직원들이 발품을 팔아 뛰어난 납품 업체와 연구 기관을 찾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연구·개발과 제조를 사실상 외부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테이크는 전국의 식품 관련사 42만개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한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우리가 필요한 회사와 접촉하는 것 자체가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며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도 있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식품 시장 생태계에 우리처럼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테이크의 모토는 '식(食), 당신을 연구한다'이다. "사람들의 삶을 바꿔 식품계의 애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게 한 대표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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