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기업들의 천국' 美텍사스주, 법인·소득세 0%

안경애 2019. 3. 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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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중심지로 뜨는 텍사스
투자·세금 연계 '기업 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내
스마트시티 통해 교통·환경·에너지 문제 대혁신
도요타·페이스북·애플 등 잇따라 본거지로 삼아
제조산업·지역경제 위기 한국 '벤치마킹' 대상
댈러스시청에서 바라본 푸른색 로고의 AT&T 본사 사옥.
댈러스시 스마트시티 파일럿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웨스트엔드 전경.
텍사스 플레이노에 들어선 도요타 북미 본사 전경.
댈러스시 웨스트엔드 지역에 설치된 스마트 키오스크. 교통·지역정보 등이 안내된다.

창간기획 - 혁신이 답이다 스마트시티 혁신

석유경제, 굴뚝산업 위주로 성장해온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중심지 텍사스가 공격적 기업 지원과 투자전략에 힘입어 미국 경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도 비껴가는 텍사스 지역의 핵심 성장판은 댈러스·포트워스·앨링턴을 잇는 DFW(Dallas-FortWorth) 대도시권이다.

제조산업 위축과 지역경제 위기 극복이란 과제를 진 대한민국호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이다.

◇미국 성장잠재력 1위 도시, 댈러스=지난달 중순 방문한 미 텍사스주 댈러스. 주말에다 날씨도 짖굳다 보니 인적이 드물어 도심은 영화나 게임에 나오는 황량한 미래도시를 방불케 했다. 댈러스는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저격당한 곳으로, 이를 기념한 시설 외엔 특별한 관광지나 명소가 없는 평범한 중부도시다.

그런데 이 도시는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PwC가 최근 발표한 2019년 미국 내 성장잠재력 1위 도시에 선정됐다. PwC는 높은 젊은 인구 비율과 산업 전반의 활력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도시는 혁신을 빠르게 받아들여 급변하고 있었다. 공항과 시내 곳곳을 오가는 사람들은 일반택시보다 우버를 더 많이 활용하고 시민들은 공유 전동킥보드로 도심을 오갔다. 편의점에서는 무인계산대가 일상화돼 처음 접하는 외국인도 어렵지 않게 상품 바코드를 기계에 스캔한 후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지불하고 상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댈러스시는 AT&T, IBM, 시스코시스템스, 마이크로소프트, 딜로이트 등 혁신기업과 시민들이 같이 손잡고 도시 인프라와 행정서비스 전반을 바꾸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케네디 저격 장소와 케네디 관련 기록물들을 전시하는 박물관 등이 모인 웨스트엔드 지역을 스마트시티 파일럿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하고 혁신실험을 시작했다.

◇스마트시티 통해 교통·환경·에너지 혁신 나서=댈러스시와 기업들은 2015년 DIA(댈러스혁신연합)라는 협력체를 구성한 데 이어 2017년 3월부터 웨스트엔드에서 9가지 세부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DIA에는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 중소기업, 시민단체, 연구기관 등 30여 곳이 참여한다.

웨스트엔드 곳곳에 보행자 이동을 감지하는 센서와 환경센서가 설치되고 스마트 LED가로등, 스마트 주차, 스마트 워터미터링, 스마트 관개·누수감지 시스템이 도입됐다.

환경센서는 온도, 습도, 대기질 등을 감지해 건강에 위험을 주는 수준일 경우, 시민들에 경고를 보낸다. 웨스트엔드 스퀘어는 스마트공원으로 조성하고, 구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댈러스시는 일회성 프로젝트식으로 기술을 도입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살아있는 조직인 '리빙랩'을 구성했다. 댈러스에 본사를 둔 AT&T의 스마트시티·IoT 솔루션이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됐다.

지난해 11월 댈러스시의 발표에 따르면 웨스트엔드 스마트시티 파일럿 결과 보행자 통행흐름이 13% 증가하고 해당지역 사업 매출이 12% 높아졌다. 범죄발생은 1년만에 6% 줄어들고 스마트가로등 도입으로 35%의 에너지가 절감됐다.

◇"데이터와 기술은 미래 도시 핵심"=DIA는 웨스트엔드를 발전시켜 나가는 동시에 스마트시티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남부 댈러스 지역에서 2단계 사업에 착수한다. 사업을 통해 이동수단·도시인프라·공공안전·환경·행정 전체를 스마트화하는 게 목표다.

특히 '댈러스 오픈데이터'라는 시 차원의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 예산·재정·인프라·서비스 등 시가 보유한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과 정부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하는 통로를 열었다. 센서와 카메라에서 확보한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교통상황을 관리하고 제어하는 첨단 교통관리시스템도 도입한다. 꾸준한 혁신을 통해 2030년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마트시티 모델로 만든다는 비전이다.

마이크 롤링스 댈러스시장은 "데이터와 기술은 댈러스시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면서 "리빙랩 활동을 통해 도시 전체의 스마트시티를 완성하기 위해 요소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구체적인 전략을 다듬었다"고 밝혔다.

댈러스가 시도한 민관 협업 스마트시티 추진방식은 이웃 도시인 오스틴에도 전파됐다. 오스틴은 오스틴 2번가를 대상으로 IoT 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스마트 오스틴 혁신랩' 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T&T, IBM, 시스코, 인텔, 델EMC 등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주택, 교통, 환경, 의료 혁신에 나섰다.

◇투자·세금 연계 '기업 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 댈러스를 중심으로 하는 텍사스주는 미 CNBC 선정 2018년 사업하기 좋은 주 1위, 최고경영자 선정 2018년 사업하기 좋은 주에 선정됐다.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지역혁신을 연계하는 주 정부의 리더십 덕분이다.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도요타·GE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잇따라 이 지역에 투자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전략적으로 법인세·개인소득세 0% 정책을 펴면서 기업들의 본사 이전을 유도하고 이주민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생활비·주거비·사무실 임대료 등이 캘리포니아 등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고 체계적인 산업 인프라와 풍부한 인적자원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미국내 주요 도시들을 비행기로 3~4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교통여건도 갖췄다.

텍사스 주정부는 특히 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자본투자를 하면 기업에 5000만 달러 까지 현금보조금을 주는 텍사스산업펀드를 도입해 지역 내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DFW 지역에 투자한 60여개 기업이 3억550만달러의 펀드 투자를 받아 약 3만6000명을 직접고용 했다. 지난해 11월까지 투자된 총 펀드 규모는 6억840만달러로 이를 통해 9만3903개의 직접고용이 이뤄졌다.

텍사스주는 기업 단기 재고자산에 대한 세금면제, 신규 건설이나 개발사업 투자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부동산 및 재산 증가분에 대한 세금 감면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미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연구개발 투자금액에 대한 세금감면, 맞춤형 직업교육 자금지원, 중소기업 인큐베이팅펀드도 도입했다.

◇도요타·페이스북 등 기업 투자 잇따라=이런 전략에 힘입어 기업들의 투자와 이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도요타는 북미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서 텍사스주 플레이노로 이전했다. 덴버, 애틀랜타, 노스캐롤라이나 등과 비교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2017년 7월 완공한 플레이노 북미 본사에서 도요타는 4000개의 일자리를 직접 만들어냈다. 텍사스주가 제시한 각종 세금감면 혜택과 저렴한 부동산 가격, 개인소득세 면제, 제조공장과의 인접성, 편리한 교통 등이 복합적인 결정배경으로 작용했다. 텍사스주는 텍사스산업펀드에서 4000만달러를 투자하고 2018년부터 10년간 재산세 50% 감면, 2028년부터 10년간 세금환급 50% 혜택을 약속했다.

석유회사인 쉐브론, 식품·외식기업인 피자헛과 큐리그닥터페퍼, 프리토레이, 전국적 백화점 체인인 JC페니도 텍사스로 본사를 옮긴 케이스다. 미국 PGA(프로골프협회)도 약 212개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작년 12월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에 있던 본부를 댈러스 북부의 프리스코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공룡 IT기업의 텍사스행도 잇따르고 있다. 페이스북은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데이터센터를 포트워스에 건설한 데 이어 추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텍사스주는 20년간 재산세 보조와 10년간 주세 감면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애플은 새로운 매킨토시 조립공장을 어스틴에 설립했고, 대형 증권사 찰스스왑은 웨스트레이크에 1억달러를 들여 건설한 캠퍼스를 올해 완공한다. 이곳에서는 2600명의 직원이 일할 예정이다. 찰스스왑은 또 2단계 확장을 통해 총 6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댈러스에 본사를 둔 통신기업 AT&T는 댈러스를 중심으로 5G 투자를 시작했다. AT&T는 2008년 샌안토니오에 있던 본사를 댈러스로 옮겼다. 본사에만 6000명의 직원들 둔 AT&T는 댈러스 소재 최대 기업이면서 북부 텍사스에서는 어빙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슨모빌에 이어 두번째 큰 기업이다. 회사는 작년 12월 5G 부분 서비스를 시작한 12개 도시 중 하나로 댈러스를 선정한 데 이어 댈러스 인근 AT&T 경기장에 조만간 5G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1억달러를 투자해 댈러스 본사를 새로 건설하고 주변에 보행자 전용 이동로, 복합상가 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댈러스(미국)=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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