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여행코스②-서울] 뜨거운 역사 품은 '망우리'

박정웅 기자 2019. 3. 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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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언제라도 되풀이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역사에 대한 무지를 일깨우는 수많은 가르침을, 우리는 기억한다. 특히 오늘은 3·1운동 100주년이라 가르침의 의미는 더욱 선명하다. 100년 전 그날을 되새겨볼 곳이 많다. 한국관광공사 3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은 3·1운동 100주년이 주제다. [편집자주]

망우리공원의 만해 한용운 선생의 묘. /사진=한국관광공사
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망우리공원에서 독립운동가의 삶을 더듬어보면 어떨까. 망우리공원은 만해 한용운, 위창 오세창, 호암 문일평 등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가 잠든 곳이다. 우거진 숲에 고즈넉한 ‘사색의길’이 조성돼 산책하기도 좋다. 뜨겁게 살다 간 근현대 위인을 생각하며 걷다 보면 무뎌진 마음에 열정이 피어오를지 모른다.

망우리공원은 서울 중랑구와 경기 구리시 사이에 있다. 망우리공동묘지에서 망우리공원으로 이름이 바뀐 지 20년이 지났지만 망우리공동묘지로 부르는 이가 적잖다. 망우리공동묘지는 일제강점기인 1933년 약 83만2800㎡ 규모로 문을 열어 1973년까지 운영됐다. 2만8500기가 넘는 무덤이 있었지만 꾸준히 이장해 현재 7400여기가 남았다. 이장으로 생긴 빈자리에 나무를 심어, 망우리공원은 울창한 생태 공원으로 변신했다. 망우산을 따라 조성한 사색의길 주변에는 물 맑은 약수터도 많다. 공기가 깨끗하고 전망이 시원해 산책이나 조깅하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망우리공원의 산책코스. /사진=한국관광공사
망우리공원 입구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사색의길 출발점이 나온다. 망우산순환도로를 정비해 만든 사색의길은 5.2㎞에 달한다. 산책로 곳곳에 연보비가 눈에 띈다. 독립운동가와 문화 예술가의 넋을 기리는 비석에서 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독립운동가 서병호 선생의 연보비에는 “내가 있기 위해서는 나라가 있어야 하고 나라가 있기 위해서는 내가 있어야 하니 나라와 나의 관계를 절실히 깨닫는 국민이 되자”고 새겨졌다. 짧지만 강한 글이다. “우리가 독립운동을 할 때 돈이 준비되어서 한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다. 옳은 일이기에 또 아니 하고서는 안 될 일이기에 목숨을 걸고 싸웠지 아니 하냐”는 조봉암 선생 연보비는 절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산책 전 역사인물전시장부터 둘러보자. 망우리공원에 잠든 인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바닥에는 망우리공원 지도가 그려졌다. 오른쪽에는 근심과 걱정을 넣는 ‘근심먹는우체통’과 중랑둘레길 스탬프 투어용 스탬프 함이 있다. 이곳은 망우산에서 용마산으로 이어지는 중랑둘레길 출발점으로, 망우산 이미지가 새겨진 도장을 찍을 수 있다.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망우리공원 조형물. /사진=한국관광공사
길은 입구에서 두 갈래로 나뉜다. 순환하는 길이라 어느 길로 가도 상관없다. 왼쪽 길에 들어서 걷다 보면 이태원묘지 합장비 표지판이 나온다. 유관순 열사를 추모하는 곳이다. 유관순 열사는 순국 후 이태원공원묘지에 안장됐는데 일제가 공동묘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해를 분실했다. 당시 연고가 없는 무덤 2만8000기의 유해를 화장한 뒤 합장했다. 유관순 열사 묘지가 무연고 처리됐기 때문에 이 묘지에 합장됐으리라 추정한다. 지난해 9월 ‘유관순열사 분묘합장표지비’가 세워졌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한민족이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것은 인류가 공통으로 가진 본성으로써 이 같은 본성은 남이 꺾을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 자기 민족의 자존성을 억제하려 하여도 되지 않는 것이다”라는 연보비가 눈에 들어온다. 민족 대표 33인으로 3·1 독립선언을 주도한 만해 한용운의 묘(등록문화재 519호)다. 현재까지 망우리공원에는 한용운과 장정환, 오세창 등 독립운동가 9인의 무덤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망우리공원 유관순 열사 분묘합장표지비와 조형물. /사진=한국관광공사
망우리공원에는 도산 안창호의 흔적도 있다. 도산은 임시정부의 지도자로 이곳에 묘지가 있었으나 강남구 신사동에 도산공원이 조성되면서 이장했다. 도산의 비서로 임시정부에 참여한 유상규는 다른 동지들과 함께 망우리공원에 잠들었다. 봄이 되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독립운동가이자 아동문학가 소파 방정환의 묘지다. 묘비에는 ‘어린이 마음은 신선과 같다’는 동심여선(童心如仙)이 적혔다. 어린이를 위해 살다 간 이에 어울리는 글귀다.

또 화가 이중섭, 시인 박인환, 소설가 계용묵, 조각가 권진규 등 수많은 문인과 예술가 묘지도 있다. 추모객이 많은 묘지 중 하나는 이중섭 화가의 무덤이다. 화가의 묘비에는 원 안에 두 아이가 꼭 껴안은 모습이 새겨졌다. 후배 차근호의 작품으로, 이중섭의 두 아들을 상징한다.

화가 이중섭의 묘. /사진=한국관광공사
망우리공원을 둘러보면 묘지라기보다 야외 역사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물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더듬어보는 소중한 공간이다. 이러한 까닭에 망우리공원은 2015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또 2012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에 지정됐다.

이곳에 잠든 인물 이야기를 담은 책 <그와 나 사이를 걷다>를 출간한 김영식 작가는 “망우리묘지의 숲에서 시내를 보면 삶과 죽음의 사이에, 그리고 과거와 현재 사이에 내가 서 있음을 느낀다”며 “이 땅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근현대 역사와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경의중앙선 망우역 1번 출구, 망우역·망우지구대 정류장에서 270번 버스 이용, 동부제일병원 정류장 하차, 망우리공원까지 도보 약 10분.
버스: 88번·167번·201번·202번·270번, 동부제일병원 정류장 하차, 망우리공원까지 도보 약 10분.

☞주변 볼거리
봉화산옹기테마공원, 서울장미공원, 성덕사, 우림시장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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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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