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딸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계절.. '1만원 딸기 여행' 가볼까

부천·양평·연천/박근희 기자 2019. 2.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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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수확체험.. 서울 근교 농장
"딸기가 좋아!" 경기도 부천의 딸기 농장 '슈퍼팜'에서 인근 어린이집 원아들이 딸기 수확 체험 후 딸기를 맛보고 있다. / 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딸기는 1월부터 5월까지 제철이다. 12월부터 슬슬 하우스딸기가 나오기 시작하지만 단단하고 잘 익은 딸기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시기는 지금부터다. 때마침 딸기 농장에선 매혹적인 색감에 앙증맞은 모양의 딸기를 바로 따 맛보는 수확 체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신식 시설에서 딸기를 거둘 수 있는 '스마트 팜(Smart Farm·빅데이터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부터 갓 딴 딸기로 카페 스타일의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어볼 수 있는 농장까지, 소셜미디어(SNS)에서 소문난 서울 근교 딸기 수확 체험 농장을 찾았다.

딸기는 예민한 애인, 수확은 '스마트'하게

"사람으로 치자면 딸기는 아주 예민한 애인 같아요. 조금만 관심을 덜 주면 금방 시들어버리거나 죽어버립니다. 온도, 토양 등 재배 환경에도 민감해서 딸기 농사는 성공과 실패를 예측할 수 없어요. 다행히 올해 딸기는 작년 이맘때보다 상품 가치가 꽤 좋은 편입니다."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딸기 농장슈퍼팜의 박준영(27) 재배 매니저는 "딸기 같은 애인이라면 사양하고 싶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만큼 딸기는 재배가 까다로운 작물이란 얘기. 수확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 손이 닿으면 이내 체온 때문에 물러진단다. 딸기로선 화상을 당하는 격. 수확 체험을 하기 전 체험객을 단단히 교육하는 이유다. "두꺼운 코트에 쓸리기만 해도 딸기가 다칩니다. 한번 손을 댄 딸기는 반드시 따야 하고요." 어린아이들이라고 예외는 없다. 박 매니저는 딸기 수확 체험을 온 서너 살 유아들에겐 주의 사항과 수확 방법을 쉽게 설명했다. "아기 손을 꽉 만지면 아프죠? 딸기도 꽉 만지면 아파요. 잡아당기지 말고 검지와 중지를 'V' 자로 만들어 살짝 잡고 악수하듯 '톡' 따면 돼요."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최신 시설을 갖춘 경기도 부천의 딸기 농장 슈퍼팜 전경. / 슈퍼팜

슈퍼팜은 스마트 팜으로 5000여㎡(1500여 평) 규모에 최신식 딸기 재배 시설을 갖췄다. 밭에 기르는 전통 방식이 아니라 수경 재배 방식을 따른다. 레일처럼 생긴 긴 베드(이랑에 해당하는 시설)에 상토를 채워서 모종을 심고 양액(비료를 물에 녹인 것) 공급 장치로 17가지 영양소를 공급한다.

체험이 시작되면 기다란 베드는 체험객 키 높이에 맞춰진다.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베드 사이를 오가며 딸기를 편안하게 딸 수 있다. 아이들은 수확한 딸기를 담기보다 입에 넣느라 바쁜 모습이다. 박씨는 "체험은 수확 후 맛보길 권장하고 있는데 어란아이들의 경우 말릴 순 없더라"며 웃었다. 갓 딴 딸기는 당도가 강하기보다 단 향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100% 익은 딸기를 출하하면 판매되기 전에 물러 버리기 때문에 딸기 농장에선 80% 정도 익은 딸기들만 경매용으로 출하해요. 딸기 수확 체험은 100% 익은 딸기를 바로 맛볼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이곳에선 국산 딸기 대표 품종인 '설향'을 수확할 수 있다. 2019년 현재 국내에서 재배하는 딸기 가운데 80~90%는 설향이다. 다른 품종보다 재배하기도 쉽고 수확도 많기 때문이다. 박 매니저는 "딸기는 꽃대가 여러 차례 나오는데 대체로 첫 번째 꽃대에서 처음 나온 딸기가 씨알이 굵고 맛이 좋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첫 번째 꽃대의 딸기를 모두 수확하고 나면 두 번째 꽃대가 다시 올라오고 여기에 다시 딸기가 열린다. 5월까지 한 달에 한 번 주기로 씨알 굵은 딸기가 열린다.

일반 딸기 농가에선 1인 1만~1만5000원의 체험비를 내고 수확 체험 후 일정량을 팩에 담아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와 달리 슈퍼팜에선 딸기 수확 체험만 할 경우 1인 4000원의 체험료를 낸다. 가져가려면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딸기 가격은 보통 700g에 8000원 선이나 시중 가격에 따른다. 수확 체험과 연계해 딸기 아이스크림 만들기(2인분 1만원), 딸기 케이크 만들기(2인분 1만5000원)도 진행한다.

2018년 1월에 문을 열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확 체험을 진행하는 이곳엔 주말에 하루 평균 400명이 다녀간다. 박 매니저는 "최근 SNS로 알려지며 어린 자녀를 둔 가족뿐 아니라 젊은 커플들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김포공항과 가까워 최근 '딸기 한류'가 일고 있는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단체 관광객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 아직까지 농장 관람은 무료다. 수확 체험은 예약 필수.

경기도 연천 '들꽃가람농장' 옆 '아틀리애786'에선 딸기 케이크 만들기 등 체험을 진행한다. / 들꽃가람농장

딸기 수확 후 카페 스타일 딸기 디저트 냠냠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들꽃가람농장은 딸기 덕후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소문난 곳이다. 가업을 이어받아 젊은 귀농 남매 강명성(35)·강선미(37)씨가 각각 딸기 농장과 딸기 테마 카페를 운영한다. 수확 체험은 기본. 바로 옆에 이어진 딸기 테마 카페 '아뜰리애 786'에선 당일 수확한 딸기로 파티시에 강선미씨가 만든 디저트와 음료를 맛볼 수 있다. 그야말로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방식. 싱싱한 딸기를 즐기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딸기우유(잔 5000원, 병 6000원), 딸기에이드(5000원), 딸기밀크티(5000원), 딸기레몬티(5000원)를 비롯해 딸기케이크(조각 6000원, 한 판 3만~5만원) 등 메뉴마다 생딸기가 듬뿍 들어간다.

경기도 연천 딸기 테마 카페 '아뜰리애786'의 딸기케이크와 음료. / 들꽃가람농장

딸기 수확은 체험비 1인 1만2000원에 20분간 진행한다. 체험객들은 수확하며 딸기를 실컷 시식할 수 있다. 수확한 딸기는 1인당 400g씩 팩에 담아 가져갈 수 있다. 딸기 수확과 별도로 딸기우유 만들기(8000원), 딸기청 만들기(1만원) 등 체험이 기다린다. 강선미씨는 "딸기케이크 한 판을 만들어가는 딸기케이크 만들기(재료비 포함 2호 5만원, 3호 6만원) 외에 3월부터는 딸기컵케이크 만들기(체험비 미정)도 신설할 예정"이라고 했다. 디자인을 전공한 강명성씨가 진행하는 식물 그리기 체험(90분 소요)도 특별하다. 캔버스에 아크릴로 식물을 그려보는 체험은 5인 이상 예약 가능하다. 체험비는 1인 1만5000원이다. 단, 아뜰리애 786은 금·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한다. 수확 체험 및 만들기·그리기 체험 프로그램 신청은 예약 필수.

경기도 '양평외갓집딸기농장'에서 딸기 수확 체험 중인 체험객. / 박근희 기자

전철 타고 가는 친환경 딸기 수확 농장도

딸기 체험 농장은 양평, 남양주, 일산 등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 매년 봄, 딸기 축제를 여는 '맑은 물 고장' 양평엔 딸기 수확 체험 농가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양평외갓집딸기농장은 경의중앙선 원덕역 하차 후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무농약 인증 딸기만 재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농약 없이 친환경으로 재배한 딸기라 어린아이를 둔 젊은 엄마들, 어린이집, 유치원 등 단체 체험객들이 즐겨 찾는다. 무엇보다 딸기가 맛있다고 소문난 만큼 바로 수확한 딸기를 사려는 발길이 이어진다.

660여㎡(200평 정도) 비닐하우스 4동이 나란히 연결된 농장엔 하얀 딸기꽃 위로 벌이 곡선을 그리며 날아다닌다. 영락없는 봄 풍경. 씨알 굵고 맛있는 딸기를 한 차례 수확하고 난 뒤라 현재 잘 익은 딸기와 설익은 딸기가 섞여 있다. 체험객이 방문하면 농장주 민영실(62)씨가 잘 익은 딸기가 주렁주렁 열린 쪽으로 안내한다. 7년째 이곳에서 딸기 농장을 운영해 오고 있다는 민씨는 "올해는 추운 날이 별로 없어서인지 딸기가 맛이 잘 들었다"고 했다. 체험객은 딸기 수확 시 주의 사항과 딸기 수확 방법 등을 숙지한 후 시간에 구애 없이 수확 체험과 시식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초등학생 이상 성인은 1인 1만5000원, 미취학 아동은 1만2000원이다. 36개월 미만은 부모 동반 시 무료 입장 가능하다. 수확 체험 후 받은 팩에 자신이 수확한 딸기 500g을 담아갈 수 있다. 딸기 수확 체험은 오전 11시부터 진행한다.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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