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손길 기다리는 조선인 유골, 오키나와 곳곳에 있다"

2019. 2. 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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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손을 뻗어주기를 기다리는 한반도 출신자분들의 유골이 오키나와(沖繩) 곳곳에 있습니다."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땅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지상 전투가 펼쳐진 일본 오키나와에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유골을 찾아 이들의 넋이라도 위로해주려는 시민들이 있다.

구시켄 씨는 "조선인들이 묻혀있을 법한 곳이 오키나와 곳곳에 있다"며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에서 숨진 조선인들의 유골을 제대로 수습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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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유골발굴 단체 '가마후야' 활동가 구시켄 다카마쓰 씨 인터뷰
"日정부, 유골수습 적극 나서야..목소리 안 내는 韓정부 의아해"
오키나와 유골 발굴 시민단체 '가마후야'의 구시켄 대표 (기노자손 [일본 오키나와]=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올해로 35년째 유골 발굴과 수습 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가마후야'의 구시켄 다카마쓰(具志堅隆松·62) 대표. 2019.2.15 bkkim@yna.co.kr

(기노자손 [일본 오키나와]=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여러분들이 손을 뻗어주기를 기다리는 한반도 출신자분들의 유골이 오키나와(沖繩) 곳곳에 있습니다."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땅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지상 전투가 펼쳐진 일본 오키나와에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유골을 찾아 이들의 넋이라도 위로해주려는 시민들이 있다.

올해로 35년째 유골발굴과 수습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가마후야'다. 가마후야는 동굴(가마)이라는 일본어와 파는 사람(후야)의 합성어로, 동굴을 파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16일 오키나와 기노자손(宜野座村)의 유골 발굴 현장에서 만난 구시켄 다카마쓰(具志堅隆松·65) 씨는 이 단체의 대표다.

구시켄 씨는 28살 때부터 유골을 수습해 이를 가족들에게 돌려주는 일을 묵묵히 해왔다. 의료기기 수리라는 생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젊은 날을 유골을 찾는 데 헌신했다.

오키나와 전쟁 참상 전하는 그림 오키나와전도 (기노완시[일본 오키나와]=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14일 일본 오키나와(沖繩) 기노완(宜野彎)시에 위치한 사키마(佐喜眞) 미술관에서 1945년 오키나와 전투의 참상과 일본군의 만행을 표현한 오키나와전도(戰圖, 마루키 이리·마루키 토시 作)을 관람객이 바라보고 있다. 2019.2.15 bkkim@yna.co.kr

그가 유골 수습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오키나와가 태평양전쟁의 처절한 전장이었던 비극적인 상황과 연관성이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집 근처 산에 가면 유골들이 많이 발견됐는데, 성장하면서 이 유골들이 수습되지 않고 버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후 어른이 돼 유골을 찾아 가족들에게 돌려주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에서는 1945년 4~6월 격렬한 전투가 치러졌다. 미군은 오키나와를 일본 본토 공격을 위한 거점으로 생각했고, 일제는 자살공격까지 퍼부으며 저항했다. 오키나와의 주민들과 군인·군속 혹은 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은 이런 일제의 저항에 사용된 도구가 됐다.

강제로 끌려와 오키나와 전투에서 희생된 조선인의 수는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유골은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채 이국땅에 묻혀있다. 일제의 전쟁터에 강제로 끌려와 숨진 것도 억울한데 어디에 묻혔는지도 모른 채 방치된 것이다.

구시켄 씨는 "조선인들이 묻혀있을 법한 곳이 오키나와 곳곳에 있다"며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에서 숨진 조선인들의 유골을 제대로 수습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유골을 발굴 중인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02.14 송고]

한국인의 무덤가에 이름이 적힌 나무 표식이 세워졌던 모토부(本部)도 이 중 하나다. 그는 한국과 일본 북단 홋카이도(北海道)의 시민단체, 조선총련계 재일동포들과 함께 모토부 발굴을 추진 중이다.

구시켄 씨는 "오키나와에 끌려온 조선인 중 스스로 죽으려고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희생자는 일본인, 조선인, 미국인 구별하지 말고 모두 인간으로 취급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동원자에 대해서도, 오키나와 주민들에 대해서도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 시기에)나쁜 짓을 했으니 죄를 보상한다는 생각으로 조선인 유골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한일 관계가 좋지 않지만, 유골 문제는 인간의 문제고, 희생자의 문제로 양국 관계와 상관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오키나와 조선인 유골발굴 문제에 대해 왜 이렇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왜 이렇게 힘 있게 대응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한일 간 갈등이 더 거세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은데, 유골 문제가 희생자를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자는 것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키나와 유골 발굴 시민단체 '가마후야'의 구시켄 대표 (기노자손 [일본 오키나와]=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올해로 35년째 유골 발굴과 수습 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가마후야'의 구시켄 다카마쓰(具志堅隆松·62) 대표. 2019.2.15 bkkim@yna.co.kr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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