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조카와 설 놀이? '종이접기' 강력 추천!

2019. 1. 3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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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종이와 종이접기 안내만 있으면 준비 끝
다양한 무늬 색종이에 더욱 즐거워져
종이접기 싫증 내면 종이 찢어 붙이기로 전환
하다 보니 어른도 즐거운 놀이
자료 제공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종이접기>(슬로래빗·이원표 지음) *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설날 풍경이 달라졌다. 과거 매서운 바람에 아이들은 볼이 벌게졌다. 콧물을 흘리면서도 연을 날리고 팽이를 돌리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을 곳곳에 넘쳤다. 이제 찾기 어려운 풍경이다. 추위와 미세먼지에 바깥 활동은 더 어려워졌다. 설을 맞은 어린이에게 안성맞춤인 실내 놀이를 찾았다. 간단하면서도 명절 분위기를 한껏 낼 수 있는 ‘종이접기’ 놀이를 해보면 어떨까?

인생에 변화가 생긴 뒤 온갖 어린이 놀이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조카가 태어나면서부터다. 설에 만날 조카와 함께 놀 거리를 찾아야 한다! 조건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비용이 저렴해야 한다.(고모의 주머니 사정 좀 이해해주렴) 둘째, 최대한 오래 놀 수 있어야 한다.(다른 놀이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더욱!) 셋째, 싫증을 내면 빠르게 다른 놀이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싫증→짜증→울음의 경로를 피하기 위하여….)

까다로운 조건에 딱 맞는 놀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종이접기’다. 요즘처럼 삼한사미(3일 춥고, 4일 미세먼지가 짙다는 뜻의 신조어)에 적합한 실내 놀이다. 4살(37개월) 조카와 놀이 검증에 나섰다.

어쩌면 남은 평생 색종이를 사지 않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채로운 색종이의 세계를 조카 덕분에 알게 됐다. 단면·양면 색종이를 사러 문구점에 갔다가, 색종이를 잔뜩 충동 구매했다. 꽃누르미(압화) 무늬 색종이, 전통 무늬 색종이, 양면 다른 무늬 색종이, 과일 무늬 색종이 등. 이렇게나 많다니! 대여섯개를 골랐지만 그 가격은 만원을 넘지 않는다. 전통 무늬 색종이 20장 한 묶음이 1500원 정도다.

설날을 맞아서 하는 놀이인 만큼 어떤 걸 접을지도 세심하게 골랐다. 유아와 함께 해야 하니, 너무 어렵지 않아야 한다. 서점으로 가 종이접기 책을 뒤졌다. 그러나 발견한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종이접기>(슬로래빗·이원표 지음)! 175가지 종이접기 방법이 자세히 적혀있다. 이 가운데 난도가 높지 않으면서도 설날에 제격인 ‘한복’과 ‘복주머니’ 그리고 기해년을 맞아 ‘돼지’를 접어보기로 했다.

“우리 돼지 먼저 접어볼까?” 조카는 호기심에 눈이 동그래진다! 책과 색종이, 여기에 준비물이 하나 더 필요하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종이접기 책의 지은이는 유튜브 세계에서 ‘네모아저씨’로 통한다. 종이와 네모아저씨의 손만 나오는 종이접기 채널은 12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렸다. 가장 접기 쉬운 돼지를 네모아저씨 동영상과 책을 봐가며 접었다. 조카는 아직 손끝이 여물지 않아, 계속 도와줘야 했다. 한복 치마를 만들기 위해 전통 무늬 색종이와 꽃누르미 무늬 색종이를 꺼냈더니, “고모, 나도 예쁜 색종이!”라며 빨리 달라고 성화다.

10여 분 지났을까? 모든 것이 순조롭다는 생각이 들던 그때, 조카는 종이접기는 내팽개치고 종이 찢기에 빠졌다. 그때 바로 비상용으로 준비한 ‘우리 한지 색종이’를 꺼냈다. 하얀 종이에 풀을 바른 뒤 한지 색종이를 마음껏 찢어 붙이게 했다. “우와! 우리 ○○, 색종이로 꽃을 만들었네!”라며 추켜세우자 고개를 으쓱하고 씩 웃더니 이내 빠져든다. 종이 찢어 붙이기에 30분 넘게 집중했다. 그 사이, 고모는 한복과 복주머니를 모두 만들었다. 그만큼 쉽다. 그리고 재미있다. 종이접기를 꼭 유아·어린이만 하란 법 없다. 접고 찢고 붙이고 노는, 조카도 고모도 즐거운 설맞이 ‘종이 놀이’였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설날 음력 정월 초하룻날을 뜻하는 설날은 조선시대에는 한식·단오·추석과 더불어 4대 명절 중 하나였다. 설날을 전후한 다양한 민속신앙이 있다.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지 않는 것을 수세(守歲)라고 하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했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먹는다거나 복을 끌어들이는 복조리 장식도 널리 알려진 설 풍속이다. 설 즈음의 놀이에도 갖가지 의미가 있다. 정초에 널을 뛰면 그해에 발에 좀(무좀)이 슬지 않는다고 했다. 섣달그믐 무렵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연을 날리다가 재액을 보내고 복을 맞이하는 글씨를 써서 높이 띄운 연을 줄을 끊어 멀리 날려 보내기도 했다. ESC도 2019년 설을 앞두고 여러 가지 놀잇감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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