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지 마세요"..경기북부 축산농가 '구제역 자체 격리'

이호진 2019. 1. 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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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때문에 매번 이러니까 단련이 되네요."

31일 오전 경기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의 한 축사 앞에서 만난 농장 관계자 김모(53)씨는 명절을 앞두고 안성시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한 긴급 방역조치에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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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농장 피해 우려해 외부 활동 자제
추가 예방접종 중인 농장들..인력 부족
【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31일 경기 양주시 은현면의 한 축산농가 진입로에 차량 소독을 위한 석회가 뿌려져 있다. 2019.01.31. asake@newsis.com

【포천·연천=뉴시스】 이호진 기자 = “구제역 때문에 매번 이러니까 단련이 되네요.”

31일 오전 경기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의 한 축사 앞에서 만난 농장 관계자 김모(53)씨는 명절을 앞두고 안성시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한 긴급 방역조치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같은 경기도라고는 해도 거리가 좀 있으니까 다들 석회 뿌리고 조심만 하는거죠”라며 차량 진입로에 석회를 뿌렸다.

이번 구제역에 크게 긴장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신경이 쓰이는지 “아직 예방접종 중이라 농장 안으로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며 여러 차례 경고하고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다.

전날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번에 발생한 O형 백신을 배포한 상태라 사육두수가 많은 곳은 접종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잠시 뒤 인근 가산면 감암리의 농가를 찾았지만, 이곳에서 인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입구에 석회를 뿌린 듯 흰색 가루만 흐릿하게 남아있을 뿐 안쪽 축사에서 육우 10여 마리가 주저앉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31일 경기 양주시 은현면의 한 목장에서 젖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9.01.31. asake@newsis.com

결국 농장주를 만나지 못한 채 이번에는 양주시 은현면 하패리로 이동했다.

동두천시와 맞닿아 있어 축산 분뇨에 의한 동두천 주민의 악취 민원이 빈발했던 곳이지만, 최근 몇년간 많은 농장이 문을 닫거나 이전한 상태다.

이 곳 역시 농장 입구에 석회 자국이 선명했다. 출입로 한켠에 ‘방역 중 관계자외 출입을 금함’이라는 문구가 쓰인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더 이상 농장 안쪽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주변을 지나던 한 주민은 “구제역이 터지면 농장 사람들은 밖에 잘 안나온다”며 “이럴 때마다 사료값이다 뭐다 손해를 많이 봐서 예민하니 행여나 안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인근 동두천시와 연천군의 축산농가도 방문했지만, 역시 출입구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멀리 농가 안쪽으로 산책을 나온 듯한 농장 관계자가 보이기는 했지만, 추운 날씨 때문인지 금방 안쪽으로 사라졌다.

【연천=뉴시스】 이호진 기자 = 31일 경기 연천군의 한 축산농가 출입문이 구제역 긴급방역조치로 인한 출입통제로 굳게 닫혀 있다. 2019.01.31. asake@newsis.com

농가들이 자체적으로 격리에 들어가면서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외부 요인에 인한 구제역 전파 우려는 거의 없어 보였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0일 구제역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음에도 포천시에서 양주시, 동두천시를 거쳐 연천군으로 국도와 지방도를 따라 이동하는 동안 거점 소독시설을 단 한 곳도 보지 못한 것은 의아했다.

취재를 마친 후 각 지자체에 문의해보니 축산농가가 많지 않은 동두천시는 별도의 소독시설을 운영하지 않았고, 연천군의 경우 축산농가가 많은 연천읍 동막리에 거점 소독시설을 운영 중이었다.

한 지자체 방역 관계자는 “지난해 10~11월에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에서 이번에 다시 백신 접종을 하게 되면서 농가들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1-2년간 발생한 A형이 아닌 O형이라 경기북부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sak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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