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강황과 울금, 둘 모두 어혈약 [허브에세이]
강황은 성질이 따뜻하고, 울금은 성질이 차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니 몸이 찬 사람은 강황을, 뜨거운 사람은 울금을 먹자.
“원장님, 오늘 카레인가 봐요.”

한의원 건물 지하 1층에 있던 식당에서 카레를 끓이면, 그 냄새가 2층의 한의원 복도까지 올라온다. 그런 날은 언제나 밥을 반 공기는 더 먹었다. 같이 먹는 직원이 그걸 알아서, 복도에서 카레 냄새를 맡을 때마다 그 낭보를 내게 전했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두 개 층 위까지 올라올 만큼 향이 강한 카레. 그 향을 이루는 주원료가 뭔지 아느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강황이라 답한다. 어떤 사람들은 울금이라 답한다. 그래, 오늘은 강황과 울금 얘기를 해보자.
강황은 ‘생강 강(薑)’ 자에 ‘누를 황(黃)’ 자를 쓴다. 생강인데 노랗단 뜻이다. 울금은 ‘울창할 울(鬱)’ 자에 ‘쇠 금(金)’ 자를 쓴다. 황금처럼 선명하게 노랗단 뜻이다. 생김새와 활용도가 비슷해 둘을 구분하기 어렵다 보니 여러 설이 있다.
하나, 구분할 필요 없이 똑같다는 설.
둘, 재배지에 따라 인도산은 강황이고 국내산은 울금이라는 설.
셋, 사용 부위에 따라 뿌리줄기인 강황과 덩이뿌리인 울금으로 나뉜다는 설.
넷, 비슷하지만 다른 식물이라는 설.
고민할 필요는 없다. 식약처에서 공식적으로 세 번째 설을 인정하고 있으니 그렇게 알면 된다.
본초학적으로 둘은 모두 어혈약이다. 공통적으로 혈행을 촉진하고 통증을 완화시키며 월경을 고르게 한다. 그러나 강황은 성질이 따뜻하고, 울금은 성질이 차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니 몸이 찬 사람은 강황을, 뜨거운 사람은 울금을 먹자. 〈동의보감〉에는 시린 통증에 강황을, 출혈증에 울금을 쓰라고 나온다. 식약처에서는 강황 추출물이 관절 건강에, 발효 울금이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어렵게 나누어 기억하지는 말자. 어차피 둘 다 주성분은 커큐민으로 같다. 커큐민에는 위에서 언급된 효과 외에도 항암효과와 치매예방 효과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엔 커큐민을 주원료로 한 숙취해소제도 출시된 바 있다.
효능이 있으면 부작용도 있다. 어혈약은 자궁을 수축시켜 생리하는 여성에게 좋지만, 그만큼 임산부에게는 위험하다. 식약처에서도 영유아, 임산부, 수유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혹시 임신 중에 멋모르고 카레를 먹어버렸다면? 걱정하지 마시라. 시중의 카레에는 강황이 3% 정도밖에 들어가 있지 않다. 1인분에 1g이 채 안되니, 건강에 대단한 영향을 끼칠 정도의 양이 아니다.

나는 강황밥보다 카레밥이 좋다. 아무래도 강황에는 사람을 설레게 하는 효능은 없는 듯하다.
이상진 한의사, 전 보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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