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예서 책상'을 집으로 들이십시오"

심성미 2019. 1. 24. 17: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3일 오후 내내 네이버 검색어 상위에 '예서 책상'이란 단어가 올라 있었다.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가운데 최고 시청률(22.3%)을 기록한 JTBC 'SKY캐슬'에 등장한 책상이다.

공식 블로그에는 주문 후 2, 3일이면 받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최 대표는 10여 년 전 고3 수험생이던 딸이 겪은 일을 계기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인용 독서실 '스터디큐브'..'SKY캐슬' 방영후 주문 급증
강남엄마 사이 입소문에 제작진이 먼저 협찬 제안
임용고시 준비 등 성인 수요도
'특허장인' 최기주 이목 대표, 음식점용 긴 라이터 등 발명도

[ 심성미 기자 ]

드라마 ‘SKY캐슬’에 나와 유명해진 ‘예서 책상’ 스터디큐브.


지난 23일 오후 내내 네이버 검색어 상위에 ‘예서 책상’이란 단어가 올라 있었다.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가운데 최고 시청률(22.3%)을 기록한 JTBC ‘SKY캐슬’에 등장한 책상이다. 서울대 의대 입학을 목표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교 1등을 하는 수험생 ‘예서’의 방에 놓인 ‘독서실 책상’이다. 박스 형태의 이 책상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와 관심을 끌었다. 정식 제품명은 ‘스터디큐브’다. 가격은 245만원. 공식 블로그에는 주문 후 2, 3일이면 받을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 나온 이후 달라졌다. 주문량이 폭주해 45일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이 제품을 직접 설계·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이목의 최기주 대표(사진)는 “드라마 SKY캐슬 방영 이후 주문량이 8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고3 딸 때문에 만든 제품”

‘예서 책상’은 공중전화 부스를 연상케 하는 1인용 독서실이다. 좁은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환경을 만들어줘 집에서도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집중할 수 있다.

스터디큐브

최 대표는 10여 년 전 고3 수험생이던 딸이 겪은 일을 계기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딸이 독서실에서 공부를 마치고 밤 12시 넘어 집에 돌아오다 치한에게 쫓기는 일이 발생했다. 딸에게 “위험하니 독서실에 가지 말고 집에서 공부하라”고 했지만 딸은 “집에서는 도무지 집중이 안 된다”고 했다. 그가 딸을 위해 고안해 낸 게 ‘집 안의 독서실’이었다. 3년간 제품 설계를 하고 특허를 내 2012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꾸준히 팔렸다. 최 대표는 “매출의 30% 정도가 강남구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작 최 대표의 딸은 제품 혜택을 보지도 못했지만 7년간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는 “스터디큐브를 사간 뒤 ‘중학생 딸이 전교 1등을 했다’는 감사 전화를 받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SKY캐슬 제품 협찬은 제작진이 ‘강남 엄마’들이 구매한다는 소문을 듣고 먼저 요청해 이뤄졌다.

그렇다고 이 제품을 수험생만 사가는 건 아니다. 최 대표는 “사용자의 30%는 학생이 아니라 성인”이라고 말했다. 경찰 공무원이나 소방 공무원, 임용고시 준비생 등이 집중해서 공부하기 위해 구매한다는 얘기다. 최 대표는 “본인만의 공간이 부족한 부모들이 취미 생활이나 독서를 위해 구입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했다.


가스매치 발명한 주인공

스터디큐브가 최 대표의 첫 작품은 아니다. 그는 음식점에서 가스에 불을 붙일 때 쓰는 긴 라이터인 ‘가스매치’를 발명한 주인공이다. 일회용 라이터를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다가 1987년 긴 라이터를 발명해 특허를 냈다. 이후 지라프산업이라는 회사를 차려 16년간 각종 가스 용품을 판매했다. 그는 2003년 업종을 바꿔 목재 수입을 시작했다. 이목이라는 회사는 이때 세웠다. 이후 침대 식탁 등 원목 가구를 제작해 팔았다. 최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제조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청계천 공구거리를 돌아다니는 게 취미였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가스매치, 스터디큐브뿐 아니라 직접 고안한 목조주택 관련 특허 등 실용신안 특허 4개를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스터디큐브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공부를 위해 아이를 갑갑한 곳에 가둬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그런 오해를 받을 때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 순환이 잘 되도록 설계했고, 침엽수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오히려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게끔 도와주는 제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네이버에서 한국경제 채널 구독하기<자세히 보기>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