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B노선 등 수도권 '예타 면제' 제외..3기 신도시 조성 차질 빚나
국토부 "경제성 높아..면제 아닌 통과 목표로 추진"
'송도~마석 GTX' 남양주 왕숙지구 핵심 교통 대책
[ 서기열 기자 ]
정부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대상에서 수도권 지역 사업을 제외할 전망이다. 인천 송도와 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서울 동부간선도로 확장, 지하철 7호선 연장(양주 옥정~포천), 신분당선 수원 호매실 연장, 강화~영종평화고속도로 등의 사업이다. 남양주 왕숙신도시 조성 등을 위해 GTX-B노선을 추진 중인 국토교통부는 면제 여부와 별도로 연내 예타 완료를 추진할 방침이다.
예타 면제사업 이르면 다음주 결론
17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재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는 이르면 다음주 예타 면제 대상 선정을 위한 지역균형발전회의를 열 예정이다. GTX-B노선을 포함해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신청한 사업은 대부분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예타 면제는 지역균형 개발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수도권을 배제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SOC에 대한 예타 완화를 추진 중이다. 예타는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이거나 국고 재정지원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대해 사업성을 미리 따지는 제도로 1999년 도입됐다. 해당 사업의 비용 대 편익(B/C)이 1을 넘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다만 경제성이 부족해도 지역균형 발전 등 명분이 있을 경우 면제하기도 한다.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어도 건설된 호남고속철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말 정부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로부터 예타 면제 대상 사업 신청을 받았다.
GTX-B도 예타 면제 제외
수도권 지자체가 신청한 예타 면제 사업 중 주택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사업은 GTX-B노선이다. 3기 신도시로 개발될 남양주 왕숙신도시의 핵심 교통 대책인 데다 노선상에 송도 등 주거지가 많아서다. GTX-B노선은 송도에서 출발해 서울 여의도, 서울역, 청량리 등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80.1㎞ 구간의 노선이다. 평균 시속 110㎞의 열차를 운행해 송도에서 서울까지 걸리는 시간을 현재 82분에서 27분으로 단축한다.
GTX-B노선은 인천시가 예타 면제를 신청한 사업이지만 신청 당시부터 면제받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정부가 예타 면제를 추진하는 이유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GTX-B노선은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사업”이라며 “수도권을 더 키우는 사업의 예타를 면제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업규모가 6조원에 육박한다는 점도 예타 면제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지자체들이 면제 대상으로 신청한 사업의 사업비가 대부분 1조원을 넘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GTX-B노선 예타를 면제할 경우 다른 지자체들이 형평성을 맞춰달라며 반발할 수 있어 균형위 내부에서 면제에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GTX-B노선 경제성 높아져”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GTX-B노선 사업이 무산된 것은 아니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GTX 건설의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연내 GTX-B노선 예타 통과를 추진 중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3기 신도시 발표 당시 내놨던 수도권광역교통망 대책에서 예타 면제가 아니라 통과를 목표로 잡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내 예타 완료를 목표로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GTX-B노선은 2014년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다. 현재는 경제성이 많이 높아졌다는 게 국토부 분석이다. GTX는 A, B, C노선의 연계에 따른 시너지가 큰 사업이다. A노선은 지난달 27일 착공식을 했다. C노선은 지난달 예타를 통과한 뒤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다. A와 C노선이 빠르게 진척되는 가운데 B노선과 환승을 통한 시너지가 크다. 3기 신도시로 남양주 왕숙지구가 지정된 것도 예타 통과에 긍정적인 요소다. B노선이 지나가는 남양주시 왕숙면에 조성될 왕숙지구에는 6만6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를 반영한 편익이 2014년 예타 때보다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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