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교복도?"..교복값 담합 어떻게 이뤄졌나

세종=정현수 기자 2019. 1. 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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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충청북도 청주시 교복업체들의 교복값 담합을 적발했다.

담합 업체들은 교복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입찰제도의 허점을 파고 들었다.

담합에 참여한 업체들이 제공한 교복은 평균 2만5000원 가량 더 비쌌다.

입찰제도 초기에는 브랜드 교복업체들의 반발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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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청주시 교복업체 담합 적발..낙찰자 미리 정해놓고 입찰가격 짬짜미

정부가 충청북도 청주시 교복업체들의 교복값 담합을 적발했다. 2014년 교복 구매 입찰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적발한 담합 행위다. 담합 업체들은 교복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입찰제도의 허점을 파고 들었다.

결과적으로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복을 더 비싸게 주고 샀다. 담합에 참여한 업체들이 제공한 교복은 평균 2만5000원 가량 더 비쌌다. 청주시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도 추가적인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교복값 짬짜미 어떻게?= 청주시의 교복값 담합은 2015년 7~10월에 발생했다. 당시 총 27개 중·고등학교가 구매입찰에 나섰다. 그런데 낙찰자와 낙찰가격이 이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가 들어왔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 총 27건의 입찰 중 20건을 3개 업체가 나눠 가져간 것을 파악했다. 엘리트교복 청주점과 아이비클럽한성이 각각 7건, 스쿨룩스 청주점이 6건이었다. 이들은 모두 브랜드 교복업체의 대리점이다.

더 이상한 것은 낙찰가격과 입찰가격이었다. 3개 업체의 평균 낙찰률은 94.8%였다. 낙찰률은 교복값 예정가격 대비 낙찰금액이다. 예정가격은 시장조사에서 나온 잠정적인 최고가격의 3% 범위로 결정한다.

즉, 낙찰률이 높을수록 비교적 높은 가격에 입찰을 따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교복 동하복 세트의 예정가격은 약 28만원이다. 3개 업체는 평균 26만5440원을 써내 입찰에 성공했다. 답합의 결과였다.

3개 업체는 사전에 낙찰자와 입찰 금액을 조율했다. 가령 A학교 교복의 경우 스쿨룩스 청주점이 27만7000원에 낙찰받았는데, 엘리트교복 청주점은 27만9000원을 써냈다. 사전 짬짜미로 불과 2000원 차이의 금액을 써낸 것이다.

담합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들이 낙찰 받은 나머지 7건은 달랐다. 이들의 평균 낙찰률은 85.6%다. 예정가격을 적용하면 낙찰가격은 23만9680원이다. 담합의 결과로 2만5760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청주시만의 문제?= 담합이 가능했던 건 교복 입찰제도의 허점을 노렸기 때문이다. 입찰제도는 2단계로 이뤄진다. 규격(품질)을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최저가 낙찰제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가격을 낮추려는 목적이었다.

입찰제도 초기에는 브랜드 교복업체들의 반발이 컸다. 4000억원 규모의 교복시장은 브랜드 4사와 일반 중소업체로 나뉜다. 브랜드 업체들은 입찰제도를 도입한 2014년에 항의 표시로 입찰에 적극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시 비브랜드 업체들이 입찰의 3분의 2를 따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1단계 규격 심사에서 비브랜드 업체가 대거 탈락했다. 학생들이 브랜드를 선호했고, 비브랜드 업체들의 공급 차질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업체들이 다시 입찰의 3분의 2를 가져갔다. 사실상 브랜드 업체들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청주시의 3개 브랜드 업체들은 자신들끼리의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담합을 결정했다. 낙찰률이 유독 높았던 이유다.

공정위는 신고가 들어온 청주시 외에 다른 지역의 낙찰률도 살펴보고 있다. 공정위의 입찰정보 검색시스템을 활용해 낙찰률이 유독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추가적으로 담합 행위를 적발할 여지가 있다.

청주시의 경우 2개 업체가 시정명령을 받았다. 스쿨룩스 청주점은 2017년 폐업해 종결처리했다. 시정명령을 받은 업체가 동일한 행위를 반복하면 검찰 고발로 이어진다. 벌점이 쌓일 경우 조달청 입찰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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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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