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기대상] 주말극 독식과 4년째 관행..배우들의 가치만은 빛났다 (종합)

2019. 1. 1.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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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역시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4년째 이어진 공동수상, 그리고 주말드라마 왕국다운 수상 릴레이였다. 유동근과 김명민이 대상을 수상했고, ‘같이 살래요’와 ‘하나뿐인 내편’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다만 배우들의 진솔한 소감이 고루했던 시상식의 빈틈을 채웠다.

31일 오후 8시 55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8 KBS 연기대상'은 한 해 동안 고생했던 연기자들과 제작진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오프닝은 공영 방송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일일드라마로 힐링을 받는다는 전업주부 남편 시청자, 자영업자라며 조카 한상진을 위해 나선 노사연 언니 노사봉 씨,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던 중 ‘우리가 만난 기적’으로 아빠의 온정을 느꼈다는 10대 시청자, 울랄라세션 김명훈 등 KBS 드라마에 웃고 울었다는 시청자들이 나서 의미를 더했다.

(사진=KBS 방송화면)

그러나 청소년 연기상을 각각 남다름, 김환희가 받은 후 신인상부터 우수상, 네티즌상까지 우르르 공동수상만 표명되며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차라리 주말극, 수목극, 월화극, 연속극 등으로 나눠 공동수상을 피하려 한 MBC가 낫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대상까지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강력한 후보였던 최수종이 최우수상을 받으며 유동근과 김명민의 수상을 예측 가능하게 했다.

다만 누구나 예상 가능했고, 4번째인 공동수상으로 가치를 잃을 뻔 했던 대상의 빛은 수상자들이 채워넣었다.

‘같이 살래요’로 대상을 수상한 유동근은 울먹였다. 장미희의 공이 더 크다는 것. 그는 “황금돼지가 왜 제 품으로 왔는지 조금은 후회스럽기도 하다. 사실 ‘같이 살래요’는 장미희 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제가 뭐 한 게 있다고…. 나이가 많아서인지 모르지만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장미희와 함께 현장에서 노력했던 점을 언급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60대의 로맨스를 살리고 싶어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특히 유동근은 tvN ‘미스터 션샤인’을 언급하며 사극이 부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배우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명민의 수상소감도 빛났다. 그는 “한때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나려 할 때 제2의 연기인생을 살게 해준 곳이 바로 이 곳이다.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부족하지만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언젠가는 잊혀질 것이다. 잊혀지는 그 순간까지, 창조 작업을 열심히 하겠다. 나 자신을 위해 연기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대상 수상자다운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KBS 방송화면)

대상 수상자 뿐만이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왔던 배우들의 눈물도 시상식의 의미를 더했다. 조연상을 받은 인교진은 “그만 울어야 하는데”라면서도 울먹이며 자신의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해 준 부모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김원해도 “시상식은 특별한 사람들만 오는 곳인 줄 알았다”면서 연극을 한다면서 왜 TV에는 나오지 않냐고 했던 어머니에게 눈물어린 사랑을 전해 시청자들을 감동케 했다. 일일드라마 우수상을 받은 박하나도 눈물을 쏟았다. 특히 박하나는 "배우는 다른 사람의 옷을 입고 사는데 그 옷을 자꾸 꾸미려 하고 방황하던 시기에 너무나 좋은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다시 그 옷을 입혀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희라도 내로라 하는 중견배우임에도 오랜만에 오른 수상 자리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남편 최수종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뭉클하게 했다.

무엇보다 KBS 측의 약속도 방송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다. 대상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 KBS 사장은 “KBS는 2019년 더 나은 제작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시상자로 나선 전년도 대상 수상자, 배우 천호진이 재차 물으며 제작 환경 개선에 대한 희망을 높였다. 방송가에서 일어난 열악한 제작환경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에서 배우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올해 KBS 드라마는 극과 극을 달렸다. 주말 드라마 왕국의 자리는 지켰지만 미니시리즈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올해 KBS 드라마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슈츠’와 ‘최고의 이혼’ 등 두 편의 리메이크작을 선보였고 ‘우리가 만난 기적’ ‘너도 인간이니’, ‘러블리 호러블리’, ‘오늘의 탐정’ 등 영혼 체인지, AI로봇, 귀신 등 파격적 소재들의 드라마가 시청자들과 만났다. 분명 의미있는 도전이었고 애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상반기와 하반기 격차가 컸다. 상반기는 ‘저글러스’, ‘우리가 만난 기적’, ‘슈츠’ 등이 호투했지만 하반기는 야심차게 내놓은 작품들까지 줄줄이 1%대 굴욕을 겪으며 KBS를 울렸다. 그나마 중장년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KBS1 저녁 일일드라마와 KBS2 주말드라마가 지상파 중 가장 높은 성적을 올리며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 이하 ‘2018 KBS 연기대상’ 수상자 명단

▲ 대상 공동수상 = 유동근(같이 살래요), 김명민(우리가 만난 기적)
▲ 최우수상(남) = 최수종(하나뿐인 내편), 차태현(최고의 이혼)
▲ 최우수상(여) = 차화연(하나뿐인 내편), 장미희(같이 살래요)
▲ 우수상 중편드라마 부문(남) = 서강준(너도 인간이니?)
▲ 우수상 중편드라마 부문(여) = 라미란(우리가 만난 기적)
▲ 우수상 미니시리즈 부문(남) = 장동건(슈츠), 최다니엘(저글러스·오늘의 탐정)
▲ 우수상 미니시리즈 부문(여) = 백진희(저글러스·죽어도 좋아)
▲ 베스트커플상 = 서강준-공승연(너도 인간이니?), 최다니엘-백진희(저글러스), 김명민-라미란(우리가 만난 기적), 차태현-배두나(최고의 이혼), 유동근-장미희(같이 살래요), 이장우-유이(하나뿐인 내편), 최수종-진경(하나뿐인 내편)
▲ 작가상 = 김사경(하나뿐인 내편)
▲ 우수장 장편드라마(남) = 이상우(같이 살래요), 이장우(하나뿐인 내편)
▲ 우수장 장편드라마(여) = 한지혜(같이 살래요), 유이(하나뿐인 내편)
▲ 우수상 일일극(남) = 강은탁(끝까지 사랑), 박윤재(비켜라 운명아)
▲ 우수상 일일극(여) = 하희라(차달래 부인의 사랑), 박하나(인형의 집)
▲ 연작·단막극상(남) = 장동윤(땐뽀걸즈), 윤박(참치와 돌고래)
▲ 연작·단막극상(여) = 이일화(엄마의 세 번째 결혼식), 이설(옥란면옥)
▲ 조연상(남) = 김원해(오늘의 탐정), 인교진(죽어도 좋아, 저글러스)
▲ 조연상(여) = 윤진이(하나뿐인 내편), 김현숙(추리의 여왕 시즌2·너도 인간이니?)
▲ 신인상(남) = 김권(같이 살래요), 박성훈(하나뿐인 내편·흑기사)
▲ 신인상(여) = 박세완(땐뽀걸즈·같이 살래요), 설인아(내일도맑음)
▲ 청소년 연기상 = 남다름(라디오로맨스), 김환희(우리가 만난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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