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돌아본 2018년] 변화와 혼란 속 '상식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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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 머니S 기자들이 돌아본 2018년 / 김남규 금융팀장(사회자) 장우진 증권팀 차장, 김설아 산업1팀 기자, 박흥순 산업1팀 기자, 이지완 산업2팀 기자2018년 무술년은 연초부터 일확천금을 노리는 암호화폐(가상화폐) 투기 광풍으로 전국이 들썩였다. 곧바로 불어 닥친 미투 운동은 상대적 약자인 여성 기본권과 왜곡된 권력의 부조리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알리사 밀라노와 서지현 검사, 그리고 '미투'김남규 : 10월6일 뉴욕타임스 1면에 '할리우드 거물이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게재된 후,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미투(MeToo) 운동이 시작됐다.
장우진 : 미투 운동은 장단점을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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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술년은 연초부터 일확천금을 노리는 암호화폐(가상화폐) 투기 광풍으로 전국이 들썩였다. 곧바로 불어 닥친 미투 운동은 상대적 약자인 여성 기본권과 왜곡된 권력의 부조리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하반기 부동산 가격 폭등은 공정한 부의 재분배가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로 작용했고, 급속하게 진전된 남북화해 분위기는 여전히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과 그 속에서 함께 어울려 생활해온 국민들의 이데올로기적 앙금을 다시 한번 엿보는 기회가 됐다. 각 분야에서 역사의 현장을 누빈 머니S 기자들이 올 한해 사회를 들끓게 한 이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남규 : 올해 초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를 강타한 최대 이슈는 단연 암호화폐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에 둔 탈중앙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기존의 화폐를 대체한다는 발상은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지난해 말 2500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400만원까지 내려올 동안 우리 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알리사 밀라노와 서지현 검사, 그리고 '미투'
김남규 : 10월6일 뉴욕타임스 1면에 ‘할리우드 거물이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게재된 후,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미투(MeToo) 운동이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사회 권력의 최정점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했던 서지현 검사가 상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줬다.
박흥순 : 무척 더웠던 올 여름 미투 집회 현장을 취재했다. 이전에는 ‘자신이 당한 부당함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후 미투 운동을 지지하게 됐다. 부당한 권력으로 자행한 더러운 행동은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지완 : 올 한해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가 미투라고 생각한다. 미투 운동이 본격화된 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본인 스스로도 지하철을 탈 때 양손을 가슴 위로 올리고 가지런히 모으는 습관이 생겼다. 최근 미투 운동을 보면 순수한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피해자들이 힘을 모아 서로의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비춰졌다.
◆롤러코스터 탄 부동산 가격
김남규 : 부동산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가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십여년 전 나타난 현상이 반복된다는 지적도 있다.
김설아 : “자고 일어나면 1억원이 올라 있었다.” 올 한해 부동산 가격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했다.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싸움에 시세와 실거래가라는 상식이 사라졌다. 부르는 게 값이고 호가가 곧 시세였다. 비상식적인 집값 담합이 등장했고, 이들이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렸다. 정부는 집값 잡기 총력전을 펼쳤지만 규제를 강화할수록 되레 집값이 폭등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반복됐다.

최근 매스컴에서는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기사가 쏟아져도 개인적으로는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거품이 꺼지려면 멀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경제 위기가 온다고 걱정하는 언론 사설을 봤다. 경제위기가 무서우니까 거품을 그대로 놔둬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거품으로 유지되는 경제가 정상인지 의문이다. 투기꾼의 씨를 말려야 할 방안이 필요하다.
장우진 : 5~10년 전만 해도 ‘부동산은 이제 끝났다. 살 필요가 없다. 전세가 뜰 것이다’라는 말이 돌았다. 이 말을 믿고 집을 사지 않은 사람도 주변에 꽤 있다. 부동산 경기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칫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집을 사지 않은 사람들은 올해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졌다.
비싼 집이 살기 좋은 집이 아니라 살기 좋은 집의 가격이 올라가야 한다. 한국은 ‘살기 좋은 집’의 기준이 모호한 듯하다. 신DIT 도입과 LTV 강화, DSR 규제 도입 등으로 부동산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지완 : 지난해 결혼하면서 아파트를 장만했다. 아파트를 하나 사두면 떨어지지 않고 무조건 오른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불안했지만 대출을 최대한으로 받아 집을 장만했다. 이후 아파트 가격이 1.5배로 올랐다. 이제 지인들과 이야기 할 때 나오는 주제 중 하나가 집값이 얼마나 올랐는지가 됐다.
집은 거주공간이지 투자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집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투자 수단이 됐다. 정부가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뭐가 맞는 것인지, 어떤 정책이 바람직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최근 부동산의 의미가 퇴색된 것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장우진 :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교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한때 ‘버블세븐’이라 불리던 지역은 모두 교육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대치·도곡은 물론 목동, 분당, 평촌, 과천, 용산 모두 대규모 학원가가 형성돼 있다. 강남과 밀접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역시 결국 교육과 연관된다.

김남규 : 올 9월19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시작으로 11년간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이했다. 남북은 비핵화 문제 등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하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김설아 : 올해는 남북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은 역사적인 해다. 현재 남북관계는 과거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평양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 발전의 모멘텀이 확보됐고, 앞으로 북한 비핵화 진전, 철도, 도로 분야 협력 시 남북통합 가속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하며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반대로 고용부진 등 경제 실정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문 정부는 민생·경제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박흥순 : 남북관계 이야기를 빼놓고 2018년을 논한다는 건 의미가 없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남북관계가 화해무드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봄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고 대화를 하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 그때까지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만 이후의 행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 정부의 정책이 너무 대북사업에만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다. 현 정부는 이 부분에 관한 확실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죽어가고 직장인은 월급 빼고 다 오른다며 아우성이다. 개인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도 좋지만 민생 행보를 우선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장우진 : 미국과 중국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저히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 관세부터 대중 정책까지 옳다고만 보기도 무리지만 결과적으로 고용을 비롯한 미국의 경제지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우리는 그 반대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경제만 놓고 보면 부러운 부분도 있다.
문 정부가 가장 강조한 부분 중 하나가 ‘투명성’이다. 대북정책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고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많다. 이 문제를 해소할 가장 확실한 점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안보나 협상 과정에서 감춰야 할 부분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도 공개하지 않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이지완 : 남북관계가 급진전됐다. 남북정상이 만나 악수를 하고 같이 밥을 먹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일을 상상한 적이 없다. 어릴 때만 해도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문구가 교과서에 있었고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며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남북이 종전을 논하고 양측의 교류협력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있다. 주의할 점은 아직 결실을 맺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유지하던 군의 복무를 줄이고 대북사업에 청신호가 떴다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아직 갈 길은 멀고 변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기대감만 갖고 속단하고 마치 전쟁이 끝나 평화가 찾아온 것처럼 떠들어대는 뉴스를 보면 불안감까지 든다.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미디어에서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보도하길 바란다.
장우진 :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어릴 적 교과서에서 배웠다. 아마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대부분 통일을 염원할 것이고 비록 통일을 원하지 않아도 ‘통일이 싫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대북 정책의 최대 쟁점은 북한의 비핵화인데 이 부분을 확실히 끌어낼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정확히 말하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비핵화가 확실해진 다음에 움직임을 취할 것인지, 비핵화의 가능성, 또는 비핵화의 약속 정도 선에서 조율을 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은 후자의 모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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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규 기자 ng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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