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주택 수분 관리, 누수 방지가 먼저다

매거진 2018. 12.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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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장이 알려주는 이달의 주택 시공 TIP_ 마지막회

구조, 단열, 기밀, 설비, 전기, 마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수분 관리’야말로 목조주택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벽체로 침투한 물이 단열재는 물론 구조체까지 훼손한 현장

목조주택의 특성상 대부분의 하자는 습기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공 중 수분 관리에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습기에 의한 하자는 일단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그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구조에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로 막대하다는 특징이 있다. 더욱이 수분 관리 실패로 발생한 곰팡이는 거주자의 건강에도 해를 끼친다(사진 1). 이는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발생하며,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주택의 모든 부분과 광범위하게 관련돼 있다. 이번 호에서는 수분 관리 측면에서 목조주택 시공 시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 대지 배수(Site Drainage) 

비가 왔을 때 주택 주변의 물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일단 어디로든 잘 흘러가 물이 주택 주위로 모이지 않아야 하며, 흐른 물은 자연 배수되거나 우수맨홀에 들어가 배수 처리가 되어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현실에서는 배수 처리가 엉뚱하게 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이를테면, 대지를 경사 처리하지 않고 평구배를 준다거나 심지어는 역구배가 되어 빗물이 건물로 모이게 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적절하지 못한 대지의 배수 처리는 사소해 보여도 빗물이 고여 실생활의 불편을 야기하고, 장기적으로는 건물의 습기 피해까지 유발한다.

실크벽지에 생성된 결로로 인한 곰팡이 부위

대지 배수는 대지 레벨과 기초 높이, 인접 대지의 대지 레벨 등(성토 여부 포함)을 파악해 공사 초기에 검토하여야 하며, IBC에서는 ‘건물에서 3m까지 15cm 높이 차로 경사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5%, 6inch/10ft. 단, 대지가 포장되어 있을 경우에는 2%).

● 기초(Foundation)
기초 공사 시 P.E.필름을 설치하는 현장

기초를 습기 관리 측면에서 접근해보자. 자갈층을 두는 이유는 땅속의 습기가 콘크리트로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자갈 사이의 큰 공극은 모세관 현상에 의한 수분의 유입을 차단한다. 자갈층은 최소 100mm 이상 두어야 한다. P.E 필름은 확산에 의해 습기가 콘크리트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하며 0.15mm 이상 두께의 제품을 150mm 이상 겹쳐서 설치해야 한다(사진 2). 이 밖에 기초 측벽의 방습 처리, 콘크리트와 토대 사이의 실 씰러 부착, 기단부 높이 300mm 이상규정 등도 기초와 관련된 습기 차단 장치라고 볼 수 있다.

현실에서는 자갈층을 두지 않거나 P.E. 필름을 얇은 것을 사용하여 시공 중 훼손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아마도 기초에서의 습기 차단 원리를 모르고 복되는 기초공사에 익숙해진 탓일 것이므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 벽체와 지붕(Wall & Roof)

벽체, 지붕의 수분 관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빗물을 관리하여 사전에 습기에 의한 피해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며, 둘째는 적절한 벽체 및 지붕의 레이어 구성과 방습 조치를 통해 습기와 결로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빗물 관리

빗물이 외벽, 지붕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건축적 장치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투습방수지, 방수시트, 후레싱을 설치하거나 빗물의 침투를 방지하기 위한 디테일의 구성 등이 있다. 쉽게 말해 누수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며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빗물의 침투, 누수 방지는 여전히 쉽지 않으며 누수로 인한 주택의 하자 사례(사진 3) 또한 여전히 적지 않다. 누수는 벽체 내에 직접적으로 습기를 공급해 곰팡이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습기 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다음은 벽체와 지붕 부위에서 누수에 취약한 부분(후레싱 설치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파라펫 및 창호 부위에 후레싱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외벽으로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벽체|창문, 문, 환기장치 배기/흡입구, 각종 파이프/전기 박스, 벽과 지붕의 교차 부위, 외부 계단/발코니와 벽의 교차 부위

지붕|처마끝(드립 엣지 외), 벽과 지붕의 교차 부위, 천창, 굴뚝(크리켓, 후레싱), 기타 배관 부위

외벽 및 지붕 레이어 구성과 방습 조치

외벽과 지붕의 구성(재료의 Sd값(습기투과성)), 단열값, 방습조치, 기후 조건에 따라 결로와 습기에 의한 피해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다.

벽돌 - 공간층 30mm - 투습방수지 – 2″×2″ 각재 + 그라스울 – O.S.B 합판|2″×6″ 구조재 + 그라스울 – 가변형방습지 – 2″×2″ 각재 – 석고보드 2겹 – 합지벽지

목조주택 내부에 가변형 방습지를 시공한 모습 

이를테면, 제주도에 위와 같은 벽체로 구성된 주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도 이 주택의 벽체는 습기와 결로에 의한 피해 가능성이 없을 것이다.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그라스울을 외단열로 보강했기 때문에 결로의 가능성도 없고, 각 재료들의 투습이 원활하고 겨울철 실내의 높은 습도로 인해 습기가 벽체로 유입이 되지 않도록 방습지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름철 역결로에 대비해 방습지를 가변형 방습지로 사용하기도 했다.

만약 이 외벽 구성에서 벽돌이 EPS 외단열 미장 마감으로 바뀌고 레인스크린이 없으며 실내에 방습지가 설치되지 않는다면, 실내 마감을 합지벽지가 아니라 실크벽지로 한다면, 지역이 제주도가 아닌 강원도 철원이라면, 결로와 습기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이와 같이 마감재와 단열재 등 레이어 구성요소의 종류에 따라 습기가 투과되는 양이 달라지며, 기후에 따라 단열 조건이나 방습층의 종류 및 방향(실내, 실외)도 달라진다.

즉,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현장의 조건에 맞는 벽체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 결로와 습기의 피해에서 자유로운 건조한 외벽, 지붕의 레이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레이어의 조합이 아닌 건축 물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것을 알 수 있다.

소핏 벤트가 막혀 지붕에 곰팡이가 발생한 사례.

벤트

목조주택에서 벤트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벤트를 통해 기류가 흘러 습기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규정된 벤트 면적보다 작게 하거나 벤트를 설치하지 않으면 습기에 의한 피해가 발생한다.

● 시공 중 습기 관리

목조주택 골조 시공 중에는 가급적 비를 맞히지 않는 것이 좋다. 목재의 겹침 부위는 건조가 상대적으로 느리며 합판은 물에 취약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제습기나 건조기로 마감 공사 전 목재의 함수율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기도 하며, 마감 공사 전에는 목재의 함수율을 테스트해 건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 6,7).

우천 시에는 골조 보양을 권장한다.
목재 및 바닥 모르타르 함수율 측정
● 방통 양생 

바닥 마감 공사 전에는 반드시 바닥 모르타르의 함수율을 측정하여 바닥의 건조 상태를 확인하여야 한다. 함수율 5% 미만이 되어야 바닥재의 변색이나 들뜸과 같은 습기에 의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방통 공사 시 건조 상태를 체크하지 않으면 마감재에도 영향을 준다.
비닐 타일에 생성된 곰팡이. 주택의 습기 관리는 곧 사용자의 건강과도 무관하지 않다.
● 기타

열회수환기장치나 제습기 등의 제품이 실내의 습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거주자의 생활습관이 실내 습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실내에서 식물을 키운다면 지속적인 물의 공급으로 실내 습도는 높아질 것이다. 또한, 샤워 후 바로 창문을 열거나 전등과 환풍기를 같은 회로로 구성하여 함께 작동하게 하는 것은 화장실의 습도를 낮추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목조주택의 습기 관리에 대해 살펴보았다. 오늘날의 주택은 고단열·고기밀화 되어서 예전과 비교했을 때 성능이 월등히 좋아지는 추세에 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자재의 발전, 높아진 소비자의 수준이 맞물려 이루어낸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주지해야 할 점은 역설적으로 습기에 대한 피해는 성능이 좋은 주택일수록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목조주택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제 목조주택에서 수분 관리가 필수적인 시대가 된 셈이다.


글쓴이_ 김은철

이 글을 쓴 김은철 소장은 3代째 건축을 가업으로 이어 주택 분야 시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국제공인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전문가(LEED AP)이며, 시공사 그리크지않은집에서 건축시공기술 분야를 책임진다. 완주 빌레쿨라, 현엽동재, 삼시세끼 하우스 등을 지었다. 063-288-9380 | www.cckang.kr

구성_ 조성일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8년 12월호 / Vol.238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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