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때처럼 강남권만 살아남을까"..3기 신도시 운명은?
"자족 기능을 갖추고 서울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까, 또하나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까?"
수도권 3기 신도시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기 신도시 사례로 미뤄보면, 강남권에 조성된 신도시와 인근 지역은 동반 상승했고, 수도권 북부와 서부권에 조성된 신도시는 오히려 1기 신도시보다 집값이 내려가며 정부가 당초 그렸던 그림과는 달라졌다.
정부가 의도한 정책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수도권 2기 신도시는 2003년 참여정부 당시 주택시장 안정과 서울 주택 수요 분산을 위해 지정됐다. 경기도 성남 판교와 화성 동탄1·2, 김포한강, 파주 운정, 광교, 양주 옥정·회천, 위례, 평택 고덕, 인천 검단 등이다.
◇강남권이 가른 엇갈린 운명
부동산114를 통해 2기 신도시 입주부터 지난해 말까지 신도시와 주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등락률을 살펴본 결과를 보면, 판교의 경우 2010년부터 2017년 말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10.13% 올랐다. 이 기간 수도권 평균치(2.89%)를 훌쩍 웃돈 수치다.
판교신도시 첫 입주는 2008년 12월부터 이뤄졌는데, 부동산114는 시세가 어느 정도 형성된 2010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눈에 띄는 건 성남 분당구가 판교신도시 영향으로 집값이 내려간 게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기간 분당 아파트 매매가는 5.97% 올랐고, 성남도 4.17% 상승했다.
광교 역시 신도시로 조성되고 나서 집값이 부쩍 올랐다. 광교는 2011년 7월 첫 입주가 이뤄졌고 부동산114는 이듬해부터 시세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2017년 말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22.47% 상승했다. 수원도 같은 기간 7.32% 올랐다. 심지어 위례는 2016년과 2017년 2년간 상승률이 무려 29.91%로 나타나 서울 ‘강남 3구’ 중 하나로 꼽히는 송파구 상승률(27.83%)를 웃돌았다.
수도권 북쪽이나 서쪽에 조성된 신도시는 강남권 도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파주운정의 경우 2010년부터 2017년 말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14.45% 하락했다. 인근 일산신도시도 1.5% 상승하는데 그쳤다. 김포한강신도시도 마찬가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5.21% 하락했다. 그나마 인근 인천 계양은 11.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기 신도시도 강남권만?…교통·일자리가 관건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수요자는 결국 교통환경과 일자리에 따라 움직이는데, 이런 환경이 집약된 곳이 강남이기 때문에 강남권 주변 신도시로 인구가 몰리며 집값도 올랐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3기 수도권 신도시도 ‘강남 불패’가 적용되는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과거에는 그랬어도, 앞으로는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신도시 경쟁력 향상의 ‘열쇠’인 교통과 일자리만 대거 확충한다면 수도권 북·서부 신도시들도 충분히 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이번에 정부가 3기 신도시 정책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의 교통환경 개선과 일자리·산업시설 유치를 통해 자족도시를 만들려고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3기 신도시의 성공도 결국 얼마나 교통이 편하고 일자리가 얼마나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따라 달렸다. 이번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과천의 경우 강남·서초와 가깝고, 하남은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해 수서에서부터 압구정까지 강남 주요 지역을 모두 지나가게 된다. 남양주 왕숙지구와 인천 계양도 GTX를 통해 서울 중심권까지 갈 수 있지만, 수요자들은 아무래도 과천이나 하남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양주와 인천 쪽의 교통·일자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신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수요가 몰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투기수요가 없으면 흥행에 성공하기 어렵다"며 "교통환경과 일자리가 좋으면 실수요는 물론 투기수요도 유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투자 수요를 유인할 만한 것들도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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