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3기 신도시 '기대반 우려반'..남양주 입주폭탄 걱정

이환주 2018. 12. 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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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 과열 조짐..하남은 개발 기대감..과천은 차분.
2기 마지막 신도시 검단은, 인천 계양에 밀릴까 걱정의 목소리 
지하철4호선 선바위역 인근.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이후 땅과 단독주택, 빌라를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있다고 중개업자들은 전했다.

'인천 계양은 과열, 하남은 기대, 과천은 차분, 남양주는 우려'
새로 지정된 3기 신도시는 입지와 지역에 따라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했다. 인천 계양의 뜻밖의 개발 소식에 기대감이 고조된 반면 이미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과 개발이 진행된 하남은 비교적 차분했다. 남양주의 경우 인근 신도시와 함께 추가 물량 공급에 따른 과잉 공급이 우려됐다. 더불어 2기 마지막 신도시로 이제 분양을 시작한 인천 검단 공인중개업소는 걱정과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3기 신도시에 기대감·우려 공존
지난 21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인근 한 중개업소. 평일 오후인데도 벽 한쪽에 붙여진 지도를 보며 상담 받는 방문객들이 몇명 있었다. 이 중개업소 대표는 "선바위역 인근 주변에는 아파트가 없고 대부분 빌라나 단독주택"이라면서 "과천이 3기 신도시로 발표된 뒤 다음날부터 선바위역 인근을 중심으로 땅이나 단독주택, 빌라를 사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걸려온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신도시와 가까운 광창마을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창마을은 선바위역과 경마공원역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두 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수개월간 거래되지 않던 광창마을 빌라 매물도 발표 이후 하루 만에 거래될 정도로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준강남 과천, 추가상승 글쎄?
다만 신도시 지정에 따라 과천 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그나마 선바위역과 가까운 과천역에는 재건축·일반 아파트가 몰려있다. 신도시 조성으로 각종 인프라가 함께 형성돼 '호재'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과천 아파트값 향방을 좌우하기는 약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과천은 '준강남'으로 분류될 정도로 고정수요가 있는만큼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과천주공8·9단지의 가격도 '사업 속도'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천주공8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순위 당해 청약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과천에서 전세를 살면서 청약당첨을 노리는 수요가 많아 신도시 지정 여부에 상관없이 과천은 관심이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도시가 생기면 재건축 아파트의 전셋값 등 일부 물량에 대한 가격조정은 이뤄질 수 있지만, 매매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라 신도시 발표로 눈에 띄게 (가격이) 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양은 과열 조짐, 하남은 기대감
인천 계양구는 벌써부터 예정된 매매거래 계약이 파기되는 등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계양구 박촌동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인이 신도시 발표 전 날 집까지 다 보고 갔는데, (발표 이후) 집주인이 갑자기 안팔겠다고 통보해 거래가 불발됐다"면서 "매수 희망자가 있어도, 집주인들이 계약금을 받지 않겠다며 계좌번호도 안알려주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 계획 발표 이후 같은 매물인데도 불구하고 한 주 만에 가격(호가)이 3000만원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남 교산동의 경우 서울도시철도 3호선이 연장되면 수서역까지 20분, 잠실역까지 30분 내에 이동이 가능해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교산동 현지 한 중개업소는 "이미 하남은 감일, 감북지구뿐 아니라 강동, 고덕, 위례의 입주가 많아 크게 집값이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교산동이 그동안 저평가돼 시세 차익은 다른 신도시보단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남양주 왕숙은 6만가구나 들어서면서 물량 폭탄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남양주는 별내신도시·다산신도시, 진접, 구리 갈매까지 10년간 10만가구가 입주한다.

퇴계면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GTX-B가 들어선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물량이 늘면서 시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닐지 걱장이다"고 말했다.

■2기 신도시 검단은 '뿔났다'
연말부터 분양을 시작한 2기 마지막 신도시 인천 검단은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인천 마전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제 분양을 시작했는데 위치가 더 좋은 곳(계양)에 3기 신도시를 발표해 미운 오리가 새끼가 될 판"이라며 "마전동, 당하동, 원당동 등 일대가 기대감이 확 꺾였다"고 말했다.

실제 검단 지역 일부 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3기 신도시 관련 불만글을 연이어 게재하고 있다.

한 청원인은 "검단 신도시 인근 올 여름에 발표한 2기 미니신도기 검암, 오류지구 5000가구 등 분양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서구 검단지역 입주민은 1가구 2주택을 처분하라는 정부지침을 따르려 해도 실질적으로 매매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김민기 정상희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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