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뚜껑 열자마자 곳곳 갈등 폭발

김노향 기자 2018. 12. 2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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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까지 30분 내 출근이 가능한 경기도 3기신도시로 '남양주, 하남, 인천계양, 과천'이 확정됐다. 정부가 서울 집값안정을 위해 추진한 이번 신도시를 놓고 부동산시장이 뜨거운감자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이주 메리트가 있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다만 이번 개발에 포함된 교통대책은 최소 5년 이상 소요되는 광역급행철도(GTX)나 환승이 불편한 2층 간선급행버스(BRT) 등이 전부다. 3기신도시 초기 이주자들은 불편한 교통환경을 감수해야 한다.

또 젠트리피케이션이나 2기신도시 주민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 3기신도시로 확정된 4대 도시는 앞으로 대규모 아파트개발과 교통환경 개선으로 집값 급등이 예상된다. 정부가 투기방지대책을 함께 내놓았지만 약한 수준이다. 개발이익은 토지주와 건설사에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세입자들은 비싼 임대료에 떠밀려 갈 곳을 잃을 수도 있다.

2기신도시 주민들은 집값 하락을 우려해 반대한다. 대표적으로 파주 운정신도시는 서울까지 긴 출퇴근시간과 불편한 버스환승 때문에 실패한 신도시로 꼽힌다. 3기신도시가 건설되면 2기신도시의 슬럼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4대 3기신도시 성공가능성 높은 곳은?

부동산전문가들은 하남과 과천을 성공가능성 높은 3기신도시로 꼽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남과 과천은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하남 교산신도시는 강남까지 차로 20분대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고 과천은 우면동과 과천지식정보타운 연계개발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하남과 남양주는 현재 많은 입주물량이 대기 중인 데다 3기신도시 분산효과로 가격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입지가 가장 뛰어난 과천은 기대가 높다"고 내다봤다.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기존 다산신도시와 별내지구의 확장이 될 전망이다. 함 랩장은 "강남 출퇴근수요의 분산이 기대되지만 다산, 별내, 왕숙 등의 대량공급에 의한 집값하락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천계양의 경우 마곡지구나 김포공항이 가깝지만 서울과의 거리가 먼 편이라 자족도시로서의 수혜가 기대된다.

양 소장은 "인천계양이 인천 중에 서울 접근성이 좋고 인천의 중심역할을 해온 지역이라 서울뿐 아니라 인천수요 흡수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분양 중인 검단신도시 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인천 청라와 송도도 일부수요가 계양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도 13개 지구 주민 연합해 반발 확산

지난달 경기도 13개 지구 주민들은 연합회를 결성,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3기신도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성남 서현·복정·신촌·금토, 구리 갈매, 남양주 진접2, 시흥 거모, 의왕 월암, 군포 대야미, 광명 하안2, 인천 검암, 김포 고촌2, 화성 어천 주민들이다.

반대 이유는 노후주거지 공동화현상, 신도시 흡수효과, 주거지 과밀화, 낮은 택지보상금 등이다.

함 랩장은 "정부가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택지보상과 개발방향에 대한 다양한 이견을 봉합하고 의견을 반영해줘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부는 신도시 개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주변 집값급등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건축 제한 등의 규제를 강화하고 원주민 정착을 위한 행복주택·10년 공공임대아파트 건설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2기신도시에 대한 우려도 많다. 양 소장은 "2기신도시 중에도 파주신도시는 교통이나 학교시설이 좋지 않아 가격조정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GTX 수혜지역과 일반지역간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부동산시장 약세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기신도시를 자족기능이나 교통대책도 없는 베드타운으로 만들어놓고 미분양이 적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신도시를 만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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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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