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발표]'서울서 30분·자족'에 방점 찍었지만 교통망 대책은 미흡

이혜진 기자 2018. 12. 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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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6.6만·하남 3.2만·계양 1.7만·과천 0.7만가구 공급
4개 신도시 자족용지규모 판교 제1 테크노밸리 6배 달해
기업입주 실패땐 1기신도시 처럼 베드타운 전락 가능성
3기 신도시 가운데 하나인 남양주 왕숙지구 전경./남양주=송은석기자
[서울경제] 이번에 발표된 3기 신도시 입지 선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교통과 자족기능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서울도시철도 연장 등 교통망을 통해 서울 도심 진출입이 용이하도록 하고 가용용지의 절반은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는 오피스 등 자족용지로 확보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았다. 다만 GTX B노선,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등 이번에 밝힌 광역교통 방안이 계획대로 실행돼 신도시 입주 때까지 갖춰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4개 신도시를 합쳐 판교 제1테크노밸리의 6배(360만㎡)에 달하는 자족시설용지에 기업들을 원활히 유치할 수 있을지도 3기 신도시의 성패를 좌우할 요인이다. 신도시 4곳에서 공급될 아파트는 총 12만2,000여가구다. 오는 2021년부터 분양된다.

◇하남 교산지구, 과천지구 입지여건 ‘양호’=이번에 발표된 신도시 중 하남 교산지구와 과천지구의 입지여건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후보지 4곳 모두 1기 신도시보다 서울 경계와 가깝다. 1기 신도시는 서울 경계로부터 5㎞ 떨어졌으며 2기는 10㎞나 멀리 있어 그동안 ‘출퇴근 지옥’이라는 입주자들의 불만이 컸다.

하남 교산은 천현동, 교산동, 춘궁동, 상·하사창동 등 일대 649만㎡(196만평) 규모로 3만2,000가구가 들어선다. 당초 하남 감북지구가 유력하게 꼽혔으나 교산지구로 최종 낙점됐다. 교산지구는 서울도시철도 3호선을 연장해 지구 내 2개 역이 들어선다. 또 서울∼양평고속도로 우선 시공을 추진한다. 이외에 한옥마을·백제문화박물관 등도 건설하기로 했다.

과천의 경우 지난번 입지가 사전 유출되고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논란이 됐으나 이번 3기 신도시 발표에 포함됐다. 면적은 155만㎡(47만평)로 총 7,000가구가 들어서는 중규모 택지지구 수준이다.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일대로 이미 교통망이 갖춰졌다. 서울대공원·국립과천과학관 등과 연계한 복합쇼핑 테마파크 등이 계획돼 있다.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은 기업 유치 등이 관건=남양주 왕숙과 인천 계양은 대규모 도시지원시설용지 외에 도시첨단산단을 중복 지정하는 등 일자리형 신도시로 조성하는 데 방점을 뒀다.

그동안 후보지로 부각되지 않았던 남양주 왕숙은 규모 면에서 가장 큰 3기 신도시로 꼽힌다. 왕숙지구는 다산신도시와 진접지구를 잇는 진접·진건읍, 양정동 일대 1,134만㎡ 규모(343만평)로 판교신도시(921만㎡)보다 조금 크다. 왕숙1에 5만3,000가구, 왕숙2에 1만3,000가구 등 총 6만6,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왕숙1을 경제중심도시로 건설하고 왕숙2는 문화예술중심도시로 조성할 방침이다. 서울 진출입 교통이 취약한 서북부에 있다는 입지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교통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는 기존 지자체 계획의 확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시에서 추진하던 테크노밸리 조성 면적을 포함해 총 335㎡(101만평)에 1만7,0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가용면적의 49%인 90만㎡를 자족용지로 조성하고 이중 3분의2를 도시첨단산단으로 중복 지정해 기업지원허브·스타트업캠퍼스·창업지원주택 등을 지어 기업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또 지구의 남측 자족용지는 서운1·2산단과 연계해 조성한다.

◇교통망 대책 미흡···입주시기에도 못 맞춰 =한편 핵심인 교통망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예를 들어 GTX B노선에 인천 계양과 남양주 2곳만 해당되고 나머지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그리고 이층버스를 만든다고 하는데 밀리는 도로에서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하철 신설이나 연장 등 교통대책이 제때 이뤄져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과천을 제외하고는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 이뤄지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GTX B의 경우 내년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더라도 완공까지 10년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입주 초기 교통불편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특히 서울의 베드타운을 찍어내는 방식의 신도시 건설을 배제하기 위해 자족용지를 주택용지만큼 넣기로 했으나 실제로 기업들이 얼마나 입주할지는 의문이다. 남양주 왕숙의 경우 GTX역을 중심으로 판교1테크노밸리의 2배가 넘는 140만㎡의 자족용지를 조성하고 이곳에 도시첨단산단(29만㎡)과 기업지원허브를 세울 계획이다. 계양은 약 60만㎡에 달하는 도시첨단산단을 지정한다. 도시첨단산단은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 등을 볼 수 있다. 하남 교산과 과천 역시 각각 94만㎡과 36만㎡의 자족용지가 들어선다. 함영진 직방 빅테이터랩장은 “전반적으로 입지는 양호하지만 기업 유치와 교통망 확충이 계획대로 돼야 자족기능을 갖춘 성공한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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