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가전 된 건조기·무선 청소기.. 소비자들 지갑 열다

정필재 2018. 12. 1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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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한계 뛰어넘은 제품들 인기몰이 / 전기료·옷감손상 문제 해결한 건조기 / 최근 2년 새 판매량 두 배 이상 늘어나 / 배터리·흡입력 등 강화한 무선 청소기 / 다이슨 독주에 업체들 도전.. 시장 키워 / LG '스타일러'·삼성 '에어드레서' 등 / 의류관리기 시장도 폭발적 성장 조짐
사야 할 가전이 늘어나고 있다. 기술적 난제에 막혀 매력을 드러내지 못했던 제품들이 한계를 뛰어넘는 발전을 이뤘고, 소비자들은 이 전자제품 구매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9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건조기와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는 최근 2년 새 두 배 이상 성장하며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 제품을 산 사람들은 “하루라도 먼저 써 본 사람이 승자”라며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건조기는 전기 및 설치 요금과 옷감 손상 문제를 해결한 이후부터 급격히 성장했다. 2015년까지 건조기는 가스식과 히터식 두 종류만 존재했다. 가스식은 도시가스를 활용해, 히터식은 전기를 통해 뜨거운 바람을 일으켜 옷감을 말리는 제품이다. 가스식의 경우 1회 사용 요금이 저렴한 편이지만 설치 조건이 까다롭고 설치비도 비쌌다. 전기식은 전기요금이 문제였다. 여기에 두 제품은 뜨거운 바람으로만 세탁물을 말리는 방식이어서 건조 후 옷감이 손상되는 일도 잦았다.

이런 문제는 ‘히트펌프’기술이 적용된 건조기가 출시되면서 해결됐다. 뜨거운 바람이 아닌 습기를 흡수하는 제습 방식의 건조기로 옷감이 손상될 염려도 적다. 스스로 회전량을 조절하는 인버터 모터가 적용돼 전기요금 부담도 낮췄다.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

건조기사용으로 삶의 질이 한결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빨래 후 세탁물을 꺼내 탁탁 털어 건조대에 펴 널었다가 마르면 다시 털어 걷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사라졌다. 날씨와 계절에 구애받을 필요도 없다. 세탁물이 덜 말라 냄새가 날 걱정도 사라졌다. 건조기에 미세먼지를 털어내는 기능까지 있어 건조기를 돌린 뒤 필터에 쌓인 먼지를 보면서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확신과 함께 이렇게 많은 미세먼지를 털어냈다는 상쾌한 기분도 든다.

LG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된 건조기를 선보였고 삼성전자가 같은 기술을 적용한 건조기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대우전자와 위닉스 등 중견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독일의 밀레와 블롬베르크 등도 국내 건조기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까지 진화되면서 건조기의 용량도 9㎏에서 16㎏까지 늘어났다. 이 건조기는 겨울 이불을 빤 뒤 말리거나 털 수 있는 수준이다.
다이슨 ‘V10’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는 청소의 개념을 바꿔 놓은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청소기를 돌리기 전 창고 등에서 청소기를 꺼내 코드를 꽂아 길게 늘어뜨린 뒤, 필요한 부분을 청소했고 줄이 닿지 않으면 코드를 뽑아 다른 곳에 꽂아야 했다. 무선 청소기가 등장하면서 이런 번거로움은 사라졌다. 집안에 먼지가 보이면 벽에 걸린 청소기로 오물을 치워버리면 그만이다. 이용자들은 실외에 주차된 자동차 내부를 청소할 때도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를 사용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배터리와 흡입력 등 기술의 벽에 부딪혀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배터리와 모터 등이 크고 무거웠고, 강력한 흡입력을 만들어내는 기술도 부족했다.

다이슨은 2011년 이런 문제를 해결한 제품으로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의 시대를 알렸고, 2014년 출시한 V6를 통해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라는 말 대신 ‘다이슨 청소기’라는 말이 일상적일 정도였다.

시장의 빠른 성장에 다양한 기업들이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를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LG전자가 A9을 선보이며 다이슨에 도전했고, 삼성전자는 파워건을 통해 시장을 공략했다. 일렉트로룩스 등 기존의 가전 강자들도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출시를 이어갔다.

다이슨 관계자는 “다이슨 제품 같은 청소기를 내놓는 회사가 많아졌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10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떨어진 것은 맞다”면서도 “다양한 업체가 시장에 합류해 시장의 파이가 커졌고 결과적으로 다이슨 실적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건조기와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에 이어 의류관리기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조짐이다. 의류관리기는 수트나 겨울철 외투 등 입을 때마다 세탁하기에 번거로운 의류를 관리해 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잦은 드라이클리닝으로 인한 의류손상을 방지해 주고, 구김과 냄새는 물론 외출 후 옷에 묻은 미세먼지도 제거해 준다.
LG전자 ‘스타일러’ 의류관리가전.
LG전자는 2011년 처음 ‘스타일러’를 출시해 ‘의류관리가전’시장을 만들었다. 스타일러 이후 코웨이가 ‘4계절 의류관리기’를 내놓았고 삼성전자는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를 선보이며 시장을 키웠다. 스타일러는 진동으로, 에어드레서는 바람으로 먼지를 털어내는 기술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건조기와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의류관리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하지만 보급률은 아직 10% 채 되지 않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아직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많이 남은 만큼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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