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온수관 파열]"100도 물 치솟고 땅 흔들려 '아수라장'..공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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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11시께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 난방공사 배관 파열 현장에서 만난 시민 강모(31) 씨는 몹시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강 씨는 사고 당시 차 안에서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강 씨는 차량이 견인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땅이 흔들리고 눈앞으로 돌이 날아들었다"면서 "아직도 너무 무섭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 씨는 이 곳에 주차를 한 뒤 인근 식당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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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증기탓에 눈도 못떠…움직일 수 없었다”
-도로 곳곳 침수…돌 날아들어 차량 파손도
-뜨거운 물로 화상환자 등 발생…“아직도 무서워”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처음엔 물이 치솟길래 물청소를 하는 건가 싶었는데 갑자기 수증기 때문에 앞이 안보였어요. 빠져 나오려고 했지만 움직일 수조차 없었어요. ”
지난 4일 오후 11시께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 난방공사 배관 파열 현장에서 만난 시민 강모(31) 씨는 몹시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그의 차 앞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나있었다. 강 씨는 사고 당시 차 안에서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강 씨는 차량이 견인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땅이 흔들리고 눈앞으로 돌이 날아들었다”면서 “아직도 너무 무섭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5일 지역난방공사와 고양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1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한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850㎜ 열 수송관이 터졌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손모(69) 씨가 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23명이 화상 등을 입는 등 다쳤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초기 배관에서 80도 이상 고온의 물이 터져 나오며 근처에 있던 상가로 유입돼 시민들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지하철 백석역 4번출구를 나오는 순간부터 도로와 땅은 모두 진흙으로 뒤덮혀 있었다. 인근 도로 배수구에서는 모두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배관이 파열된 사고지점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도로 곳곳은 움푹 패여 있었고 물웅덩이가 생겨 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였다. 수증기가 올라오는 물웅덩이에 손을 대보니 사고 발생 4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열기가 느껴졌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쉽게 기온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사고 당시 뜨거운 물이 치솟았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시 도로는 수증기로 가득 차 눈을 뜨기조차 어려웠다. 도로는 100℃에 육박하는 뜨거운 물이 넘쳐흘렀고, 자욱한 연기로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았다. 사고지점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이모(59) 씨는 파열 직후 찍었던 사진을 꺼내며 “처음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사태 파악이 어려웠었다”면서 “몇 분 뒤 20대 남성이 고통을 호소하면서 편의점에 들어와 젖은 양말을 벗는데 발이 벌겋게 변해있었다. 그때서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이 씨는 화상 환자 발에 생수를 부어 응급처치를 했다.
배관 파열로 함몰된 도로 근처에는 소방대원들이 추락한 승용차를 견인하는 작업을 펼쳤다. 이를 지켜보던 차량 주인 김모(49) 씨는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그의 차량은 차량 앞부분이 통째로 움푹 패인 도로에 빠져 있었다. 김 씨는 이 곳에 주차를 한 뒤 인근 식당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식사를 마치고 나가려고 하니 이 난리가 벌어져 있었다. 조금만 일찍 나왔어도 크게 다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고로 고양지사가 난방을 공급하는 일산동구 백석동과 마두동 3개 아파트 단지 2861 가구에는 열 공급이 중단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는 복구작업을 끝내고 5일 오전 9시께 난방열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는 27년 된 낡은 배관이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난방공사와 고양시 등은 30년 가까이 된 낡은 배관에 균열이 생긴 뒤 내부의 엄청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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