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홋카이도 강진도 견디며 1만가구에 끊김없이 전기공급

정욱 2018. 11. 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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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산전 지토세 태양광발전소
기술력 인정받아 20년간 운영
동남아 등 해외진출 교두보
LS산전 직원이 일본 지토세 태양광발전소 셀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제공 = LS산전]
일본 홋카이도의 관문인 지토세공항은 착륙 직전 2개의 전혀 다른 풍경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1984년 개장한 섐록골프장과 지난해 문을 연 지토세 태양광발전소다.

거품경제 시절 경쟁적으로 골프장이 들어서던 자리를 이제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대체하는 광경은 이제 일본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에는 재생에너지를 '주력 에너지원'으로 삼겠다고 밝힌 상태다. 2015년 기준으로 15%인 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발전 비중도 2030년까지 22~24%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그만큼 재생에너지 관련 지원이 최근 수년간 크게 늘었다. LS산전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이 시장을 파고들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방문한 지토세 태양광발전소는 한국전력이 사업을 수주해 LS산전이 건설을 담당했다. 108만㎡(약 32만평) 규모에 태양광 모듈 12만장을 설치해 인근 지역 1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9메가와트(㎿)급으로 지난해 10월 완공했다.

이곳 발전소에는 일본 내 태양광발전소 중 최초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해둘 수 있는 13.7메가와트시(MWh)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했다.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 등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발전이 불규칙할 수밖에 없다. LS산전은 ESS를 설치해 날씨 등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향후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생산 전력 판매계약을 체결해 수익성도 확보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인 2012년부터 일본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지원책으로 20년간 정해진 가격에 전력을 사들이는 고정가격매입제도(FIT)를 운영하고 있다. 발전소 인허가가 이뤄진 시점의 고정가가 적용되며 지토세 태양광발전소는 kwh당 40엔(약 400원)이다. 한국에서 kwh당 180원가량이란 점을 고려하면 지토세 태양광발전소 수익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전력은 전력 판매금 약 317억엔과 수익 64억엔(운영 후 25년간)을 기대하고 있다. LS산전 측은 "고정가격이 높던 시절 사업 인허가를 받은 덕분에 높은 수익성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인허가를 받는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FIT 가격은 kwh당 18엔이다.

이곳 발전소는 지난 9월 발생한 지진 이후 몸값이 더 높아졌다. 가장 강한 수준인 진도 7에도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안전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시 산사태로 큰 피해가 났던 아쓰마초 요시노에서도 직선거리로 18㎞에 불과하다. 전종세 LS산전 일본법인장은 "큰 지진에도 안전한 운영이 이뤄진 덕분에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발전소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도바 세이쓰 소장은 "홋카이도 전체 송배전 시스템이 멈춰 서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생산한 전력이 위기 상황 해소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받으면서 일본 내 태양광발전 사업 수주도 늘고 있다. LS산전만 보더라도 이바라키현 미토(40㎿급), 이시카와현 하나미즈키(18㎿) 등에서도 사업을 따냈다. 전 법인장은 "고정가격제 등으로 수익이 확보된 상태에서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지토세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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