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엔 노후 안정, 청년층엔 공공임대..'연금형 희망나눔주택' 두 토끼 잡을까

2018. 11. 18. 18: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economy | LH, 시범사업 다음달까지 신청 접수

65살 이상 단독·다가구 보유자
LH에 집 팔고 공공임대 입주자격
보유세 짐 덜고 다달이 연금 혜택
집은 고친 뒤 노년·청년층에 임대

집값잔액 5억땐 20년간 월255만원
30년으로 늘리면 한달에 187만원
금리 오르면 그만큼 수령액 증가

도심 감정평가액 9억 이하만 해당
웬만한 다가구 훌쩍 9억 넘어 한계

[한겨레]

그래픽_김승미

고령자가 살던 주택을 공공기관에 매각하는 대신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고 다달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이 첫선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매입공고를 내어 전국 지역본부에서 다음달 말까지 희망나눔주택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엘에이치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1차로 100명을 선정해 매입한 주택을 리모델링한 뒤 1000가구 정도의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해 노년층과 청년들에게 임대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은 지난해 11월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처음 도입 계획을 밝힌 연금형 매입임대 사업이다. 도심의 낡은 단독·다가구주택을 매입·개량해 청년들과 고령층을 위한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동시에 주택을 매각한 노년층에게는 연금을 지급해 노후생활을 지원한다는 게 기본 설계다. 도심권 내 생활환경이 양호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충하면서 노년층의 안정적 노후 설계도 도모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가 담긴 셈이다.

최장 30년간 만기 확정형 연금 지급

연금형 희망나눔주택 대상은 도심의 9억원(감정평가액 기준) 이하 단독·다가구주택을 보유한 1주택 고령자로 부부 가운데 1명이 만 65살 이상인 경우다. 엘에이치는 신청한 주택의 현장 실태조사를 거쳐 생활 편의성 등 입지여건과 주택 상태, 권리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매입 대상을 선정한다. 주택 가격은 공인감정평가기관 2곳에서 감정평가한 평가액의 산술평균액으로 결정한다. 주택을 매각하는 사람은 연금 분할지급 기간을 10년에서 30년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연금은 부동산 매매금액 잔금에 대해 일정 기간의 이자를 가산해 매월 지급하는 ‘만기 확정형’이다. 금리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고시한 5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의 전월 평균금리를 기준으로 1년마다 변동해 적용한다. 예컨대 주택 감정가격이 7억원이고, ‘계약금(매매가의 10%)+임대보증금+대출금’ 등이 2억원인 경우 잔금은 5억원이 된다. 여기에 연리 2.13%(10월 기준)를 적용하면(향후 금리 변동이 없을 경우) 월 지급액은 20년 동안 약 255만5천원이 된다. 연금 지급기간을 30년으로 설정한다면 월 지급액은 187만5천원이다.

목돈이 필요할 경우 연 2회에 한해 잔금의 50% 이내에서 중도에 받을 수 있다. 다만 중도에 받는 누적금액은 국민임대주택 자산금액(2018년 기준 2억4400만원)을 넘을 수 없고, 신청 시점에 미지급 잔금이 1500만원 이상 있어야 한다. 또 약정기간 중에라도 1회에 한해 약정 만기를 1년 단위로 10년까지 단축하거나 3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공공임대 입주 때 연금 수익성 양호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의 장점은 주택을 매도한 사람이 공공임대 입주자격을 만족하는 경우 그 주택을 리모델링·재건축하고 나서 세입자로 입주하거나 인근 지역의 매입·전세임대주택 등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임대 입주자격은 주택을 판 지 2년 이내로, 가구의 월평균 소득 및 매월 연금형 지급액이 각각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이하인 때에 주어진다.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2018년 기준 3인 이하 가구는 500만2590원, 4인 가구는 584만6903원이다. 근로소득이 없는 웬만한 노령자는 해당하는 조건이다.

임대료는 엘에이치 매입임대(공공리모델링 포함)의 경우 주변 시세의 30~50% 수준이다. 전세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은 한도액(수도권 8500만원, 광역시 6500만원, 기타지역 5500만원) 범위 안에서 전세지원금의 5%이고, 월 임대료는 전세지원금 가운데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금액에 대한 연 1~2% 이자 해당액이다. 예컨대 수도권에서 전세보증금 8500만원짜리 주택을 임차한 경우라면 5%인 425만원이 임대보증금, 8500만원에서 425만원을 뺀 8075만원의 2%인 월 13만4580원이 임대료가 된다.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운용하는 ‘주택연금’과는 다른 점이 많다. 가장 큰 차이는 희망나눔주택은 주택을 매각하고 연금을 받는 데 반해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고 담보로 제공하면서 대출금을 연금으로 받는다는 점이다. 금리가 오를 경우 희망나눔주택은 연금 수령액이 증가하는 데 반해 주택연금은 대출이자(현재 2.67%) 상환금액이 더 높아진다. 또 희망나눔주택의 장점은 주택을 판 사람이 저렴한 임대료의 공공임대에 입주할 수 있고, 보유세 부담에서도 벗어난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운용하는 ‘즉시연금’과 견줘서는 주거비(임대료)를 절약할 수 있어, 연금 총수령액에서 임대료·수수료 등을 뺀 기대이익이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희망나눔주택이 고령자의 안정적 거처를 제공하는데다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 기능도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대상자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워 집을 팔고 싶어도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아파트는 대상이 안 되고 서울의 웬만한 다가구주택 집값은 9억원을 넘기에 가격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수요자가 원하는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엘에이치 주거복지사업처 관계자는 “최근 매입공고를 낸 뒤 전국에서 문의가 쏟아지는 등 관심이 높은 편이다. 시범사업 성과를 봐가면서 사업을 보완하고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