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FFLER] '위기의 스킨푸드' 눈물의 추억팔이 리뷰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한때 이 말 모르는 사람 없을 정도로 잘 나갔던 스킨푸드가 위기에 빠졌어. 빚이 너무 많아 경영 악화를 겪다가 지난달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지.
이 때문에 스킨푸드 제품을 쓰고 있던 사람들도 위기에 빠졌어. 스킨푸드 온라인 쇼핑몰은 죄다 품절에 매장은 하나둘 사라지고, 그나마 남아있는 매장의 매대도 텅텅 비어있는 상황이야. 잘 쓰고 있는 제품을 다시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으니 다들 대체품을 찾느라 비상이지.
조윤호 대표는 2002년에 아이피어리스, 2004년에 스킨푸드를 세웠어. 스킨푸드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자회사인 아이피어리스에서 만들어. '피어리스'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던 거지. 스킨푸드 로고에 'Since 1957'이라 적힌 게 이 때문이야.
스킨푸드는 '인간슼푸' 성유리를 모델로 내세우고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란 광고문구를 부각하면서 인지도를 끌어올렸어. '토마토 선크림'
'흑설탕 스크럽' '생과일 립앤치크' 등의 유명템들이 나오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
또 한류를 타고 우리나라를 찾은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유커) 덕분에 다른 로드숍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스킨푸드도 어깨춤을 췄어.
'토마토 선 크림 SPF36 PA++'은 2000년대 중후반 중학생들의 필수템이었어.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눈에 띄게 뽀얗고 하얘지는 백탁현상으로 유명했지.
그 시절 유명템답게 오랜만에 다시 만난 토마토 선 크림은 우리가 흔히 '화이트'라 부르는 수정액을 연상시킬 만큼 어마어마하게 하얗고 하얬어. 그땐 효과가 즉각적으로 뙇! 보이는 화장품이 인기였다구. 하지만 바른 듯 안 바른 듯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 대세인 요즘에 이 선크림은 무리수. 우리의 추억 속으로 곱게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
'블랙슈가 마스크 워시 오프'는 '흑설탕 마스크' '흑설탕 스크럽' '흑설탕 팩' 등으로 불리곤 했지. 친구네 집에 가면 책상에 하나쯤은 꼭 있던 필수템이었어. 흑설탕 알갱이가 피부의 각질을 제거해 주는 제품인데 오랜만에 써보니 알갱이가 너무 커서 자극적이더라. 따뜻한 물로 알갱이를 녹인 다음 쓰면 되지만 요즘엔 각질 관리 제품이 워낙 다양하게 나와있으니 흑설탕 스크럽과도 안전이별 할 수 있겠어.
스킨푸드가 위기를 겪고 있단 소식이 들리자마자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외쳤어. "내 웨지퍼프! 어떡해!" 매일 사용하면서 자주 갈아줘야 하는 메이크업 소품인 웨지퍼프는 쫀쫀한 질감에다가 가성비가 매우 좋아서 많은 이들의 '인생템'으로 불리곤 하지. 4개에 7000원이나 하는 슈에무라 펜타곤 스펀지와 '저렴이 버전'으로도 유명해. 12개 들이 대용량이 3600원밖에 안 하니까 그야말로 가성비 폭포. 웨지퍼프 때문이라도 스킨푸드야, 힘내주라.
마이쇼트케잌 아이섀도(2900~3900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사용하는 브랜드로 유명한 아멜리의 섀도(1만2000~1만5000원)와 생산공장이 같아 인기였어.
3900원짜리 스킨푸드 T+I존 파운더에 알코올을 넣어 굳히면 '이영아 볼터치'로 더 잘 알려진 '디올 글램'과 같아진다는 꿀팁은 2000년대 후반 가장 핫한 정보였고.
허니 라인, 프로폴리스 라인도 워낙 유명해. 매장에서 구입한 '로얄허니 에센셜 퀸스 세럼'을 바르자 은은한 광과 촉촉함이 느껴졌어. 적당한 가격에 질 좋은 기초제품들이라니. 스킨푸드야, 죽지마.
쿨톤이들의 가슴에 가장 불을 질렀던 건 '해조 리얼 컬러 립펜슬'의 딥 씨 레드 컬러. 나스 '벨벳 매트 립 펜슬'의 드래곤 걸 컬러와 비슷하다고 해서 큰 인기를 끌었어.
물론 스킨푸드 제품들이 모두 품질이 좋았던 건 아니야. '슈가 쿠키 블러쉬'(단종)의 베베라벤더 컬러는 쿨톤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발색이 약한 게 함정. 단종되기 전 한창 인기였을 때에도 처음 개봉 시 휴지로 겉코팅을 최대한 벗겨내고 보아 퍼프를 이용해야 발색이 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지.
서울 명동에 위치한 두 곳의 스킨푸드 매장을 털어와 함께 떠나본 추억여행은 여기까지. 이 제품들 말고도 많은 유명템, 누군가의 인생템, 추억템들이 있겠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들이 쏟아지는 지금, 스킨푸드 제품들을 대체할 또 다른 유명템, 인생템들도 많을 거야. 하지만 우리의 그때 그 시절을 함께 한 추억템은 쉽게 바뀔 수 없겠지.
스킨푸드 말고도 미샤,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다른 로드숍 브랜드들도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하니 로드숍의 몰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일지도 모르겠어. 과연 스킨푸드가 다시 살아나 웨지퍼프, 토마토 선크림, 청포도 파운데이션, 상추오이 토너 등 새로운 인생템을 선보일 수 있을지 지켜보자구.
[머플러(MUFFLER)는 머니투데이가 만든 영상 콘텐츠 채널입니다. '소음기'를 뜻하는 머플러처럼 세상의 시끄러운 소음을 없애고 머플러만의 쉽고 재밌는 영상을 보여주고 들려드리겠습니다. 목에 둘러 추위를 피하는 머플러처럼 2030세대의 바스라진 멘탈을 따뜻하게 채워 나가겠습니다.]
박정은 크리에이터 marine@mt.co.kr, 김현아 기자 jvdith@mt.co.kr, 김은미 크리에이터 kimme9119@mt.co.kr, 신선용 인턴디자이너 531sy@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바이오·셀트리온 쇼크..바이오株 "단기 변동성 불가피"
- [MT리포트] '상속세 9200억' 구광모..LG회장 '이름값'이 1200억원
- [MT리포트]"한국부터 팔았다".. '셀코리아' 부른 짠물배당
- 장미여관 3인 "해체 아닌 분해, 육중완·강준우가 나가달라 해"
- "바람 피운 남편이 친정서 사준 집까지 나눠달래요"
- 이상민, 전처 이혜영 노래 나오자 정색…"그만 불러" 탁재훈 당황 - 머니투데이
- 클린스만, 한국 저격? "감독은 라커룸 문제 해결하는 존재 아냐" - 머니투데이
- "오물 삐라, 위급 상황이라면서"…30분 늦은 재난 문자, 왜? - 머니투데이
- '시크릿' 불화설 또 수면 위로…한선화, 박위♥송지은 모임 불참 - 머니투데이
- 남편 일 관두고 14년째 전업주부…의사 아내 "난 복 많은 여자"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