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안 남아서..' 무료 BCG 주사형 접종 외면하고 도장형(경피용) 찾는 이유

장혜원 2018. 11. 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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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피용 BCG 백신 예방접종 후 정상적인 접종 부위 경과 과정. 사진=질병관리본부 보도자료 캡처


결핵 예방을 위해 1세 미만 영아에게 접종하는 결핵 예방용 일본산 경피형 BCG 백신에서 중금속인 비소가 검출돼 보건 당국이 제품 회수에 나선 가운데 그간 국내에서 과반이 넘는 신생아 부모가 이 백신을 맞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출생한 신생아는 생후 4주 이내 결핵 예방 백신인 BCG를 필수 접종한다. BCG는 결핵성 수막염과 좁쌀 결핵 등 중증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맞는 예방 접종이다. 생후 4주 이내 신생아와 생후 59개월 이하 미접종자가 그 대상이다. 

BCG 접종은 피내(皮內)용과 경피(經皮)용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피내용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써왔다. 무료로 지원해주는 피내용 BCG는 일명 '불주사'로 불린다 피부에 약 15도 각도의 바늘을 완전히 삽입해 주사하기 때문에 맞은 뒤 흉터가 남는 사례가 잦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서는 많은 부모가 7만~8만원의 비용을 내고 경피용 BCG를 선택한다. 경피용 BCG는 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뒤 9개의 바늘을 가진 주사 도구를 이용해 두번에 걸쳐 강하게 눌러 주사하는데, 주사액이 분산돼 옅은 흉터가 생기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대체로 옅어진다.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실에 따르면 2012년 후 올해 6월까지 전체 BCG 백신 접종 대상 279만 7703명 가운데 피내용을 맞은 신생아는 35%에 해당하는 97만3021명이다. 

이에 비해 경피용을 접종한 신생아는 65%에 해당하는 175만199명이다. 경피용보다 1.8배 더 많은 규모다. 

질병관리본부는 피내용과 경피용 예방접종의 효과에 대해 "주사기로 정확히 양을 주입할 수 있는 피내용이 피부 표면에 구멍을 낸 뒤 약을 바르는 경피용보다 안정적으로 주사할 수 있고 비용과 효과 등을 고려해 WHO도 피내용을 권고한다”면서 “남는 흉터의 크기는 개인차가 커 어떤 것이 낫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 균주의 경피용 건조 BCG 백신을 회수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일본 후생성이 결핵 예방을 위해 1세 미만의 영아에게 접종되는 BCG 백신의 첨부 용액(생리식염수 주사용제)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돼 출하를 정지한 데 따른 조치다. 

회수 대상은 한국 백신상사가 수입한 백신으로, 유효기간이 올해 12월6일과 내년 6월18일, 내년 11월26일인 품목이다. 총 시중 유통량은 14만2125만팩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확보한 국산 피내용 BCG 백신 물량은 내년 상반기까지 40만명 이상 접종할 수 있는 7만바이알(병) 규모다. 4만개가 넘는 규모로 예상 공급 물량도 확보돼있다. 

피내용 접종을 받을 수 있는 지정의료기관 372개소는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가 문제가 된 경피용 BCG 백신을 맞았는지도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해서 들어가 예방접종 관련 서비스란에서 예방접종 내역 조회하기를  접종일자부터 백신 종류, 제조번호까지 볼 수 있다.

회수 대상은 한국백신상사에서 수입한 ‘일본BCG제조’의 ‘경피용건조BCG백신(일본균주)’으로, 제조번호는 KHK147, KHK148, KHK149이다. 이들 백신은 ‘백신 1앰플+용제 1앰플+접종용 침’이 한세트로 구성됐는데, 이 중 용제로 쓰인 생리식염수액에서 비소가 검출됐다.

문제가 된 백신 세트에 들어있는 비소는 0.039㎍(1㎍은 100만분의 1g)으로 1일 허용량 1.5㎍의 1/38 수준이다. 비소 1일 허용량은 평생 기준인데, BCG 백신은 평생 1회만 접종해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일본 후생성의 판단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도장형 BCG 백신은 시장이 작고 수익이 적어 민간 시장에서 추가 공급원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라며 “우리나라는 도장형은 유료로, 국가결핵예방 접종용인 주사형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사형은 국내 충분히 공급되고 있으나, 접종을 제공할 전국 보건소와 지정의료기관이 제한돼 있어 불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질병관리본부 보도자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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