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고성능에 두 자릿수 연비까지..BMW 740e
쌀쌀한 가을비가 내리던 날 BMW 740e를 만났다. 전기모터로 일부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스포츠카 ‘i8’로 그들의 브랜드 정체성인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효율성의 결합을 시험했던 BMW는, 내친김에 플래그쉽 세단 7시리즈에 ‘i퍼포먼스(iPerformance)’ 라고 명명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올렸다. 하이브리드 구동계가 결합되긴 했지만 BMW에서 가장 거대한 플래그십 세단의 보닛 아래 중형차에서나 쓰는 2.0L 4기통 엔진이 달려 있다는 것에 첫 인상은 어색하게 느껴졌다.
측면은 카펫 형태의 웰컴라이트로 근사함을 더했다. 미쉐린 ‘프라이머시3’ 타이어와 매칭되는 스포티한 디자인의 알루미늄 휠은 19인치라는 거대한 사이즈에도 다소 작아 보였다. 후면은 유려한 디자인의 풀LED 리어램프가 눈길을 끈다. 과격한 디자인의 범퍼와 대구경 듀얼 머플러가 고출력을 연상시킨다.
다만 시승 내내 이런 아쉬움이 다가온다. 740e와 M 스포츠 패키지는 썩 잘 어울리는 구성은 아니었다. 주행감성을 통해 느껴지는 차량의 지향점이 스포티와는 거리가 있어 보여서다.
여담으로 7시리즈의 디자인은 한 급 아래 5시리즈를 먼저 떠올리게 만든다. 숙명의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의 CㆍE클래스와 S클래스를 번갈아 보면서 느껴지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C클래스는 ‘베이비 S클래스’지만 7시리즈는 ‘어덜트 5시리즈’같은 느낌이 나서다. 멀리서 보면 5시리즈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 차별화가 불분명하다. ‘(신차 및 디자인 콘셉 방향이)벤츠는 S클래스에서 내려오고 BMW는 3시리즈에서 올라간다’라는 풍문이 우스개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퀼팅무늬의 고급스런 시트는 사이즈가 넉넉하다. 앞뒤 4개 좌석 모두 마사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 시 사이드 볼스터를 조여주는 데 마른 체형의 기자에게는 체감이 크지 않았다.
플로팅 타입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동굴형 타입보다 훨씬 개방된 시야를 제공한다. 고화질의 깔끔한 UI와 정전식 터치를 지원해 직관성이 높아졌다. 순정사양 내비게이션은 악명 높던 기존 세계지도 방식을 버리고 국내 업체의 데이터를 사용해 사용성이 훨씬 좋아졌다. 기존 내비를 사용하지 않아 무용지물에 가까웠던 헤드 업 디스플레이와의 연계성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다. 특히 터널이나 교차로 통행 시 제공되는 3D그래픽이 상당히 뛰어나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 역시 뛰어난 화질을 보여준다. 3D 모드 작동 시 마치 게임을 하듯 차량의 주차상태를 다각도로 볼 수 있다.
고속도로에 오르고 나서야 가솔린 엔진이 힘을 보탠다. 배기량은 낮지만 트윈스크롤 터보를 이용해 258마력, 최대 토크 40.8kg.m를 발휘해 뒷바퀴를 굴린다. 전기모터와 힘을 합칠 경우 시스템 출력은 최대 326마력에 달한다. 시원스런 가속성능이 6기통 엔진 라인업에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빠릿한 8단 자동변속기가 매칭됐다.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부드러운 승차감과 주행감을 선사한다. BMW 직렬 6기통 엔진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은 없지만 그에 못지 않게 부드럽다. 오히려 정숙성은 더 뛰어났다. NVH는 두말 할 필요가 없고 EV모드로 주행 중 시동이 켜지더라도 너무나 매끄러워 동승객이 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다.
반자율주행에 가까운 레이더 크루즈 주행보조장치를 탑재했지만 핸들을 놓고 유지되는 수준은 10초 남짓이다. 시승차 만의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차선이탈보조 동작 시 차체가 왼쪽 차선에 좀 더 붙었다. 왼쪽 차선을 카메라가 읽어 기준선으로 잡는 듯 하다. 최근 나온 기아 K9이나 벤츠 S클래스의 주행보조장치와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몇 초 만에 경고가 들어온다. '제발 운전에 집중하라'는 BMW의 고집이 돋보인다.
한줄평
장점: 시종일관 부드럽고 조용한 플래그쉽의 매력, 거기에 더해진 PHEV의 효율성
단점: '어 저거 520d인가?'
오토인 (auto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노동·유임금' 1년간 놀면서 월급만 받는 공무원 한해 6천명
- 임종석 많이 약하다..'선글라스 시찰' 지적에 신체 약점(?) 공개
- 양진호, 마약 의혹까지 제기.. '투약 사실 숨기려고 폭행' 주장
- 홍준표 "文대통령=한국판 로베스피에르..인민재판 자행"
- 이언주, 냉면 호로록 "목구멍에 잘 넘어가..北, 투자가치 있나?"(영상)
- 장제원 나가서 붙자-박완주 쳐봐..협치 2시간만에 '현피'?
- 구광모 LG 회장, 상속세 대출시 DSR 규제 적용 대상
- '한 끼' 뚝딱 시리얼바..500억 시장 '블루오션' 떠올라
- 뻥튀기 계약으로 특활비 빼돌린 어린이집 원장..대법 횡령 유죄
- 여친 사기 피해에 분노..흉기 들고 돌아다니다 타이어 찌른 40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