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문' 쓴 무협소설 대가 김용 별세

조지원 기자 2018. 10. 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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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융 /조선일보DB

한국 독자에게 친숙한 ‘영웅문’ 시리즈와 ‘녹정기’, ‘소오강호’ 등을 쓴 무협소설 독보적 대가 진융(94·김용·金庸)이 별세했다.

30일 홍콩 매체 명보(明報)에 따르면 진융은 이날 홍콩 양화병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진융은 소주대학교에서 국제법학을 전공했다. 2004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명예박사를 받은 뒤 역사학 석사, 고고학 박사 학위 등을 받았다. 1981년 대영제국훈장(OBE), 1992년 레종드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는 홍콩 중문 일간지 명보(明報)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상하이 대공보에서 국제부 편집을 담당하다 1959년 명보를 설립해 주필을 지냈다. 1989년 명보 사장직을 그만뒀다.

1997년 중국이 홍콩의 주권을 회복한 이후 홍콩 작가로는 처음으로 지난 6월 차량융(査良鏞)이라는 본명으로 중국작가협회에 가입하기도 했다. 그의 무협소설 '천룡팔부'는 중국 인민교육출판사가 2004년 11월에 펴낸 전국고등학교 2학년 필수과목인 어문독본 제2과에 실리기도 했다. '설산비호'도 베이징과 홍콩의 고교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1957년 쓴 ‘사조영웅전’은 베이징 초등학생 필독 도서 명단에 포함됐다.

진융은 전 세계에 3억명에 이르는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출판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국민 열독조사'에서 바진(巴金), 루쉰(魯迅), 충야오(瓊瑤)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주요 작품인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는 고려원에서 ‘영웅문 3부작(18권)’으로 번역돼 100만부 넘게 팔리며 1980년대 무협지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영웅문 3부작은 2003년 김영사가 정식 판권을 계약해 24권으로 재출간됐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50) 회장도 진융 팬으로 유명하다. 알리바바 직원들은 진융 무협소설 인물 이름을 딴 별호를 사용하기도 한다. 마윈의 별호는 ‘소오강호’에 등장하는 화산파 고수 '풍청양(風淸揚)'이다. 마윈 집무실은 '사조영웅전'의 주요 등장 인물인 ‘황약사’가 살고 있는 '도화도(桃花島)', 회의실은 '의천도룡기'에서 명교(明敎)의 집결지로 나오는 '광명정(光明頂)'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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