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디스크 양진호 회장, 전직 직원 폭행 동영상 논란.."기념품으로 소장"

김지혜 기자 2018. 10. 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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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에게 무차별 폭행·폭언을 가하고 있다.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웹하드 서버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전직 직원을 사무실에서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뉴스타파는 양 회장이 위디스크의 전직 개발자인 ㄱ씨를 사무실 한가운데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 영상은 2015년 4월8일 경기도 분당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찍힌 것으로 양 회장의 지시를 받은 회사 임원이 촬영한 것이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양 회장은 이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말했다.

영상을 보면 양 회장은 피해자 ㄱ씨를 사무실로 데려가 여러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린 뒤 욕설을 하며 뺨을 수차례 때렸다. 양 회장은 ㄱ씨에게 “너 살려면 똑바로 사과해. 진정성 있게. 죽을 줄 알아”라며 폭언과 협박을 퍼부었다. ㄱ씨가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며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양 회장은 “똑바로 하라”며 다시 ㄱ씨의 머리를 가격했다. 이와 같은 가혹 행위가 2분이 넘도록 계속됐지만 제지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직원들은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폭행이 보이지 않는다는 듯, 모니터에 시선만 고정할 뿐이었다. 평소 직원들이 느끼는 양 회장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방증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동영상 속 폭행 피해자 ㄱ씨는 2012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위디스크’ 운영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근무했다. 2015년 4월 양 회장에 폭행을 당한 후에는 IT업계를 완전히 떠났다. ㄱ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양 회장은 내가 일하는 IT업계에서 갑의 위치인데다가 돈도 많기 때문에 맞서 싸우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더 컸다”고 말했다.

ㄱ씨가 양 회장에게 폭행을 당한 이유는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 5개를 달았다는 이유였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당시 ㄱ씨는 위디스크 사이트 고객게시판에 ‘양진호1’이라는 아이디로 댓글 5개를 썼다. “매사에 성실히 임하면 연봉 팍팍올려주겠다”거나 “지금도 불철주야 일하느라 고생이 많다. 낮과 밤이 바뀌면서 일하지만 어디가도 이만큼 돈 못받는다”는 등 내용이었다. ㄱ씨는 “별 생각없이 장난삼아 올린 글이었다. 그 댓글이 그렇게 맞을 일인지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한 개인의 인권을 이런 식으로 묵살해도 되는지 (양 회장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ㄱ씨에 따르면, 댓글을 쓰고난 후 ㄱ씨는 양 회장 측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회사로 찾아와 사과하라는 내용의 전화였다. ㄱ씨는 전에 다니던 회사 대표 이름을 닉네임으로 사용해 댓글을 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위해 회사를 찾았는데 폭행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ㄱ씨는 “폭행 사건 전후에 양 회장이 자신의 인터넷 IP를 비공식적인 경로로 추적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ㄱ씨는 뉴스타파에 “폭행 사건 이후 트라우마가 생겼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을 당해 치욕스러웠다. 인격이 바닥으로 내던져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서울을 떠났다”고 말했다. 또 “나와 같은 희생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터뷰에 응하기로 결심했다. 늦었지만 양 회장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꼭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 측은 이후 양진호 회장에게 연락해 해명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앞서 양 회장이 실소유주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불법촬영물 유통 카르텔의 핵심 경로로 지목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되거나 유포된 피해촬영물이 유포돼 왔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와 20만8543명이 참여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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