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석면 감독'하는 교육청 건물, 관리 잘하나 보니..

박소연 2018. 10. 2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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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건축물 관리대장 작성 안 해
교육당국이 석면안전관리법 어겨

[앵커]

최근에 전국 초·중·고에서 진행되고 있는 석면 해체 공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공사가 지연돼서 개학이 연기되는가 하면 일부 학교는 개학 후에도 석면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주무기관인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부실감독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교육기관들은 자신들의 건물 석면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취재진이 조사해 봤는데 결과는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학교 대신 면사무소 식당으로 등교를 하고 있습니다.

방학이 끝나고도 두 달 넘도록 학교에서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기 양평군 지평중학교 관계자 : 여기에 모이게 된 건 우리 학교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잖아.]

빈 교실에는 석면에 노출됐을 학생들의 소지품을 비닐로 싸놓았습니다.

내진 보강공사를 한 이 학교 교실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학교의 석면 해체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은 양평교육지원청입니다.

취재진이 해당 지원청의 석면 건축물 관리대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2013년 석면 안전관리법 시행 이후 관리대장을 단 한 번도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석면 관리인도 두지 않았습니다.

[경기 양평교육지원청 관계자 : 최초 담당자가 해놓고 인수인계가 안 됐던 거죠.]

학교 석면 공사를 발주하고 관리, 감독하는 공단이 석면 안전관리법을 어긴 것입니다.

문제는 이 교육지원청만이 아닙니다.

취재진이 전국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193곳의 석면 건축물 관리대장을 정보공개 청구해 봤습니다.

현재 석면이 남아 있는 건물은 56%, 108곳이었습니다.

양평교육지원청처럼 석면건축물 관리대장을 단 한 번도 작성하지 않은 곳만 3곳에 달했습니다.

석면 관리대장을 작성한 나머지 교육지원청 105곳도 하나하나 뜯어봤습니다.

경기도 평택교육지원청의 관리대장입니다.

석면 자재를 사용한 위치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데 1층과 2층, 모호하게 작성했습니다.

이처럼 위치 작성 방법부터 어긴 곳이 32곳이었습니다.

석면 위험성을 평가하는 점수를 낮추려 한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이번에는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인데요.

선풍기나 에어컨 등이 있는 곳은 석면이 날릴 우려가 있어 유해성을 1점씩 줘야 하지만 모두 0점을 줬습니다.

유해성 점수가 높으면 추가 조치를 세우고 관련 자재도 제거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석면 관리상태가 우수하다고 한 지원청에 직접 가봤습니다.

석면 자재를 사용한 천장 곳곳이 깨져 있는 등 관리가 잘 안 되고 있었습니다.

석면 피해자를 산업분야별로 분석한 2015년 자료에 따르면 교육서비스와 공공행정업에 종사한 사람만 52명입니다.

결국 부실한 석면관리가 교사와 학생은 물론 교육 공무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 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
(영상디자인 :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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