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6만명 '가풀서비스 반대' 집회..시민 반응은 싸늘(종합)

김성훈 2018. 10. 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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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광화문서 택시업계 6만명 집회
"30만 운수종사자 생존권 위협받아" 주장
18일 새벽4시부터 24시간 택시운행 중단
택시운행 중단에 시민들 못잡아 '발동동'
"공정 경쟁으로 서비스 개선해야" 지적도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 산업 종사자들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훈 조해영 신중섭 기자] “택시 업계가 벼랑 끝에 몰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카풀 서비스라는 불법 영업행위에 맞서 우리의 생존권을 지켜내야 합니다.”

“내년부터 택시 요금도 오른다는데 일부 지역에서의 승차 거부가 여전합니다. 승객들도 이제는 다양한 운송 체계를 경험하고 그 속에서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가 시범 운영에 나선 카풀 서비스에 반발한 택시업계가 18일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 모인 택시업계 관계자 6만명(주최 측 추산)은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행위 알선을 근절해 택시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시민들은 “그동안 행한 승차거부나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공정한 경쟁 없이 생존권을 보장해달라고만 하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 산업 종사자들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시기사 6만명 광화문 광장 집결…‘생존권 위협하지 마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은 이날 오후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거대 자본 등에 업은 카풀업체들이 30만 택시기사들을 농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발언자로 나선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택시기사들은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하지 않고는 생계유지가 힘든 상황이다. 택시요금은 계속 인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리한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그저 생계 걱정 없이 살자는 것뿐인데 카풀 업체가 생존권을 위협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권수 개인택시연합회장은 “택시운전자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어머니, 누군가의 자식”이라며 “생계 걱정 없이 가족과 함께 하루에 밥 세끼 먹고 살게 해달라 호소하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12년째 법인택시 기사로 근무 중인 김모(62)씨는 “처음 택시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 경기도 안 좋아졌고 택시요금이 오르지 않아 벌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이 카카오가 카풀까지 도입하겠다는 건 택시기사들 보고 죽으라는 거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30년째 개인택시를 운행 중인 이모(69)씨도 “카카오가 맨 처음에 카카오 택시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콜택시 사업이 사실상 죽었다”며 “이제는 전국에 있는 26만 택시기사를 죽일 처지에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결의문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객운송질서를 무력화하는 자가용 불법유상행위 근절을 위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며 “국회 역시 이와 관련된 여객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와 가까운 효자동 치안센터까지 행진을 벌였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 산업 종사자들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택시운행 중단에 시민들 발동동…‘공정 경쟁해야’ 지적도

시민들은 택시 운행중단 여파로 택시를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인파가 몰리는 서울역과 용산역, 고속 터미널 등은 한 시간째 승강장에 나타난 택시가 없어 승객 수십여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용산역에서 만난 시민 채모(42)씨는 “택시 운행중단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급한 마음에 계속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는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택시 업계의 주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카풀앱 서비스를 막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막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대학생 민모(22)씨는 “택시업계가 카풀앱 도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기득권을 사수하겠다는 말로밖에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8)씨도 “평소 택시를 탈 때 승차를 거부한다던가 불친절함을 느낄 때가 많다”며 “택시 업계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카카오의 교통 서비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전자용 카풀앱인 ‘카카오T 카풀 크루’를 출시하고 카풀 운전자 사전 모집을 시작했다.

이에 반발한 택시 업계는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카카오가 택시 시장을 장악하고 대리운전 업계에 진출한 것도 모자라 카풀 서비스로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카풀 서비스 도입을 비난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진출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24시간 파업에 돌입한 18일 오전 10시경 서울역 앞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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