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행중단 '교통대란'은 없었다..시민 지하철·버스로 발길

손덕호 기자 2018. 10. 18. 11: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하철·버스로 시민들 몰렸다
택시업계 운행중단 ‘효과’ 없는 듯
경기·인천택시는 40~50% 멈춰서

전국의 택시업계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강력한 운행 중단을 예고한 18일 출근길에서 심각한 교통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루치 수입이 아쉬운 택시기사들이 오전에 영업을 나섰기 때문이다. 택시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시민들은 대중교통으로 몰려 지하철 역사(驛舍)는 평소보다 더 붐볐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택시업계가 운행 정지에 돌입한 18일 오전,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뉴시스

◇택시 운행중단 예고…출근길 지하철 ‘지옥철’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교통수단별 분담률(교통수단이 통행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하철 39%, 버스 27%, 승용차 22.8%, 택시 6.8% 등이다(2014년 기준). 택시 이용량이 애초에 많지 않기 때문에 교통대란을 촉발할 정도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장인 박모(28)씨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지하철 5호선 마장역에서 열차에 탑승해 광화문역으로 출근했다. 박씨는 "평소에는 빈 자리가 있어 광화문까지 가는 15분간 앉아서 눈을 붙였다"며 "그런데 오늘은 제대로 서있기도 어려울 정도로 지하철 탑승객이 많아서 고생했다"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중구 을지로로 출근한 은행원 이모(35)씨는 "오늘은 정말 죽을 맛이었다.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서 땀 냄새도 많이 나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운행중단 사실을 모르고 택시 정류장에 섰던 일부 시민들은 곤욕을 겪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거주하는 직장인 이혜리(29)씨는 "평소 같으면 집에서 나오면 3분만에 택시를 잡아탈 수 있는데, 오늘은 안 잡히더라"라며 "혹시 택시가 안 잡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일찍 집에서 나왔다. 결국 버스 타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급하게 집에서 나온 듯 머리카락이 젖어 있었다.

◇도로 비교적 한산, 버스가 더 빨리 달려
버스기사들은 "도로가 한결 한산해진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서 삼전동을 오가는 3315번 버스 기사 한영훈(50)씨는 "오늘 아침처럼 버스에 이렇게 사람이 많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씨가 모는 버스 안에는 40여명의 승객이 꽉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서울 관악구 보라매공원을 왕복하는 153번 버스 운전기사 김진성(54)씨는 "출근 시간에 우이동에서 보라매공원까지 가는 데 평소엔 2시간 30분걸렸는데, 오늘은 2시간 5분 걸렸다. 길 위에 택시가 적어져서 그런지 이동 속도가 빠르다"며 "택시를 안 타고 다들 버스를 탔는지 승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 출근길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카카오 카풀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이모(35)씨는 "회식이 잦아 한 달에 15만~20만원을 택시비로 지출하는데, 승차거부를 자주 당하고 불친절해 불만이 많다"면서 " 카카오 카풀이 도입돼 택시기사들이 정신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울에서는 대부분의 택시가 정상운행하고 있다. 경기·인천에서는 50∼60%의 택시가 운행 중이다. 대전· 전주의 택시업계는 직전에 운행중단 방침을 철회, 정상운행하고 있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택시는 대부분 정상운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부터 운행을 중단하는 택시가 늘어나겠지만, 시민들의 이동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