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하고 고운 '애기씨' 매력에 푹 빠졌소

최현태 2018. 10. 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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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속 고애신처럼.. 한복 입기 열풍 / 구한말 개화기 패션 강렬한 인상 / 화려한 색에 자수까지 곱디고와 / 당시 배경 재현 관광지마다 북적 / 한복 입고 한옥마을 방문도 늘어 / 한복문화주간 맞아 전국서 행사
'미스터 션샤인'의 한 장면
“애신: 러브가 쉬운 줄 알았는데. 꽤 어렵구료.
유진: 힘들면 그만해도 되는데.
애신: 그만하는 건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오늘은 하지 맙시다. 오늘은, 걷던 쪽으로 한 걸음 더.
그러니 알려주시오. 통성명, 악수, 그리고 뭘 해야 하는지.
유진: 못할 거요, 다음은 허그라
애신: (달려가 유진을 와락 안으며) H는 내 이미 다 배웠소.”

숱한 화제를 뿌리고 최근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가장 달콤한 장면이다. 구한말 개화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종영 후에도 여전히 인기다. 촬영지인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 야외 세트에는 관광객이 대거 몰리고 여주인공 고애신의 집으로 나온 경남 함양군 개평한옥마을 일두고택, 유진 초이가 근무한 미국 공사관으로 나오는 충북 청주 운보의 집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하나 있다. 구한말 최고의 명문가 ‘애기씨’ 고애신 역을 맡은 김태리가 입고 나온 다양한 한복 패션이다. 고애신과 유진 초이(이병헌)가 사랑을 시작하는 장면에서 살구색 치마에 흰색 저고리를 매칭한 한복을 입고 나무 다리에 선 고애신의 모습은 가을 단풍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냈다. 또 고운 보랏빛 치마와 민트색 고름을 달고 서양식 화려한 자수를 넣은 흰 저고리, 연한 양파껍질색 한복에 빨간 산호로 장식한 족두리, 연한 핑크 누빔 조끼 등 고애신을 통해 한복이 얼마나 예쁘고 고운지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한복 열풍이 불고 있다.

#나도 고애신처럼 돼 볼까

11월 첫주까지 매주 토요일 서울 중구 퇴계로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1890 남산골야시장’이 열리고 있다. 구한말 한양 장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상인들은 개화기 복장과 말투를 쓰며 다양한 먹거리 농산물, 공예품들을 판매한다. 한옥마을에 있는 금준당에서는 조선시대나 개화기의 한복을 빌려주는데 많은 이가 찾아 한복 입은 모습을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고 있다. 신발, 노리개, 머리장신구는 물론 병풍, 보료까지 준비돼 가채를 쓰면 영락없는 안방마님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한옥마을 관계자는 “드라마 영향인지 최근 한복을 차려입고 한옥마을을 찾는 학생이나 관광객이 늘고 있으며 SNS에서 해시태그를 달아 한복 입은 모습을 올리는 콘텐츠가 부쩍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임당 by 이혜미 한복

고애신이 입고 나온 한복들은 직접 제작하거나 김영진 디자이너의 차이킴과 김예진 한복 등 일부 기성 제품을 협찬받았는데 전화 문의나 매장 방문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드라마가 제작된 논산시 션샤인랜드에서는 아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되어보기’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구한말 의병 스토리와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등 근대문화가 산재해 있는 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에서 20∼21일, 23일 3일 동안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한복을 입고 드라마 주인공처럼 시간여행을 하며 구한말 낭만과 상실의 시대와 뼈아픈 근대사를 체험할 수 있다.

드라마 배경지인 인천에서는 개항시대의 다양한 모습이 실제로 남아있는 인천 원도심을 탐방하는 ‘모던보이·모던걸 인천올드타운 여행’이 오는 20일부터 11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 하루에 두 차례씩 마련된다.

#이번주 전국은 한복의 물결

때마침 15일 ‘2018 한복문화주간’이 개막해 다양한 한복체험 행사가 오는 21일까지 전국에서 진행된다. 한복진흥센터는 지난해까지 문화역서울 284와 경복궁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간단한 ‘한복의 날’ 행사를 열었다. 올해는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복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복을 더욱 알리기 위해 ‘한복을 일상처럼, 일상을 한복처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복문화주간으로 대폭 확대, 지자체와 연계해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따라서 이번 주는 한복의 매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적기다.


우선 부산에서는 ‘우아韓마켓’이 열린다. 광복로 중앙광장에서 김민지 한복 디자이너를 주축으로 젊은 한복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한복 거리 패션쇼가 진행되며 18일 부산문화회관대극장에서는 ‘한국의 美&樂(미앤락) 페스티벌’이 마련돼 부신시립국악관현악단,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부산시립무용단의 공연과 함께 부산 한복 디자이너들이 전통한복에서부터 신한복까지 다양한 한복 작품을 공개한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도 전통한복 체험과 패션쇼가 마련됐고 대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는 격식 있는 자리와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과 다양한 한복 소품, 한복사진이 소개되며 프리마켓도 열리고 있다.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최초로 한복패션쇼를 선보였던 김혜순 한복 디자이너의 작품 전시 ‘한복, 시간 속으로 빛들다’는 순천 건강문화센터에서 마련돼 사극에 등장한 한복을 만날 수 있다.

청주에서는 직지코리아 국제 페스티벌과 연계한 다양한 고려 한복 체험 행사도 진행돼 조선시대보다 화려했던 고려시대 복식을 만날 수 있다. 청주 예술의전당에서는 고려한복전시회와 패션쇼(21일)가 열린다. 직지의 저자인 백운화상의 가사(법의)와 장삼, 직지의 시주자 묘덕의 의복이 고증을 통해 전시되고 있다. 직지코리아 폐막식으로 열리는 고려한복 패션쇼에서는 국내 대표 한복 디자이너인 문쌍후, 문계옥 디자이너가 30여벌의 고려한복을 선보일 예정이다.

요즘 핫한 디자이너들의 한복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21일까지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는 한복가을상점이 마련돼 인기 있는 40여개 한복 브랜드가 한복과 각종 소품을 내놓는다. 
(왼쪽) 고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 한복 패션쇼, (오른쪽) 홍복희 한복 디자이너 패션쇼.

특히 패션 창업기 ‘나는 한복입고 홍대 간다’로 유명한 황이슬 디자이너의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생활한복과 영화·드라마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잘 전달한 사임당by이혜미, 생활한복 대표 업체 돌실나이의 세컨 브랜드로 경쾌한 디자인을 선보인 꼬마크 등이 포함됐다. 지역별로 자세한 행사는 한복문화주간 홈페이지(http://www.hanbokweek2018.com)에서 확인하면 된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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