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주 연속 오른 꼿꼿한 서울 아파트값..이번엔 꺾일까?

국종환 기자 2018. 10. 3.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13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급격히 둔화
매수 관망세 짙어지자 조정 전망도 하나둘 나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9·13 부동산대책 이후 급격히 둔화되면서, 장기간 고공행진하던 집값이 하락세로 꺾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한국감정원의 '9월 마지막 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24일 조사기준)은 0.10%를 기록, 전주(0.26%) 대비 절반 이상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지난달 3일(조사일 기준) 0.47%로 고점을 찍은 뒤, 9·13 대책을 앞둔 지난 10일 0.45%로 소폭 둔화된 데 이어 9·13 대책 발표 후 급격히 상승폭이 줄며 3주 연속(0.47%→0.45%→0.26%→0.10%) 둔화됐다. 이번 상승률은 지난 7월 16일(0.10%) 이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세금·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공급 부족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수도권 신규주택 공급 계획까지 내놓자 주택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수세가 식었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14일부터 9·13 대책에 따라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집이 한 채라도 있으면 주택 신규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됐다. 또 다주택·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돼 내년부터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임대사업자등록 혜택을 축소해 다주택자의 메리트가 줄었다.

또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본격 도입돼 대출 이용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DSR은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모두 더해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당국은 100% 수준으로 시범적용하던 DSR기준을 70~80% 선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부담이 소득의 70~80%를 넘어설 경우 추가 대출이 불가능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이 지난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주택대출금리 등 국내 대출금리도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주택시장 악재가 연이어 쏟아지자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수세가 끊겼고 서울 주요 지역에서 호가를 내린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거래가 19억2000만원을 기록했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의 호가는 최근 18억원 초중반대로 떨어졌고, 인근 엘스(전용 59㎡) 역시 호가가 15억원대에서 13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강북에서도 16억원까지 치솟았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가 15억원대로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달 3만5000가구 신규 공급계획을 밝힌 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수도권에 30만가구 공급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자 매수자들은 조급함을 내려놓게 됐고 장기간 오름세를 지속하던 서울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점차 커지면서 관망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고강도 규제인 8·2대책 발표 직후 약 한 달간 잠시 하락세를 보이다 9월 11일부터 반등해 현재까지 한 차례도 꺾이지 않고 무려 5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자 대세였던 '집값 상승 전망'을 깨고 조심스레 '집값 조정 전망'을 내놓는 이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9·13 대책 중 즉시 시행된 대출규제가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매수세가 꺾였고 금리인상까지 앞둬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도 커 시장 자정작용까지 더해져 주택시장이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9·13 대책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뿐 아니라 대출규제, 임대등록 혜택 축소까지 망라한 종합 처방”이라며 “서울지역 집 부자에게는 이번 대책이 무겁게 느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2013년 1분기 저점을 찍은 뒤 올해로 5년째 상승세"라며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1987년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5년 이상 오른 적이 없다"고 말해 조정 가능성을 밝혔다.

감정원 측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곳이 있는데 반해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역은 아직 매수세가 있어 호가가 오르기도 해 당장 하락세로 돌아서기보단 당분간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자치구별로 온도차가 있어 당분간은 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관망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호가 하락 단지가 늘어나면서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