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베껴서.. 지난해 1406명 대학 떨어졌다
지난해 수험생 A씨는 수시 전형에 원서를 낸 서울 한 사립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대학은 "당신이 제출한 자기소개서가 ○○대학에 지원한 B학생 자소서와 60% 이상 내용과 문장이 비슷한데, 이유를 소명해달라"고 했다. A씨는 그제야 "B씨랑 같은 학원에서 자소서 작성 컨설팅을 받았는데, 서로 지원 대학이 달라서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해 비슷하게 썼다"고 털어놨다. 결국 A씨는 표절한 자소서 때문에 자기 점수로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 '안정권' 대학에 불합격했다.
A씨처럼 2018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남의 자기소개서를 표절해 불합격된 학생이 1406명에 달하는 것으로 국정감사 자료(김해영 의원)에서 드러났다. 4년제 대학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2년부터 '자소서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통해 자소서를 표절한 학생을 골라낸다. 당해 연도를 포함해 최근 3년간 모든 대학에 접수된 자소서 150만 건과 비교해 유사도가 5% 미만이면 '문제없음', 5~30%는 '의심', 30% 이상이면 '위험'으로 분류해 각 대학에 알려준다. 대학들은 '의심'이나 '위험'으로 나온 자소서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본 뒤, 심각한 경우 직접 소명을 요청하고 표절이 맞으면 서류 점수에서 감점하거나 아예 불합격 조치한다.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표현이나 문장이 겹치는 경우는 감점만 할 수 있지만, 타인의 경험을 본인의 것인 양 쓰는 등 내용 자체를 베낄 경우엔 무조건 불합격 처리한다"고 말했다.
자소서 표절로 불합격하는 경우는 2016학년도 1261명, 2017학년도 1390명, 2018학년도 1406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불합격한 학생 대다수는 학원에서 자소서 컨설팅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고 대학들은 말한다. 학원 강사가 보여준 자소서 샘플을 참고해서 썼거나, 같은 학원에 다니는 친구 것을 베꼈다는 것이다.
노승종 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남의 자소서의 멋있는 문장 한두 줄만 베껴 써도 무조건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 걸린다"면서 "남의 자소서를 참고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따라 쓰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스스로 써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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