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문' 출간직후 베스트셀러..왜, 히가시노 게이고인가

김인구 기자 2018. 9. 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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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의 거목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60·맨 오른쪽 사진)의 열풍이 하반기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새로 번역·출간된 소설만 줄잡아 10여 권.

지난달 말 출간된 '살인의 문 1, 2'(재인)와 '매스커레이드 나이트'(현대문학)는 인터넷 교보문고, 예스24 등 주요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에서 '톱10'에 들며 또 한 번 한국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지만 '11문자 살인사건'(알에이치코리아)도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에서 '톱20' 안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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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개연성에 치밀한 구성

쉽게 읽히는 글로 대중에 호소

다작이지만 매번 새로운 느낌

일본 추리소설의 거목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60·맨 오른쪽 사진)의 열풍이 하반기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새로 번역·출간된 소설만 줄잡아 10여 권. 지난달 말 출간된 ‘살인의 문 1, 2’(재인)와 ‘매스커레이드 나이트’(현대문학)는 인터넷 교보문고, 예스24 등 주요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에서 ‘톱10’에 들며 또 한 번 한국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책을 내기만 하면 팔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저력은 어디에서 비롯할까.

2003년 발표된 ‘살인의 문 1, 2’는 히가시노 게이고 인기에 힘입어 15년 만에 국내 출간됐다.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만났지만 걷잡을 수 없는 악연으로 치닫게 되는 두 친구 다지마 가즈유키와 구라모치 오사무의 이야기다. 부조리한 사회에 갇힌 인간 군상의 심리를 소름 끼치도록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단순한 추리작가 타이틀을 넘어 ‘사회파 작가’라는 별명을 붙여준 작품이다. 11일 현재, 인터넷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 2위, 예스24 소설 부문 5위를 지키고 있다.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는 지난해 발표 후 1년 만에 번역돼 나왔다. 1985년에 데뷔한 히가시노 게이고가 작가 생활 25주년을 기념해 닛타 고스케라는 형사 캐릭터를 내세워 쓴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간결한 문장과 속도감 넘치는 대화 중심으로 구성돼 저절로 장면 하나하나가 영상처럼 머릿속에 떠오른다. 인터넷 교보문고와 예스24의 소설 부문 모두 8위에 올라 있다. 이 소설은 집필 초기부터 영화화가 거론됐고, 이미 이 시리즈의 첫 번째인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영화로 제작 중이다.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지만 ‘11문자 살인사건’(알에이치코리아)도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에서 ‘톱20’ 안에 들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꾸준한 인기 비결로 전문가들은 대략 3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은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잘 짜인 스릴러 구조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살인사건이 등장하지만 유혈이 낭자하지는 않다. 대신 그는 치밀한 구성과 그럴듯한 심리적 개연성으로 독자를 매혹시킨다. 일본의 문예지인 슈칸분?(週刊文春)은 한국 내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기에 대해 “한국은 순수문학 중심 토양에서 미스터리 장르가 소외됐는데 거기에 등장한 일본의 고급 미스터리가 순식간에 인기를 끈 것 같다”며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판타지적이고, 신비하며, 무엇보다 인정이 느껴지는 게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는 복잡한 스릴러이지만 읽기가 쉽다는 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작품성에서 끊임없이 일본 순수문학계의 비평을 받고 있는 작가 중 하나다. 데뷔 후 10여 년 동안 문학상과 거리가 멀었던 게 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도리어 이게 그의 가장 큰 장점이 됐다.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는 쉽고 솔직한 글로 좀 더 독자에게 다가갔다. 그는 몇 년 전 마이니치(每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장에서는 모두 명함을 지니고 있고, 회사에는 힘이 있다. 그런데 그걸 자신의 힘이라고 착각한다”며 “착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 늘 자문해야 한다. 명함이 없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해 솔직함을 강조하는 철학을 드러냈다.

세 번째는 다작인데도 매번 새로운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지난 30여 년간 무려 80여 편을 펴냈는데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균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슈칸분?과의 인터뷰에서 “오래 글을 쓰다 보니 압박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항상 다른 양념을 쓰려고 한다.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건 어렵지만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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