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등학교 필기체의 부활

이철민 선임기자 2018. 9. 12. 03: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름 캠프에 학생들 몰려 "읽기·정보 습득력 좋아져"

미국 초등학교에서 알파벳 필기체 쓰기가 부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코네티컷주 댄버리에 있는 한 역사박물관이 최근 필기체 여름 캠프를 열었는데, 부모와 아이들이 몰렸다"며 "이런 필기체 캠프가 영국과 미국에서 계속 생겨난다"고 최근 보도했다.

영어 알파벳 필기체는 획의 꼬리가 길고 화려한 스펜서체(體·사진), 보다 간결한 파머체 등 개발한 이들의 이름을 따 많은 서체가 있다. 20세기 초만 해도 미국 공교육에서 필기체 연습은 필수였다. 그러나 타자기와 복사기, 컴퓨터, 스마트폰 등 손 글씨의 대체 수단이 계속 등장하면서, 필기체는 공교육에서 사라졌다. 인쇄체와 예전의 필기체를 대충 버무린 미국인들의 육필(肉筆)은 이제 쓴 사람만이 정확히 해독할 수 있는 지경이 됐다.

필기체 캠프를 연 박물관은 3년 전 소장한 옛 필기체 기록물들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해독 능력을 갖춘 인턴들을 구할 수 없었다고 한다. 브리짓 구어틴 관장은 "미래의 인턴이라도 키우자는 심정으로 캠프를 열었는데 부모들은 전에 배웠던 필기체 쓰기를 다시 익히고 아이들도 이 '비밀스러운 언어'를 배우는 데 매우 흥미 있어 했다"고 말했다.

IT 기기의 범람으로 아이들이 타이핑이나 이모티콘으로만 의사를 표현하면서, 연필과 잉크 사용을 권장하는 학자가 늘고 있다. 인쇄체든 필기체든 손 글씨가 뇌의 주요 능력을 발달시키고, 읽기와 정보 습득 능력에서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인디애나대의 카린 제임스 교수는 "어떤 종류의 글쓰기든 뇌에 엄청난 도움을 주며, 메모를 타이핑하기보다 직접 손으로 쓸 때에 더 많은 정보가 습득된다"고 말했다. 뉴욕시도 작년부터 학교에서 필기체 글쓰기 연습을 권장하고 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