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회사에 감사패를?..넥쏘 동호회, 현대차 마북연구소를 가다

노재웅 2018. 8.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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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개발실장 직접 최신 기술 PT
"미래에너지 최후의 수단은 수소..앞선 기술력 살려야"
(사진 왼쪽부터)정응재 넥쏘 카페 회장과 이희덕 넥쏘 카페 서울경기지역장, 김세훈 현대자동차 연료전지개발실장이 29일 오후 경기도 용인 현대차 마북 환경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동호회 초청 행사에서 감사패 전달식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를 양산했다는 사실이 인상 깊고 관심이 많았는데, 그 기술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생겨 무척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왔습니다.”

아이오닉 모자에 고성능 N 브랜드 티셔츠…. 그야말로 현대차 브랜드로 온몸을 치장한 손정빈(남·20세)씨는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현대차 마북연구소에 들어서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넥쏘 동호회 “신기술 개발 열정과 헌신에 감사”

29일 오후 손씨를 비롯한 초등학생 어린이와 학부모, 30~40대 중년층까지 서울과 울산 등지에서 모인 약 30명의 수소차 넥쏘 동호회원들은 경기 용인에 위치한 현대차 마북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해 회사 측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그동안 완성차 제조사가 일부 충성고객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사례는 있었어도, 고객이 회사에 감사패를 증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품질 불만과 소송 등으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잦았던 여타 자동차 동호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정응재 넥쏘 동호회 회장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김세훈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개발실장(상무)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지난 20년간 수많은 실패와 어려움 속에서도 지치지 않는 불굴의 신념으로 넥쏘를 개발해주신 현대차 임직원들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드리며 넥쏘 카페 동호회 모든 회원의 감사의 마음과 뜻을 모아 이 패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김세훈 상무는 “‘넥쏘 팬클럽’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듣고 매우 놀랐다”며 “우리보다 더 차에 대한 관심이 많고 정부에 인프라 구축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 오늘 자리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뜻깊은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화답하며 동호회원들을 맞이했다.

◇현대차 “수소는 미래 세대에 대한 사회적 책임”

회사를 대표에 감사패를 받은 김 상무는 이날 각지에서 모인 ‘넥쏘 팬’들을 위해 특별히 직접 수소차 및 현대자동차 그룹의 기술 개발 현황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30명가량의 동호회원은 노트 필기와 사진 촬영을 해가며 열정적인 태도로 세미나 강연에 임했고, 중간마다 매서운 질문도 아끼지 않았다.

김 상무는 “넥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진 최신 사용 가능 기술을 모두 집대성한 차”다. 여러분은 지금 그런 가치 있는 차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이라고 우스갯소리로 PT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 현대차가 수소차를 만드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설명했다. 김 상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서 시작된 연비 규제 계획에 따라 2015년 기준 이산화탄소(CO2) 배출 130g/km에서 2020년에는 95g/km, 2030sus 67g/km 등 2050년 10g/km까지 매년 27%의 연비를 개선해야 한다.

만일 이러한 규제를 지키지 못하고 현재 기술력을 고집할 경우 현대차는 유럽에서만 약 4조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치면 벌금 규모는 6~7조원까지 확대된다.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모두를 벌금으로 소진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김 상무는 또 수소차는 최근 업계의 3대 모빌리티 방향성인 ‘클린(친환경)’·‘자율주행’·‘커넥티드(연결)’을 집대성하기 가장 적합한 차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기술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차에서 소모되는 전기량이 상당하다”며 “일반 배터리시스템 전기차로는 이 전기량을 감당했다간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없으며, 수소차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 에너지 사회로의 진입 역시 수소차 개발과 뗄 수 없는 흐름이라고 김 상무는 강조했다. 그는 “전기가 우유라면 수소는 치즈다. 옛 유목민들이 여름에 우유를 치즈로 보존했다가 겨울에 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신재생 에너지 사회에서도 수소는 배터리로 저장할 수 없는 전기를 변환하는 용도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우디와의 협업에 대한 배경도 밝혔다. 김 상무는 “글로벌 업계에서 하이브리드와 수소, 전기차 모두 할 수 있는 회사는 현대차와 도요타, 혼다, 다임러밖에 없다”며 “도요타는 BMW와 GM은 혼다 등과 손을 잡았고, 현대차는 아우디와 협업을 시작했다. 다임러나 어디나 우리처럼 안전한 수소탱크를 설계하지 못한다. 우리의 앞선 기술력을 통한 협업은 향후 국내 부품업체들의 공급 확대에도 지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마지막으로 “미래 세대에 대한 현대·기아차의 사회적 책임으로써 지속 개발이 필요하다”며 “97%의 에너지를 수입하는데 왜 탄소가 들어 있는 에너지를 수입해서 우리나라에 온실가스를 배출시키느냐. 탄소가 없는 연료(수소 에너지)를 사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서 한계 돌파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마친 동호회원들은 이후 1시간가량 마북연구소 내 수소차 개발 부품 연구단지 등을 돌며 직접 차가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고 연구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노재웅 (rip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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